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학교 폭력 대책 적극 나서야
광양시, 학교 폭력 대책 적극 나서야
  • 모르쇠
  • 승인 2008.03.06 09:30
  • 호수 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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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가 시작됐다. 학교에 갓 입학한 학생들은 새로운 친구를 만난다는 설렘에, 학부모들은 자녀가 한 단계 더 성장했다는 뿌듯함에 기쁨에 가득찰 것이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성적도 오르고 학교에서 모범적인 학생으로 성장해주기를 모두가 바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자녀가 학교 폭력, 집단 괴롭힘의 가해ㆍ피해 당사자라면 그 심정이 어떨까?

기자는 2년 전 동급생들끼리의 금품 갈취와 폭력사건 발생으로 물의를 빚었던 중동의 어느 중학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회의를 취재한 적이 있었다. 당시 회의에는 학교 관계자, 경찰 관계자, 피해 학부모, 가해 학부모 등이 참석했었다.

가해 학생의 학부모는 자식의 잘못을 부모가 지도를 못한 탓이라며 피해 학부모들에게 연거푸 죄송하다는 말은 전했다. 피해 학생의 학부모 역시 자식이 그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큰 고통을 당했다는 소식에 안타까운 눈물만 흘릴 뿐이었다. 학교 측은 학교 나름대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당시 학부모들이 흘렸던 눈물은 2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히 떠오른다.

얼마 전 김진환 광양YMCA시민사업부장이 우리지역 학교 폭력에 관한 석사학위 논문을 발표했다. 이에 기자는 김 부장의 논문을 어렵게 입수해 2주간에 걸쳐 보도했다. 이 기사는 지역 방송과 언론에서 재생산된 후 우리지역 여론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현재 학교 폭력과 관련, 우리지역에서 이에 대한 감독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공식적으로 광양교육청 사회체육담당 분야에 학교폭력 예방 근절 및 학생 비행 통계, 교외생활지도 업무가 있으나 교육청에서 홀로 각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폭력을 감독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광양시에는 학교 폭력에 대해서는 어느 부서에도 업무를 맡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학교 폭력에 대해 광양시가 책임져야 한다는 사안이 아니라는 뜻이 된다. 자치혁신과 교육지원팀은 주로 학교 건립, 교육지원, 교육환경개선사업 등에 대한 업무를 맡고 있으며 생산복지과 보육 청소년팀은 보육업무, 청소년 복지 등이 주된 업무이다.

결국 일선 학교에 학교 폭력 예방 교육을 맡기고 있는 것이 우리 지역의 현실이다. 광양시는 한해 30억 이상을 쏟아 부으며 교육환경개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사업은 교육 경쟁력을 갖춰야 인구가 늘고, 우리시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이성웅 시장의 철학과 의지가 담겨있다. 이 시장 자신도 교육자 출신으로 교육에 대한 관심은 어느 누구보다도 크다. 

교육의 양적 성장을 추구하고 있는 광양시는 이제 뒤를 한번 되돌아봐야 한다. 우리지역 학생들이 마음을 터놓을 공간은 있는지, 행여 성인 유흥업소에 휘둘려 청소년들은 갈 곳은 없는지 되짚어 봐야 할 것이다. 시는 이제부터라도 교육청, 경찰서, 사회단체 등과 협조 체제를 구축해 학교 폭력에 대해 발 벗고 나서야 한다. 공청회나 간담회도 좋다. 우리지역 청소년을 보호해야 할 방안이 무엇인지 이제 광양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새 학기가 시작된 요즘, 학교 폭력과 관련해 광양시의 진정한 노력이 나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