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널들 3개시 통합 일방주장, 토론회 맞나?
패널들 3개시 통합 일방주장, 토론회 맞나?
  • 귀여운짱구
  • 승인 2007.09.05 21:38
  • 호수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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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열린 광양만권 통합에 따른 토론회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참석했던 방청객들은 이게 과연 토론회로서 조건을 갖췄는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는 약 100여명의 방청객이 몰려 여수문화방송 공개홀을 가득 메우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사회자인 김명수 교수를 포함한 이날 패널은 총 7명. 이중 이성웅 시장을 제외한 여수ㆍ순천 시장과 대학 교수들은 일제히 3개시 통합을 줄기차게 주장했다. 이 시장만이 5개 시군 통합을 주장하며 고군분투 했으나 결국 여론에 밀려 3개 시장은 MOU를 체결키로 뜻을 모았다.

토론(討論)은 어떤 논제에 대해 찬성자와 반대자가 각기 논리적인 근거를 발표하고 상대방의 논거가 부당하다는 것을 명백히 밝히는 말하기의 한 형태이다.
TV 토론 프로그램을 보면 토론의 성격을 명확히 알 수 있다. 찬성과 반대자가 명확히 나뉘며 참석 인원수 또한 똑같다.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뚜렷한 결론 보다는 찬반의 입장을 결론은 시청자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이번 토론회는 그 성격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사회를 맡은 김명수 순천대 교수 역시 3개시 통합을 주장하고 있어 사실상 1대6의 일방적인 토론회가 되고 말았다. 이 시장으로서는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어물쩍 MOU 체결에 합의하고 말았다.

방청객 질문도 마찬가지다. 녹화 시작 전 문화방송측은 방청객 몇 명을 섭외해 질문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했다. 이에 몇 몇 시민들이 질문키로 결정된 상태. 그러나 토론 시간이 두 시간이 넘어 끝나자 생방송을 이유로 질문 자체를 취소시켰다. 방청객들이 화가 난 것은 당연한 일. 광양시청 공무원들과 시민사회 단체 관계자들은 광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런 토론회는 처음이다”며 혀를 찼다.
토론회를 한다면 토론에 따른 찬반 패널을 명확히 나눈 후 진행했어야 했다.

또한 통합을 전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더라도 통합 방식에 따른 입장을 보이고 있는 토론회가 됐어야 옳다. 사회자의 형평성 없는 진행 방식도 문제다. 김 교수는 토론회 내내 3개시 통합을 간접적으로 유도하면서 이성웅 시장의 3개시 우선 통합과 남해, 하동 연담도시 구성 주장의 이야기가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3개시 통합으로 토론회를 이끌어갔다. 김 교수는 한 술 더 떠 3개 시장이 MOU를 체결키로 의견을 모으자 방청객들로부터 박수를 유도하는 등 3개시 통합을 기정사실화했다. 

결국 이성웅 시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철저히 당하고 말았다. 시가 이런 방식으로 토론회가 진행될 거라는 예측은 충분히 했었을 터이다. 결국 시로서는 이번 토론회에서 차라리 가지 않은 것만 못한 우스운 꼴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