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안의 섬... 그 섬에 가고 싶다!" - 사슴이 뛰어 노는 거제 이수도
"섬안의 섬... 그 섬에 가고 싶다!" - 사슴이 뛰어 노는 거제 이수도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7.07.28 18:34
  • 호수 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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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대구잡이로 명성... 이제는 알뜰 휴가지로 각광

풍부한 어족자원, 바닷물이 이로운 섬

 

연간 700만 명 이상이 찾는 남해안 제 1의 관광휴양도시 거제도는 제주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큰 섬으로 70여 개의 오밀조밀한‘섬 속의 섬’을 갖고 있다. 가는 곳곳, 시선을 사로잡는 비경은 사람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이수도도 그 중 하나다. 민박 대부분이 ‘1박 3식에 7만원’으로 즐길 수 있는 알뜰 휴가지로 입소문을 타 섬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54세대 7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한적한 섬 이수도(利水島)는 대구의 산란 해역이며 멸치잡이 권현망이 들어와 마을이 부유해지자‘바닷물이 이롭다’는 뜻으로‘이수도’라 불렀다고 하기도 하고, 섬 남자들의 인물이 훤칠해‘인물섬’이라고도 불렸다고도 한다.

원래 본섬과 동섬이 자갈로 연결된 2개의 섬이었으나 방파제를 축조하면서 하나의 섬이 됐다.

한 때 대구 등 어족자원이 풍족해‘부자 섬’으로 이름 난 이수도는 경상남도가 중앙정부에 공모사업을 신청해 28억 원을 지원받아 마을 안길과 섬 둘레길 등 문화사업을 진행해 본격 관광자원으로 탈바꿈했다. 인근 도시 진해에서 터를 잡고 살다가 14년 전 고향 이수도로 돌아 온 박연기 어촌계장의 안내로 섬 전체를 한 바퀴 돌았다.

박연기 어촌계장은“섬 전체 면적이 13만평으로 현재 섬의 70%를 마산, 창원 등 외지에 사는 사람들이 소유하고 있다”며“지금은 휴양지로 인기를 끄는 조용한 섬이지만 한때 논농사를 지으며 아이들 노는 소리가 작은 섬 동네 골목골목에 울려 퍼졌다”고 말한다.

박 씨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125명의 동창생이 있었지만 지금은 섬 전체를 통틀어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단 한명 뿐이라고 한다. 이 학생은 인근 중학교를 가기 위해서 매일 아침 8시에 어선을 이용해 등교하고 오후 6시가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온다. 지난 2004년 3월 42회 졸업생을 마지막으로 폐교된 대금초등학교 이수분교는 어촌체험마을의 콘도식 민박시설로 바뀌어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해준다.

섬 전체 도는데  한 시간, 경사 완만해 어르신, 아이들도 다니기 좋아

섬 전체를 일주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한 시간 남짓. 하늘에서 쏟아지는 여름 한 낮의 태양이 바닷바람에 묻어오는 진한 습기와 만난다. 바다를 끼고 천천히 걷다보면 어느새 등줄기에 땀이 흥건히 고인다. 높낮이가 완만해 어린 자녀와 나이 드신 부모님과 함께 걸어도 좋을 듯싶다. ‘운 좋으면’풀 숲에서 뛰어노는 흰 사슴과 노란 사슴을 구경할 수 있는 이 섬은 여수 하화도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민박을 찾는 관광객 맞이와 고랑치(등가시치)잡이에 쓰일 그물 손질에 바쁜 어부의 모습도 이수도 풍경의 하나다.

해방이후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대구잡이가 왕성한 부자 섬이었으나 세월이 지나면서 차츰 연안 앞바다가 오염되고 어종의 남획으로 자원이 고갈되자 살기 어려워진 젊은이들이 하나 둘 섬을 떠났다. 그러다 지난 1981년부터 대구 인공수정란 방류사업을 통해 어획량이 늘어나는 등 이수도는 다시 대구 산란장이 됐다고 한다.

주민들은 소득향상을 위해 마을 앞 선착장 인근 바지선 위에 취사와 급수가 가능한 현대식 숙박시설을 꾸며 해상콘도를 설치하고 주말에는‘강태공’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해안 낚시터 갯바위에서는 거제도와 저도, 대죽도는 물론 날이 좋으면 멀리 대마도까지도 조망이 가능하다.

날아가는 학처럼 생겼다고 해서‘학섬’으로도 불리는 이수도의 어부들은 염천 삼복더위도 잊은 채 민박을 찾는 관광객 맞이와 고기잡이에 쓰일 그물손질에 바쁜 하루하루를 보낸다.

거가대교가 한 눈에 들어오는 장목면 시방마을 선착장에서 스무 살부터 항해를 시작해 지금은 예순 살이 된 40년 베테랑 선장이 키를 잡는‘이수 아일랜드 호를 타면 10분이 채 되지 않아 이수도 선착장에 닿는다.

한 무리의 관광객이 하하호호 시끌벅적 이수 선착장에 내려 즐거운 시간을 앵글에 담는 행복한 모습에 동화되어 나도 슬며시 카메라를 꺼내 셔터를 누른다.

운항시간은 계절별로 다르다고 하니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