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단상>책을 열면 희망이 보인다
<교육단상>책을 열면 희망이 보인다
  • 광양뉴스
  • 승인 2015.04.27 09:17
  • 호수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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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책의 날’을 맞이하여 -윤영훈 <시인·아동문학가, 광양여고 교장>
윤영훈<시인, 아동문학가>
유네스코가 지정한‘세계 책의 날’(4월 23일)을 맞이하여, 책의 날의 의미를 새기고자 한다.  4월 23일로 정한 것은 에스파냐의 카탈루냐 지방에서 책을 읽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던‘세인트 조지’ 축일과 1616년 세르반테스와 셰익스피어가 동시에 죽은 날이 바로 이 날인 데서 유래한다. 즉, 이날은 전 세계의 훌륭한 문학작품과 작가들에게 경의를 표하고자 정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책읽기를 서로 권하는 날’로 삼고 있다.

요사이 예서제서 반가운 꽃소식이 들려오고, 주말이면 행락객들이 산이나 바다에 넘쳐나고 있다. 하지만 일부러 시간을 내서 책 읽는 인구는 감소하여 우리나라 독서율이 OECD 국가 중 최하위라고 하니, 심히 걱정스럽다.   

대도시의 서점들이 문을 닫는 숫자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는 뉴스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헤르만 헤세는‘책’이라는 시에서‘그대에게 필요한 건 모두 거기에 있지’라고 노래하고 있다. 책 속에는 모든 지혜의 보고가 담겨져 있다. 책 속에는 인생을 살아가는 법이 있고, 돈을 버는 법이 있고, 행복을 누리는 법이 있다.

책을 읽음으로써 자신의 인생이 바람직하게 변화될 수 있고, 메마른 영혼을 촉촉이 적실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요사이 청소년들은 감각적인 영상매체에 빠져 오락이 주요 내용인 TV만을 즐겨보거나, 짜릿한 쾌감을 주는 게임에 몰두하여 컴퓨터나 스마트폰만을 만지작거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한 물질적인 풍요 속에서도 영혼의 빈곤으로 인해 정신적인 갈등을 겪고 있는 현대인이 증가함에 따라 우울증 환자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높은 경제 성장과 함께 행복지수도 올라가야 하겠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가 경제 선진 30개국 중 청소년 행복지수가 최하위라고 한다. 이러한 정신적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좋은 시와 소설 그리고 자신이 꿈꾸는 직업에 관한 책을 읽어야 한다.

현대인들은 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고, 책은 홍수처럼 쏟아지는데 어떻게 독서를 해야 할지가 고민하는 이를 위해 대안을 제시해 보겠다.

가정이나 직장에서도 스마트폰이나 TV 리모컨만 찾지 말고, 매일 30분 이상씩 책을 읽는 시간을 갖도록 해보자.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서점에 들러 좋은 책을 고르고, 서로 자신이 읽은 책의 느낌을 대화로 주고받으면 이보다 행복한 일이 있겠는가.

책을 자주 대하기 위해서는 손만 뻗치면 닿을 수 있는 곳(침대 머리맡이나 화장실 수건 넣어둔 곳 등)에 읽을 책을 놔두도록 하자. 그리고 양서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책을 고르는 것은 새로운 삶을 선택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흔히 사람들은 해독이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불량식품에는 신경을 곤두세우지만, 그 해독이 바로 보이지 않는 불량도서를 읽는 것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편이다. 하지만 불량도서는 인간의 마음을 병들게 해서 잘못된 인생을 살게 하는 무서운 존재이다.

특히 책을 가까이 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제나 사랑하는 마음으로 정신을 집중하여 책을 읽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독서의 효과가 증대될 것이며, 정신적 기쁨도 한층 충만할 것이다. 한 편의 따뜻한 시가 목마른 이에게는 시원한 생수가 되고, 아픈 이에게는 위로의 눈물이 되기도 하며, 그리고 절망의 늪에 빠진 이에게는 용기의 밧줄이 되기도 한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중략)//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는 시가 문득 생각난다.
이 시를 통해 어려운 현실을 이겨내는 힘을 얻을 수 있고, 다음의 시를 통해 소외 받는 이에게도 애정 어린 관심을 가질 수가 있겠다.‘아무리 두 주먹을 불끈 쥐어본들/ 어차피 두 손바닥을 활짝 펴고/ 훌훌 가야하지 않는가// 가파른 지하도 계단에서/ 웅크리고 손 내미는 이를 위해/ 그대여, 잠깐 멈출 수는 없는가’라는 필자의‘멈춤 그리고 나눔을 위해 ’라는 시를 소개한다.

또한 좋은 소설은 사람을 이해하는 눈을 뜨게 한다고 한다. 미국 사회연구뉴스쿨대 심리학과 연구진은 국제학술지‘사이언스(science)’에서‘문학성이 높은 소설을 읽으면 남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발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소설은 인생의 축소판이므로, 다양한 삶과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소설 속에서 만날 수가 있다. 그리고 자신이 꿈꾸는 직업에 관한 책을 늘 가까이 함으로써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자신감과 행복을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성공을 준비하는 사람은 늘 도서관을 끼고 다닌다.

빌 게이츠는 학창 시절에 너무 컴퓨터에만 빠져 있었는데, 이를 지켜 본 아버지가‘컴퓨터 접근 금지 명령’을 내려 컴퓨터 대신 책에 빠져 들었다. 동서 고전작품에서 위인전과 역사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독서를 한 결과, 빌 게이츠는 단순한 프로그래머가 아닌 위대한 사업가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 우리 모두 책을 펼치자. 어둠 속에 빛나는 별처럼 아름다운 희망을 찾기 위해 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