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욱 교수와 윤동주 시인의 만남
정병욱 교수와 윤동주 시인의 만남
  • 광양뉴스
  • 승인 2014.09.11 09:49
  • 호수 57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문학의 대가 정병욱 11
조동래 시인,수필가.
이번에는 윤동주 유고시집《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이 세상에 나온 것에 대한 원고 보관과 그 장소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언급하고자한다.

윤동주는 졸업 기념으로 시집을 발간코자 했으며 그중 자선(自選)으로 19편을 묶어 3부로 만들었고, 그 원본을 본인과 이양하 교수 그리고 나머지 한부는 정병욱에게 보관을 의뢰했다는 것은 이미 언급한 바 있다.

정병욱은 시 원고의 보관을 의뢰 받고 1944년 1월 20일 학도병으로 징집되어 입대하면서 자당(慈堂)께 보관을 부탁했다는 본인의 글이 여러 곳에 있다.

정병욱 교수는 1980년 간행한 산문집『바람을 부비고 서있는 말들』에서 … 생략 …‘이러한 나의 지나친 욕심들이 설령 이루어진다손 치더라도 내가 평생 해낸 일 가운데 가장 보람 있고 자랑스러운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 이가 있다면,“나는 서슴치 않고 동주의 시를 간직했다가 세상에 알려 줄 수 있게 한 일이라고 대답할 것이다.”라고 했다.’

다만 그 시기와 장소를 명기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또한 어떤 글에는 고향의 표현을 지리산자락 산골 출신이 라고도 했다. 하동에서 공립보통학교를 졸업했기 때문에 그 내용을 알았던 분들이 원고 보관 장소까지 그곳이었던 것으로 생각해 착오를 했던 모양이다.

본인뿐만이 아니라 윤동주와 정병욱에 관한 정확한 자료를 제공하고 실증을 했던 동생 윤일주 마저 하동으로 명기했다.

그 내용을 보면 유고시집《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68년 5월「정음사」발행에‘追記, 故人 別世後 세상에 빛을 보이게 된 作品 原稿의 出處는 이러합니다. 第一部와 第 三, 四部의 더러 및 第五部는 故人이 延專을 卒業하고 渡日할 때 同門인 鄭炳昱先生에게 맡긴 것을 鄭先生의 慈堂께서 鄕里인 慶南 河東에 깊이 간수하였던 것이며, 第二部는 故人이 東京에서 서울의 한 글벗에게 편지와 함께 보냈던 것인데, 편지는 燒却하고 作品은 땅 속에 묻어서 日帝末의 嚴한 감시를 피했던 것이며, 第三,四部 中 主로 中學時節에 쓰인 것은 故人의 누이동생 尹惠媛이 故鄕 龍井을 떠나 一九四八年에 魔의 三八線을 넘어 서울에 가져온 것입니다. 이분들이 고인에 대한 따뜻한 情이 아니었다면 이 作品들은 世上에 알려지지 못했을 겁니다. 1967년 2월 16일 尹一柱 記라 되어 있다.

또한 일본인 우지고오 쓰요시는 일본에서 도서관 업무에 종사하며 한국에 관한 연구에 관심을 가졌고, 정병완(정병욱 동생)은 당시 한국에서 도서관 업무를 맡고 있을 때 업무관계로 알게 된 사이다. 오래도록 지인으로 지냈고 윤일주에게 소개 시켜준 막역한 친구였다.

그런 한 지한파 우지고오 쓰요시(宇治鄕) 毅著인『詩人 尹東柱의ヘの 旅』에도…전문생략…‘그는(東柱)서울의 연희전문학교에 재학 중『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제목의 시집을 간행하려 했으나, 일제 식민지시기여서 그 한글 시집을 출판하지 못하고, 육필 시고 3부를 작성했다.

일본에 건너가기 전 1부는 자기가 가지고, 1부는 은사에게 드리고 남은 하나를 친우인 정병욱에게 주었다. 결국 앞의 2부는 관헌에 압수당하는 등으로 일실되었으며, 친구가 가졌던 한 부만 해방 후 세상에 나오게 되어 같은 제목의 시집으로 출판됨으로써 일약 그 시인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진 것이다.

더욱이 그 마지막 남았던 유고는 식민지하의 엄한 감시 속에서도 친구의 고향인 하동 친가의 방바닥 밑에 숨긴 단지 속에 감춰져서, 해방과 더불어 세상에 니오게 되었다는 경위가 있다. … 하략 …  이렇게 오류가 발견되니 당황스러워  그 진위를 알기 위해 자료를 찾아보니 살아있는 증인이 있어 명기해 둔다.    

유고보존에 대한 가장 진실한 내용을 증언한 사람은 정병욱 박사 둘째 동생인 정덕희 여사이시다. 여사는 현재 생존해 있으며 윤동주 둘째 동생 윤일주 교수의 부인이시고 그 아들 윤인석 교수 자당이시며 서울에 모시고 있다. 정덕희 여사의 증언으로 확보된 내용과 사연을 열거해 본다. 다만 내용은 권오만이 대담한 것임을 부언해 둔다. <다음호에 계속> /글 조동래 시인ㆍ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