공업도시에서 ‘생태’도시로 … 생명의 강과 조화 이룬 울산 태화강전망대
공업도시에서 ‘생태’도시로 … 생명의 강과 조화 이룬 울산 태화강전망대
  • 이성훈
  • 승인 2014.05.26 10:16
  • 호수 5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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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수탐 재활용해 전망대로 활용, 시민 휴식처로 각광

울산광역시 남구 태화강 자락에 자리 잡은 태화강전망대. 전망대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작은 것이 단점이지만 50년 이상 된 취수탑을 생태환경에 맞도록 리모델링한 것이 특징이다. 태화강전망대는 수자원공사의 취수탑을 리모델링해 지난 2009년 2월 준공했다.

태화강전망대는 울산광역시 남구 무거동에 있으며 타워 높이는 지상 4층으로 수면에서 30m 정도 된다.
1층은 엘리베이터홀과 안내실이 2층은 기계실이다. 3층은 회전 카페로 차와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데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 동안 한바퀴 돌며 태화강 전역을 감상할 수 있다.
4층은 야외전망데크로 되어 있어 망원경으로 태화강생태공원 곳곳을 볼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며 매월 첫째 주 월요일이 휴무다. 다른 지역 전망대와는 달리 4층에 있는 망원경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죽음의 강 태화강…시민의 힘으로 살렸다

우선 태화강전망대가 탄생한 배경을 알기 위해서는 태화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태화강은 울산 가지산과 백운산 물줄기가 57개의 지류를 품고 도심을 가로질러 동해로 흐르는 강이다. 길이 47.54km이며 유역면적은 643.96km로 죽음의 강에서 생명의 강으로 바뀌며 울산시민들과 역사를 같이하는 울산의 젖줄과 같은 소중한 강이다.

울산은 공업도시로 유명하다. 공업도시로 성장은 곧 환경오염으로 이어졌다. 울산은 공해도시라는 오명과 함께 태화강의 생명은 꺼져갔다.

오폐수가 흘러들고 온갖 쓰레기가 쌓여가면서 태화강은 급격히 생명력을 잃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물고기가 죽어가고 철새가 떠나가는 죽음의 강이 되고 말았다. 악취가 진동해 울산시민들로부터 외면받고 만 것이다.

죽었던 태화강을 살린 것은 울산시민들이었다. 더 이상 이대로 있다가는 울산시가 오염도시, 공해도시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도심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는 울산시민의 젖줄인 태화강이 오염된 상태로 그대로 있다가는 생태계의 미래도 암울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결국 시민들은 한마음 되어 태화강 살리기를 시작했다. 시민과 환경단체, 기업, 그리고 행정이 모두 팔을 걷고 태화강 살리기에 나섰다. 하수처리장을 건설하고 하수관거 정비사업, 퇴적오니(하천이나 호수 바닥의 퇴적된 오염된 흙)를 제거하고 1일 4만톤의 하천 유지수를 확보해 맑은 물을 흐르게 했다.

시민ㆍ단체ㆍ기업의 자율적인 참여도 함께 했다. 지난 40여년 간 강바닥을 부패시키고 수질오염을 가중시킨 수중쓰레기, 쇠말뚝, 어망 등 불법어로시설을 환경단체와 시민이 직접 제거했다. 이들은 수중ㆍ수변 정화활동을 전개했으며 기업체는 깨끗하고 청결한 하천을 조성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1사 1하천 가꾸기’ 운동에 동참했다.

지난 2004년에는 에코폴리스 울산선언으로 태화강에 생명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강둑과 호안의 콘크리트 덩어리를 걷어내고 자연형 호안으로 새롭게 정비한 것이다. 태화강 지천도 수질 개선과 산책로, 자전거 도로 등 친수시설이 있는 자연형 하천으로 조성했다.

우수한 자연생태환경을 갖추고 있는 태화강 하구를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해 체계적으로 보전ㆍ관리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생명의 강 태화강…자연이 돌아왔다


울산시민들과 행정ㆍ기업의 태화강 살리기 노력은 빛을 보기 시작했다. 태화강 하류수질은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1996년 농업용수로도 사용이 불가능한 11.3ppm이었다.
하지만 태화강 살리기 운동을 꾸준히 한 끝에 2000년 4.9ppm으로 대폭 떨어졌으며 지난해에는 1.9ppm으로 개선, 2007년 이후 지속적으로 1급수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는 태화강대공원을 조성, 개발 논리에 밀려 영원히 사라질 위기에 처한 십리대숲과 태화들을 조성했다.
시민들은 십리대숲이 가지는 상징성과 환경보전에 대한 한결같은 의지로 태화들을 지켜냈다.
사유지를 보상하면서 391동의 비닐하우스와 3500여톤의 쓰레기를 제거하고 이곳에 태화강대공원을 조성했다. 태화강대공원은 여의도 공원 2.3배에 달하는 53만 1000㎡의 규모로 십리대숲, 대나무 생태원, 실개천과 초화단지가 어우러진 생태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수질개선으로 생명의 강으로 다시 살아난 태화강은 청정상태의 1급수를 유지하면서 사라졌던 연어와 은어, 황어가 돌아오고 수달이 서식하기 시작했다.

태화강에 서직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생물자원은 3종이 있는데 여름철새인 백로, 겨울철새인 떼까마귀, 바지락이 그것이다. 여름에는 7종의 백로 8000여마리가 둥지를 틀고, 겨울이면 떼까마귀 5만3000여마리가 화려한 군무를 펼친다. 강 하구에는 바지락 종패부터 자연서식된 바지락의 전국 최대 생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태화강에는 900여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데 조류 146종, 어류 73종, 식물 632종 등이다.

주변 생태환경과 어우러진 태화강전망대

태화강전망대는 이런 태화강의 역사 속에서 자리잡으며 시민들의 휴식처는 물론, 타 지역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태화강전망대에 근무하고 있는 최은정 씨는 “평일에는 보통 200여명, 주말이면 600여명 정도 전망대를 찾는다”고 말했다.

관광객이 많았으나 지난해 11월 태화강 뗏목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관광객이 조금 줄었다고 한다.
최은정 씨는 “태화강전망대는 취수장을 재활용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자원 재활용 측면에서 큰 가치가 있다”며 “무료로 운영하고 시민과 관광객이 부담없이 드나들 수 있어 휴식처의 개념이 크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의 거대한 전망대보다는 소박하게 자연과 어우러진 휴식처의 개념이라는 것이다.

최 씨는 “태화강이 살아난 후 연어가 전국에서 세 번째 규모로 태화강을 찾는다”며 “시민들이 태화강에 갖는 자부심이 대단하고 태화강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전경도 빼어나 울산을 대표하는 관광 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함께 일하는 신미경 씨는 “산업화에 따른 오염으로 중단됐던 울산 태화강의 바지락 채취가 부활했다는 것은 죽음의 강이 생명의 강으로 변한 상징적 현상”이라며 “태화강대공원을 비롯해 주변 환경과 적절히 어우러진 태화강전망대를 통해 울산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을 크게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