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인동 환경대책협, 첫 출발부터 ‘난항’
태인동 환경대책협, 첫 출발부터 ‘난항’
  • 이수영
  • 승인 2006.09.28 19:44
  • 호수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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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산단입주기업체-태인동주민대책위 입장 차 뚜렷 환경개선대책 용역…서울대 백도명 교수진에 의뢰키로
가칭 "광양국가산단환경개선대책협의회"는 30일 실무협의회 첫 모임을 열었으나 서로간의 입장차만 뚜렷이 확인, 향후 뜨거운 쟁점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10시 시청 상황실에서 박성옥 실무협의회 위원장(총무국장)을 비롯, 포스코 광양제철을 비롯한 광양산단입주기업체 협의회(이하 기업측) 대표 5명, 태인동 주민 대책위원회 5명, 관계 공무원 6명 등 18명 위원중 16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회의에서 협의회 명칭문제를 놓고 두시간 이상 격론을 벌이는 등 첫날부터 뜨거운 논쟁을 벌였다. 이날 협의된 안건은 ▲협의회 명칭 ▲운영협약안 수정 및 보완 ▲2005년도 환경개선대책 용역에 관한 건 ▲환경분쟁조정사례 선진지 견학에 관한 건 등 네가지. 그러나 내용을 살펴보면 각 단체의 입장이 서로 차이가 나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첫번째 난항은 협의회 명칭에서부터 시작했다. 협의회 명칭안은 광양국가산단환경개선대책협의회, 광양국가산단주변지역환경개선협의회, 태인동환경개선협의회 등 세가지. 태인동 주민 대표들은 주민들과 대책회의를 통해 "광양국가산단태인동환경개선대책협의회"라는 명칭을 확정시켰다. 세 단체는 태인동을 명칭에 집어넣는 것을 합의했으나 '대책'부분에서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강주성 광양제철소 보건팀장은 "태인동이 들어가는 것은 찬성하나 현 협의회가 발전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대책’을 집어 넣는 것은 중복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책이라는 말의 어감이 강해 자칫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쳐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배훈 태인동 주민대책위원은 "현지 주민들이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주민들은 이름 자체에서 먼저 (협의회를) 생각하게 된다"고 반박했다. 주민대책위원들은 처음 명칭을 변경할 경우 향후 대화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물러설 뜻이 없음을 내비쳤으나 회의 마지막에 가서 시와 기업체의 의견을 수용, 결국 협의회 정식 명칭은 "광양국가산단태인동환경개선협의회"로 최종 결정이 났다.두번째 논쟁은 환경개선대책 용역에 관한 건. 주민들은 용역수행기관 선정에 있어 지난해 연구를 맡았던 서울대 백도명 교수에게 맡기자고 입장을 정리한 반면 기업측은 제3연구기관에 맡기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결국 치열한 논쟁끝에 서울대 백도명 교수를 팀장으로 용역을 맡기돼, 기업측에서도 추천해서 연구팀을 이뤄 용역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용역에 관한 예산은 시에서 1억 5천의 예산을 확보한 상태이나 집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태인동 박주식 위원은 "일단 시에서 우선적으로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후에도 예산마련이 여의치 못할 경우 주민들은 일정부분 내놓을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기업측은 "현재로서 용역 예산마련에 대해 가부를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는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협의회측은 이날 운영협약안 총14조에 대한 수정 보완으로 ▲안건에 나와있는 '주변 지역'을 '태인동'으로 변경 ▲4조 1항 국가산단주변지역환경개선에 관한 사항을 국가산단태인동환경개선대책에 관한 사항으로 수정 ▲비용재원확보 및 운영은 제시한 대로 나가고 구체적으로 협의할 것 ▲10조 실무협의회 협의사항 재적위원의 과반수 출석 개의 및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의결을 재적인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위원 2/3이상 찬성의결로 바꿨다. 대신 현재 5명으로 되어 있는 기업측 위원회를 2명 충원 결정, 협의회는 20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협의회는 또한 안건 12조 협의회 출석한 주민위원에게 예산범위내에서 수당을 지급하는 것을 삭제키로 했다. 박주식 위원은 "첫 회의를 통해 갈길이 멀다는 것을 느꼈다"며 "우선 자리를 함께 했다는데 의미를 두겠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사항에 대해 인식차가 뚜렷해 앞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너무나 멀리 보인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위원은 "주민들이 왜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되었는지 시와 기업측에서 한번 더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 광양제철소 김기봉 지역협력팀장은 "첫 만남을 통해 서로 공감대를 형성한 것 같다"며 "구체적으로 견해가 다른 부분이 있어 앞으로 협의회를 통해 조정해 가겠다"고 밝혔다. 협의회측은 오는 4월 중 다시 모임을 가지기로 했으나 서로간의 입장차이를 좁히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입력 : 2005년 0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