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출입제한 구역입니다”
시청 옆 골목길을 조금 지나다보면‘광양시 CCTV 통합관제센터’라는 파란 간판을 마주할 수 있다. 철저하게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된 이곳은 광양시에 설치된 모든 CCTV카메라를 하루종일 쉼 없이 확인하고, 유사시 대비책을 마련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창간 기념으로 특별 취재를 허가받은 터라, 미리 약속한 시간에 방문해 벨을 누르자 광양시 통합관제센터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이영갑 팀장이 밖으로 나왔다.
시민들의 사생활 보호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사진 촬영에 제한이 있다는 말과 함께 이 팀장은 지문인식후 센터 안으로 안내했다. 센터는 통합관제실과 경찰운영실, 상황회의실, 장비실로 구성되어 있었다. 통합관제실은 4명의 상주인력과 1명의 경찰인력, 이영갑 팀장이 함께 지내는 공간이다.
24시간 운영하기 때문에 총 17명의 관제요원이 5조 3교대로 일하고 있다. 이에 따른 비상 연락시스템을 원활하게 가동하기 위해 3명의 경찰공무원도 3교대로 함께 근무한다.
통합관제실은 정말 쥐죽은 듯 조용했다. 한 눈 판 사이 혹시 사고나 범죄라도 일어날까 관제요원들은 눈 깜박하는 시간조차 아까운 듯 컴퓨터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었다.
보안 유지가 생명이기 때문에 개인 휴대폰과 소지품 등은 업무 시작 전 외부 사물함에 놓고 들어온다. 흔히들 업무시간에 몰래몰래 하는 인터넷 검색조차 전혀 할 수 없다.
하루종일 모니터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노라면 눈도 아프고 답답할 것도 같은데, 보통 3-4년 동안 관제 업무를 맡아 온 베테랑들이라니 정말 존경심이 절로 들었다.
관제 업무에는‘경력과 노하우’가 가장 중요해 보였다. 관내 CCTV가 어느 곳에 설치되어 있는지 머릿속에 훤히 꿰뚫고 있으면, 범죄자의 다음 도주 경로 등을 확인해 검거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교대시간을 맞아 퇴근하려던 관제요원과 잠깐 이야기를 나눠보니 대부분 50대 여성들이 관제요원으로 근무한다고 했다. 보안상 이름을 밝힐 수 없다는 그는 “공무원이 아니라 용역업체 직원이기 때문에 열악한 부분은 없지 않아 있지만 광양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으로 다들 똘똘 뭉쳐있다”면서 “찰나의 업무기 때문에 감각적인 반응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하며 팀워크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광양시에는 광양읍 189대, 중마동 163대, 봉강 13대, 옥룡 12대, 옥곡 20대, 진상 14대, 진월 17대, 다압 11대, 골약 24대, 광영 44대, 태인 9대, 금호동 28대와 초등학교 앞 202대 등 총 746대의 CCTV가 설치되어 있다.
주거밀집지역에는 사생활 침해 문제가 있기 때문에 CCTV관제를 자제하는 편이지만 공원이나 으슥한 곳, 초등학교 인근은 범죄 발생과 연관이 깊은 장소기 때문에 거의 빼놓지 않고 모니터링하고 있다. 낮에는 주로 교통사고가 많으며 야간 시간에는 아이들의 차량털이 범죄가 많이 적발된다. 번호판을 인식할 수 있는 카메라도 22대 설치, 도주차량 등을 추적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지난 8월 25일 새벽에는 주차된 차량 뒤에 여성이 숨는 것을 포착, 집중 탐지하던 중 차량에서 남성이 내려 그 여성을 데리고 사각지대로 가는 것을 확인했다.
관제요원은 즉시 차량번호 식별이 가능하도록 줌 기능으로 영상을 저장한 후 중마지구대에 즉시 정보를 알려 현장에서‘강간 미수범’을 검거한 성과도 거뒀다.
이 뿐 아니라 통합관제센터가 문을 연 2013년 4월이후 총 2038건의 수사관련 자료를 제공했다. 이중 766건은 관제모니터 신고로 출동했으며 366건을 현장조치 했다.
경찰 역시 범죄 해결과 예방에 있어 광양시의 CCTV통합관제센터의 역할을 칭찬할 정도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훈을 세우고 있지만, 악성민원의 손길은 이곳도 피할 수는 없나보다.
이영갑 팀장은“차긁힘 사고나 개인적인 사유로 CCTV 열람 신청이 오면 난감하다”면서“무분별한 CCTV 정보제공은 타인의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수사기관을 통해서만 가능한데 이 부분을 시민들에게 이해시키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통합관제센터에서는 CCTV관제 외에도‘안심벨’비상 연락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안심벨’은 초등학교와 시장, 공원 화장실 등에 설치되어 있는 ‘벨’을 누르고 위급상황을 알리면 관제센터에서 바로 경찰에 정보를 제공, 현장 출동할 수 있게 돕는 시스템이다. 또 초, 중, 고, 유치원생들을 상대로 CCTV 모니터 체험관을 운영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