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르네상스 시대, 미술관이 첫발이다!<8> 가벼운 마음으로 들러 놀다 오는 곳, 소마미술관
문예르네상스 시대, 미술관이 첫발이다!<8> 가벼운 마음으로 들러 놀다 오는 곳, 소마미술관
  • 김보라
  • 승인 2016.10.28 21:57
  • 호수 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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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조각공원과 연계한 산책 나들이 소풍 장소

안팎을 잘 활용한 미술관을 들라면 소마미술관을 말할 수 있겠다. 올림픽공원이라는 지리적인 이점을 갖고 노출콘크리트와 목재를 사용해 만든 미술관은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을 준다. 흔히 말하는 친환경미술관인 셈이다.

소마미술관은 ‘자연과 공존하는 소통의 미술관’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소풍 나온 아이들은 넓은 잔디밭 곳곳에 설치된 조각 작품들 사이로 뛰어다니며 자연스레 작품을 마주한다. 간단한 점심을 싸들고 나온 아이들의 부모와 연인, 직장인들 역시 돗자리를 펼쳐놓고 하늘을 바라보며 망중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런 이들이 자연스레 발길을 옮기는 곳은 바로 옆에 위치한‘소마미술관’, 10월 한 달은 문화의 달로 무료 개방중이라 더욱 찾는 이가 많았다.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미술이 아닌,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는 미술을 접하고 싶다면 꼭 한 번쯤 들려야 하는 곳이다.

소마미술관은  서울올림픽 뮤지엄 오브 아트(Seoul Olympic Museum of Art)의 줄임말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88서울올림픽의 문화적 성과를 재조명하기 위해 2004년 150만㎡ 녹지의 올림픽공원 안에 연면적 1만㎡ 지상 2층의 미술관을 개관했다.

2006년 봄에는 자연과 공존하는 소통의 미술관이라는 개념으로 서울올림픽미술관을 소마미술관으로 개칭했다. 야외의 서울올림픽 조각공원은 세계 5대 조각공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제야외조각심포지엄과 국제야외조각초대전에 참가한 66개국 155명의 작품을 포함, 유수 작가들의 야외조각 작품 총 219점을 소장하고 있다.

열린 문화공간으로 소통하는 곳

소마미술관은 그러한 장점을 십분 살린다. 소마미술관은 그동안‘파울 클레 : 눈으로 마음으로’,‘반고흐에서 피카소까지’,‘유럽팝아트 : 누보팝’,‘프랑스디자인의 오늘’,‘팝아트 슈퍼스타 키스해링’,‘요셉보이스: 멀티플’등 유수의 국제규모 전시를 개최했다. 소마미술관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드로잉으로 차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6년 국내 최초로 소마드로잉센터를 개관, 드로잉 분야에 있어 독창적인 색깔을 추구하며 젊은 작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소마미술관은 96만㎡의 조각공원과 드로잉센터전시실을 포함해 총 6개의 실내 전시실을 갖춘 1만㎡의 미술관으로 구성됐다. 미술관내에는 3개의 교육실과 세미나실, 커피숍, 아트샵 등이 자리하고 있다.

전시실은 2층의 중정을 중심으로 4개의 전시실(1,2,3,4전시실)과 회랑을 따라 만나볼 수 있는 백남준 비디오아트홀, 1층의 제5전시실(드로잉센터전시실) 등 총 6개의 전시실을 갖추고 있다.

양면이 통유리로 이루어져 4계절의 아름다운 풍경 감상이 가능한 제1전시실, 12폭 병풍처럼 펼쳐진 긴 통창으로 조각공원의 전경이 시선 가득 눈에 들어오는 제5전시실 등 각기 다른 크기의 전시실들은 장르별로 작품의 크기와 성격에 맞는 다양한 전시가 가능하다.

각각의 전시실은 전시기획에 따라 폐쇄적이거나 개방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전시실 내부는 밝고 아늑하지만, 절제되고 소박한 분위기로 예술과 합일되는 경험을 고양시킬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특히 1층의 소마드로잉센터(SOMA Drawing Center)는 모든 예술창작의 기본이자 시발점인 드로잉의 중요성을 새롭게 부각시키고 드로잉의 개념 및 영역을 확장, 발전시킨다는 뜻에서 설립된 국내 최초의 드로잉센터다.

