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아파트로 이동에 따른 구 아파트 ‘공동화 현상’ 심화
신규 아파트로 이동에 따른 구 아파트 ‘공동화 현상’ 심화
  • 김보라
  • 승인 2016.10.28 21:49
  • 호수 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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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2>넘쳐나는 아파트, 광양시의 주택정책을 진단한다

2016년 기준 광양시의 주택보급률이 113%에 다다르고 있다. 15만2132명의 광양시민이 세대당 1채의 집을 가졌다고 가정했을 때 100채당 13채의 집이 남는다는 결론이다. 노후한 주택 여건 개선을 위해 새집을 지속적으로 보급해야한다는 논리에 따라 주택 과보급 현상은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비교적 도시화의 역사가 길지 않은 광양시의 경우 최근 몇 년 사이 새 아파트 공급이 몰리면서 부동산 시장이 혼탁 양상을 보이는 등 주택 과보급의 문제점을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본지는 창간 17주년을 맞아 현재 광양시의 주택 정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최근 2-3년새 중마동 빈집 증가폭 크게 늘어

광양시 공동주택 분포 현황을 살펴보면 지역별로 읍권, 중마권, 광영동, 제철단지(금호-태인동) 등 크게 4곳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중 빈 아파트가 몰려있는 곳은 최근 2-3년 사이 신규 아파트가 대거 들어선 중마권역의 오래된 아파트에 집중 분포되어 있다.

중마동에서 공인중개사로 활동중인 관계자들은 특히 중마 주공 1,2차와 성호 1,2,3차가 공실률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각 관리사무소를 통해 수도, 전기 사용량이 전무한 세대를 분석한 결과 1990년에 지어진 중마 주공 1차 아파트는 총 450세대 가운데 60여세대가 빈집인 것으로 13.3%의 공실률을 보였다.

1993년에 준공된 중마 주공 2차 아파트는 총 712세대 중 12.4%에 해당하는 90여세대가 비어 있었다.

관내에서 가장 많은 세대수가 거주하고 있는 성호 아파트 역시 10% 대의 공실률을 보이고 있다. 1998년 입주한 성호 1차 아파트는 1362세대중 56세대가, 성호 2-1차 아파트는 1773세대 중 200여세대가 빈 상태였다. 또 성호 2-2차는 2352세대 중 129세대가, 성호 3차 아파트는 396세대 중 20여세대가 공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각 아파트 관리소장들은“최근 2-3년 사이 공실률이 크게 늘었으며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서“외지인들이 전,월세 수익이나 시세차익을 노리고 여러 채 한꺼번에 사들인 경우가 많은데 최근 집값이 떨어진데다 찾는 사람도 줄고,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른 관리비 체납 사례도 덩달아 늘어 아파트 관리사무소 입장에서도 골머리를 앓고 있기도 하다. 한 관리사무소장은 “관리비를 체납하다 세입자가 생기면 한꺼번에 납부하는 사례가 많은데, 그에 따른 피해는 입주민들이 지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주거환경 노후한 광영동, 거래마저 거의 없어

1980년대 제철소가 들어서면서 금호, 태인동 거주민들의 이주단지로 지정, 가장 오래된 아파트들이 즐비한 광영동은 공동화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광영동에서 활동중인 중개업자들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27년전인 1989년 지어진 로데오아파트는 20%정도가 비어있는 상태며 경매물건도 많은 상황이다. 1991년 준공된 상아아파트 역시 10% 정도 공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광영동 아파트(브라운스톤가야 제외)들은 국토교통부 발표 실거래가 기준 평당 1~200만원선에도 못 미치는 헐값에 거래되고 있지만 거래 문의 자체가 없는 실정이다. 좋은 학군과 직장이 가까워 꾸준하게 인기를 누려오던 제철단지도 최근 인기가 사그라들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5400여세대 가운데 100여세대 정도 비었을 것으로 본다”면서“많은 사람들이 중마동과 신대지구로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신규 유입은 확연히 줄었다”고 말했다.

광양읍은 아직 빈집이 많지는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부동산 관계자들은 6000여세대의 목성지구 부영아파트와 분양중인 몇몇 아파트들이 입주를 시작하면 빈집 대란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재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광양읍 분회장은“읍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중마동에 들어가길 싫어하기 때문에 최근 중마동을 강타하고 있는 신규 아파트 효과가 읍까지는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LF스퀘어와 도립미술관 건립 등 발전호재가 있다지만, 드라마틱한 인구유입이 없는 한 2018년 부영발 빈집 대란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