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방에서 피어나는 정(精)
공부방에서 피어나는 정(精)
  • 광양뉴스
  • 승인 2014.08.25 09:28
  • 호수 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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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지 원 광양여고 2학년
곽 지 원 광양여고 2학년
봉사시간이 필요해서 여러곳을 알아보고 있던 중 아빠가 주말에 태인동에서 봉사가 있는데 하겠느냐고 물으셨다. 마침 그날은 토요일인데다 딱히 계획해둔 일도 없었다. 게다가 아빠와 함께 가면 아빠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훨씬 수월하게 봉사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가서 뭐 하는데요?” 라고 물었다.

아빠는“공부방 아이들이랑 천연 모기퇴치제랑 버믈리 만들기 한다는데…. 너 한다고 하면 신청할께.”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내가 그동안 해왔던 봉사활동은 쓰레기 줍기나 잡다한 허드렛일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봉사활동은 만들기를 한다는 것이다.

생소한 물건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잘 알고 있는 것이고 여름철 이 시기에 가장 필요한 모기 퇴치제와 버믈리 만들기라니! 한 치의 고민도 없이 하겠다고 했다. 이런 만들기는 보통 특별한 행사 있어야 할 수 있는 활동이라서 흔치 않았고 재미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되었다.

그런데 한편으론‘정말로 만들기 하는 게 봉사활동이겠어? 가서 또 만들기 다하고 사람들 가면 뒷정리하는 일이나 시키겠지’하는 의심도 들었다.

그렇게 토요일이 되었다. 오랜만에 일찍 눈을 떴다. 시계를 보니 7시 30분이었다. 평소 같으면 꿈속을 헤매고 있을 시간이었다. 아침밥을 먹고 8시 20분쯤에 집을 나섰다.

장소는 태인동 공부방이었다. 들어가니 공부방에 초등학생 아이들 10명과 강사선생님 그리고 우리처럼 봉사활동을 하러 온 가족들이 있었다. 강사님의 간단한 재료 소개와 퀴즈 맞추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모기 퇴치제 만들기를 시작했다.

우리의 역할은 아이들이 만드는데 옆에서 도와주거나 재료를 나눠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이들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일이라서 딱히 우리가 도와줄게 없었다.

그리고 아이들의 의욕이 대단해서 자신이 직접 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그냥 멀뚱멀뚱 서 있다가 강사님의 제안으로 옆에서 같이 만들기로 했다. 빈 스프레이 용기에 알코올과 정제수, 기름을 넣고 계피향이 나는 것을 넣어 줬다. 나중에 알아보니 계피 특유의 향과 매운 성분이 모기나 벌레를 쫓는데 도움을 주어 넣었던 것이다.

그렇게 모든 재료를 넣고 흔들어 섞어주니 끝이 났다. 간단한 활동이라 어렵지 않았다. 만들기가 끝나고 간단하게 뒷정리를 한 후 헤어졌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들의 순수함과 활발함에 정이 들어 버렸다.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덕분에 봉사활동이 이렇게 즐거울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다시 오고 싶다. 아빠! 좋은 봉사활동을 소개시켜 주시고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