드로잉이란 ‘결과보다 과정’,‘개념보다 상상’,‘완성보다 실험’에 초점을 맞춘 창조 작업 가운데 하나이다. 모든 장르를 포함함과 동시에 장르의 구분이 없는 탈장르적 개념, 미완성의 아이디어 뿐 아니라 완성된 작품에 이르기까지의 육체적이고 정신적인 창조 활동의 모든 생산물을 일컫는다.

2006년 11월 개관전 <잘긋기>와 <막긋기>를 시작으로 그 문을 연 소마드로잉센터는 국내외 유수의 작가들은 물론 새롭게 떠오르는 신진 작가들의 드로잉 작업을 선보였다. 과거 드로잉의 역사를 조망하고 동시대 드로잉의 현황을 살펴보며, 나아가 앞으로의 과제까지 모색할 수 있는 통시대적 드로잉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매년 개최되는 드로잉센터 작가공모는 참신하고 역량 있는 신진작가를 발굴한다. 연 2~3회의 공모전을 통해 그들이 지닌 드로잉의 다양한 가능성과 실험정신을 선보인다. 공모에서 선정된 작가들의 포트폴리오는 소마드로잉센터 자료실의 작가 개별 파일에 보관되며 소마미술관 누리집 내의‘아카이브’를 통해서도 포트폴리오를 확인할 수 있다.

소마드로잉센터 자료실에는 공모 선정 작가의 포트폴리오 외에도 소마미술관 전시작가의 자료를 보관하고 있으며, 국내외 미술관련 서적과 미술잡지, 화집, 도록 등을 소장하고 있다.

조각과 미디어아트 조화로운 연출

소마미술관 조각공원은‘자연과 조각, 건축이 하나로 어우러진 매력적인 경관의 연출’,‘열린 문화공간’,‘걷고 싶은 조각감상길’을 기본 개념으로 조성되었다. 세계적인 조각가들이 빚어낸 조각작품들을 몽촌토성과 대칭을 이루는 넓은 녹지에 테마별로 배치하고, 인공 구릉과 초원을 감싸는 산책로를 설치하여 감상의 효과를 높였다.

조경은 백제 역사 유적들과 조화를 고려하여 고유의 수목을 중심으로 식재를 하고, 산책로에는 계절별 야생화가 철따라 피어나도록 했다. 도심 가까이 위치해 언제나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교통편리성도 있다. 방문객의 사정에 따라 짧게는 기획전시마당과 대초원을, 여유가 있는 이는 동심의 길을 지나 나무향기 싱그러운 조각의숲까지 둘러보는 다양한 조각감상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소마미술관 조각공원은 미술관 건물을 중심으로 동서로 나뉜다.

동쪽은 몽촌토성의 완만한 능선아래 시원하게 펼쳐진‘대초원’, 아기자기한 조각작품들이 전시된 산책로‘동심의길’, 아늑하고 깊은 숲속 나무향기 가득한‘조각의숲’등 특색 있는 테마로 조성되어 있다.

‘기획전시마당’을 중심으로 한 서쪽은 소규모 공연이 가능한 공간과 조각작품들이 어우러진 도시적인 세련미가 돋보이는 공간이다.

대초원은 넓은 잔디밭 주위에 다양한 작품을 관람할 수 있으며 동심의 길 주위에는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색상의 작품과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움직이는 작품들이 위치하고 있다.

미니멀한 현대미를 자랑하는 소마미술관 건물을 따라 조각공원의 황톳길을 따라 걷다보면 자연도 더불어 감상할 수 있게 된다. 이 건물은 조성룡 건축가가 설계했다. 미술관 건축은 단숙한 공간이 아니라 주변 환경과 어울리며 미래의 정체성을 고려하는 건축물이어야 한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 공동취재 정인서 광주문화도시계획 상임대표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