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체험의 날을 맞아 떠난 여행
진로체험의 날을 맞아 떠난 여행
  • 광양뉴스
  • 승인 2016.11.11 19:38
  • 호수 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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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현 광양제철고 1학년•학생기자
윤태현 광양제철고 1학년, 학생기자

지난 3일 이른 아침 친구와 함께 서울행 버스를 탔다.

그 이유는 학교에서 실시하는 ‘2016학년도 진로체험의 날’프로그램 때문이다. 이번 진로체험프로그램은 학생의 흥미와 적성을 고려한 현장 직업 체험을 통해 직업 세계를 이해하고 자신의 진로를 탐색,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으로 학생 개인 및 소그룹으로 진행되며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 올바른 가치관 형성을 통한 전인교육 실현이 목적이다.

이미 서울에서 지낼 숙소와 교통편을 모두 예약 한 상태라 편안하고 들뜬 마음으로 친구들과 오른 버스에서 우린 설렘 반 기대 반으로 지나가는 버스 밖 풍경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항상 가족과 함께 했던 여행이었는데 이번엔 오롯이 친구들과 함께 우리가 만든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직접 알아보고 찾아가서 많은 것을 보고 올 생각이라 더욱더 색다른 여행이 될 것 같아 설렘은 배가됐다.

4시간의 긴 운행 끝에 동서울 터미널에 도착했다. 친구와 나는 평일 아침인데도 사람으로 붐비는 것을 보고 “역시 서울은~”감탄이 절로 났다. 먼저 다니기에 불편하고 무거운 짐을 맡겨 놓기 위해 예약한 숙소를 찾았다. 숙소는 명동에 있기 때문에 지하철을 이용해 가기로 했다. 하지만 우리 촌놈들에게 지하철은 역시 낯설고 부담스러운 교통수단으로, 익숙하지 않아 정신을 바짝 차려야할 대상이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휴대폰의 도움을 받으며 도착한 숙소는 게스트하우스로 생각지도 못한 외국인이 많아 의아했지만 자유로운 분위기와 깔끔한 방은 마음에 들었다. 짐을 풀고 나오며 마주친 옆방 외국인 남자와 자연스럽게 인사도 하며 본격적인 서울 여행을 시작했다.

우선 우리 숙소가 있는 명동을 둘러보기 위해 나선 거리에는 외국인들의 다양한 언어와 가지각색의 간판들로 눈이 정신을 못 차릴 정도였다. 친구와 나는 여기저기 신기하게 기웃거리기도 하고 필요한 물건들을 사며 어둡기 전에 주변에 있는 명동대성당에 가 보기로 했다.

서울 대교구 주교좌 명동 대성당은 명실 공히 한국 천주교회의 상징이자 심장으로 한국 교회 공동체가 처음으로 탄생한 곳이자 여러 순교자의 유해가 모셔진 곳이다. 외관은 우리나라의 건물들과 달리 이국적이고 엄숙해 우리는 조용히 건물을 둘러보고 나왔다.

버스타고 먼 길을 오고 친구와 처음 입성한 낯선 서울의 모습에 피곤했는지 숙소에 들어오자마자 골아 떨어졌다.

다음날 또 한명의 친구를 만나기 위해 약속장소에 간 우리는 타지에서 만나는 친구가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어 서로 얼싸안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튿날 우리가 점령할 곳은 젊음의 거리인 홍대거리로 우리가 갖는 기대는 배가 됐다.

2호선을 타고 홍대입구에 내려 10분 정도 걸어 도착한 홍익대학교 캠퍼스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같이 젊음으로 가득했다. 대학생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마냥 부러워 친구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우리도 그들 무리들과 어울렸다.

드디어 우리가 기다리던 저녁시간!!! 길거리 라이브의 절정을 보여주는‘버스킹’거리공연과 수많은 인파로 몰린 홍대거리는 살아있는 젊음이 그대로 느껴졌다.

혼자 기타하나만 들고  나와 자신 있게 노래하며 주변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모습은 나에게 큰 본보기로 무슨 일이든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열정을 가지고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날, 2년 후 내가 꼭 들어가고 싶은 대학교인 동국대학교를 가기 위해 지하철로 향했다. 하지만 잠실부터 광화문까지‘농민 백남기 고인의 영결식이 있는 날’이라 시위와 행진으로 도로는 꽉 막혀 동국대학교는 가지 못했다.

진로체험을 계획하면서 동국대학교를 제일 먼저 보겠다고 생각했는데 일정을 잘못 잡아 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때는 제일 먼저 동국대학교부터 방문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날‘농민 백남기 고인의 영결식’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찾은 광화문에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들의 행진에 놀랐지만 한편으로는 뉴스에서 보던 일들을 실제로 보니 다시 한 번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이 더 이상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또한 이날 박근혜 대통령‘하야’하라는 학생시위가 있어 우리도 얼떨결에 참여하게 되었다.

시위에 참여해 많은 사람들이 소신을 가지고 발언하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의 현실이 어떻다는 것을 더욱 실감하게 되었고 뜻하지 않은 현장참여로 친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이번 3일의 진로체험은 나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 체험하게 했으며 짧은 시간이지만 내가 보고 느낀 것이 앞으로의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해야 된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은 정말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