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 그 풍성한 산물
백운산! 그 풍성한 산물
  • 귀여운짱구
  • 승인 2007.09.06 10:00
  • 호수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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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가서 보면  ‘ㅇㅇ원조 설렁탕집’‘ㅇㅇ원조 족발집’하는 간판이 가끔 눈에 뛴다.
음식 문화가 발달하여 식당마다 경쟁이 심하다 보니 맛의 경쟁뿐만 아니라 이제는 그 역사성을 내세워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전략인 것 같다.

광양에는 원조라 할 수 있는 전국의 1번지 산물이 다섯가지나 된다. 골이수, 밤, 매화, 불고기, 김이 그것이다. 이들이 일찍부터 광양에서 명성을 떨쳐 전국의 1번지가 된것은 선각자들의 노력도 있었지만 백운산이 북쪽을 가로 막고 그 줄기가 마을 마다 뻗어 내렸기 때문에 기후가 온화하고 토양이 기름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첫째 광양은 골이수 1번지이다. ‘광양시 나무’로 지정된 고로쇠 나무는 백운산의 해발 600~800m에 자생하는 나무로 뼈를 이롭게 한다는 골이수를 채취하는데 신경통을 비롯한 각종 질병에 약효가 뛰어나 경칩을 전후한 약수 채취기에는 전국각처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고뢰쇠 나무는 지리산, 조계산. 덕유산 등 전국 각지에 분포되어 있지만 백운산에서는 오래전부터 이를 약수로 활용해 왔는데 관광객이 찾아들기 시작한 것은 6.25전쟁이 끝난 50년대 후반부터이며 타지역에서는 백운산의 골이수 가 전국에 알려지기 시작한 90년대부터 약수를 채취하기 시작했으니 광양은 골이수의 원조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같은 골이수라도 백운산의 영향을 받은 기후, 토양, 일조량 등의 환경 여건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둘째, 광양은 밤 생산의 1번지이다. 밤나무는 전국 각지에 분포되어 있지만 그것은 재래종이고 경제수종으로서의 가치를 인식하고 밤나무를 심은 것은 광양이 시초였다. 일제시대에 옥룡면 추산리에 있는 동경대학 연습림에는 각종개량된 밤나무 품종이 심어졌고 시범포도 있었지만 일반 농가에는 보급되지 못했다. 60년대 초에 몇몇 선각자들이 일본에서 개량된 품종을 들여와서 심어 주변에 점차 보급하여 광양밤이 유명하게 되었으며 광양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보급되었다.

지금은 각종 병충해 때문에 밤나무 재배 열기가 시들해졌지만 70,80년대 까지만 해도 광양밤은 농촌 경제에 튼튼한 기반이 될 정도로 많은 소득을 올리면서 전국에 명성을 떨쳤었는데 이것은 일제시대에 대학에서 연구시범포를 만들 정도로 백운산이 알맞은 기후와 토양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셋째 광양은 매화의 1번지이다. 매화 역시 선각자들에 의해 일본에서 개량된 품종을 가져다 심은 것이 효시이며 광양에서 붐을 일으킨 매실의 효능이 알려져 전국으로 번지게 되었으니 광양이 원조라 할 수 있겠다.

넷째 광양은 숯불고기의 1번지이다. 일찍부터 백운산에서 잡목을 솎아 숯을 굽는 숯가마가 더러 있었는데 연탄이 보급되기 전까지만 해도 백운산 숯은 명성을 날렸으며 이 백운산의 숯과 백운산의 풀을 먹고 자란 한우가 만난 것이 광양 숯불고기의 원조다. 필자가 어렸을 때는 염소가 주로 약용으로 이용되었었다.
광양읍의 5일시장에 가면 옥룡에서 나오는 염소가 가장인기가 있었는데 그것은 백운산의 약초를 먹고 자란 염소였기 때문이다. 전국에 소도 많고 숯도 많지만 광양 숯불고기가 유명한 것은 백운산에서 생산된 참숯과 백운산의 풀을 먹고 자란 소의 만남 때문이다.

다섯째. 광양은 김생산의 1번지이다. 광양제철소가 생기고 나서 1982년부터 김생산이 중단되었지만 광양은 1600여년부터 김을 생산한 김 생산의 원조다. 태인도에 사는 김씨가 먼저 김을 생산했다 해서 그의 성을 따서 ‘김’ 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유래가 있다. 태인동 궁기마을에 해태 서식지를 박물관으로 만들고 1981년 6월1일에 지방기념물 113호로 지정해서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한 때는 광양김이 전국에서 이름을 떨쳤었다. 이상으로 전국에서 가장 원조라 생각된 다섯가지 산물에 대해서 살펴봤지만 이것은 필자의 생각이다.

이 밖에도 감, 녹차, 고사리, 더덕, 도라지, 산다래, 젠피등 백운산에서는 많은 특산물이 생산되고 있으며 백합, 민물장어 등도 한 때는 전국에 이름을 떨쳤었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으며 심지어는 소설속의 환경이나 인물도 실제인양 꾸며놓고 관광객을 유치하는 지자체도 있다.

다행스럽게도 복받은 길지인 우리 광양은 백운산이  있어 각종 풍성한 산물을 생산하고 있으며 전국에서 1번지이며 원조라 할 수 있는 산물도 많다. 이는 광양시 전체를 감싸안아 북풍을 막아주고 기름진 토양과 알맞은 기후를 형성해주는 백운산이 있기 때문인데 이러한 우리의 백운산이 요즈음 ‘송전탑설치’ 문제로 위기에 처해 있다. 

백운산이 안겨준 풍성한 산물을 가꾸고 빛내어 전국에서 가장 살기좋은 1번지 광양을 만들기 위해 14만 광양시민들은 백운산을 지키고 가꾸는데 한마음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