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영고 부지조성비용 20억원 이상 필요
광영고 부지조성비용 20억원 이상 필요
  • 이성훈
  • 승인 2006.10.09 17:30
  • 호수 1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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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설계 해보니 시 당초 추정 10억원 훌쩍 넘어 투융자심사 20억원 반영, 의회예산승인 난관 예상
광양시가 학교부족으로 인한 인구유출을 방지하고 침체된 광영동의 발전을 위해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칭 광영고등학교 건립 예정부지 조성에 필요한 비용이 시가 당초 추정한 10억원을 훌쩍 뛰어 넘어 20억원 이상 필요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의회 예산승인과정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실은 지난 16일 열린 광양시의회 의원간담회에서 이돈구 의원이 공개함으로써 알려지게 됐다. 이 의원은 간담회 자리에서 모두발언 형식을 빌어 “본인이 파악한 바로는 광영고 부지조성을 위해 시가 실시설계를 해보니 부지조성비용이 2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뒤 이에 덧붙여 “전남도 교육위원회가 요구하는 6천평 이상의 부지를 확보하려면 80억원 정도가 들어야 한다는 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원들은 이 문제에 대해 더 이상의 논의를 진행하지 않았다.

이 의원의 발언을 토대로 광양시 관련부서에 확인해보니 실제로 시가 지난 12일 열린 광양시 재정투·융자심사위원회에 광영고 부지조성공사비용으로 20억원을 올렸고 이것이 심사에서 통과되었음이 확인됐다. 광영고 부지조성비용이 20억원 이상 든다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당초 시가 의회에 제시한 추정부지조성비용은 10억원이어서 그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시는 지난 125회 임시회에 광영고 부지조성 및 진입로 개설공사에 관한 전남교육감과의 협약서 체결안을 제출해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시는 부지조성비로 포스코로부터 광영동 교육여건개선 발전기금으로 기탁 받은 8억원에 시 예산 2억원만 얹으면 광영고의 부지조성과 진입도로를 개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했다. 그러나 시의 이 같은 예상은 시가 실시설계에 착수하면서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진 것임이 드러났다.

광영고 건립 예정부지(광영중 뒤편 산 36-5번지 일원)는 고저차가 45m나 돼 전남도 교육위원회로부터 한 차례 거부당한 바 있다. 시로부터 실시설계를 의뢰받은 회사는 고저차로 인해 지나치게 법면이 많이 발생해 20억원의 공사비용으로는 전남도교육위원회가 요구하는 6천평 이상이 아니라 최소필요면적 4천평에도 미치지 못할 것 같다고 보고한 것으로 보인다. 일설에 의하면 20억원이 드는 부지조성공사안, 40억원이 드는 안, 80억원이 드는 안까지 나왔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시는 대책회의를 여는 등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도시과 관계자는 시가 대여섯 가지 대안을 놓고 전남교육청과 긴밀한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 이 시점에서는 이 같은 사실이 시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에 대해 전남교육청 관계자는 이러한 사정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확인해주면서 “2007년 개교를 위해서는 최소한 올해 안에 부지조성공사를 끝내야 하는데 시의 사정이 어떻게 돌아갈지 몰라 우리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덧붙여 최악의 경우(시가 의회의 예산승인을 받지 못하거나 확보부지면적이 너무 적어 도교육위원회가 학교부지매입을 승인하지 않는 상황)를 대비해 내년에 개교하는 중마고에 학생을 수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과연 시가 조만간 의회에 제출할 2회 추경안에 광영고 부지조성과 집입로 개설에 필요한 예산으로 얼마를 편성할 것인지, 또한 이에 대해 의회는 어떤 판단을 내릴 것인지 관심을 집중시키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인 것이다.

광영동 주민들의 큰 희망인 광영고 개교가 부지조성비용 과다소요 요인으로 인해 차질을 빚을 경우 광영동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쉽게 예측해볼 수 있다. 정책결정 관계자들의 보다 큰 지혜와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입력 : 2005년 08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