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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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양뉴스
  • 승인 2018.01.26 17:49
  • 호수 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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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봉산 타워 건립 무산에 대한 소회(所懷)
이성웅 광양보건대학교 총장

10여년전 구봉산 정상부에 타워(높이 73.0m 또는 66.3m)를 건립하지 못한 아쉬움을 땅치고 후회하는 광양시라고 하는 제목의 기사가 나왔기에 당시 상황을 잘 아는 터이라 몇 말씀 드리고자 한다.

구봉산타워 발상은 대학연구소가 제시하였으나 기본적으로 소요 예산문제로 문화관광부에서 난색을 표시하기도 하였지만, 광양시의 입장에서 상당히 현실감이 떨어진 면이 있다고 생각되어 심사숙고 끝에 지금의 철재 봉수대로 결정하였다.

첫째는 지형·지질적 적합성(適合性 )문제이다. 타워의 높이가 73.0m 또는 66.3m로 할려면 평면적이 최소한 1000㎡(약 300평)이상 되어야 한다. 타워의 좌대기초, 엘리베이터시설, 전시관, 식당 그리고 쇼핑센터가 갖춰야 한다.

이러한 시설들을 조합하면 구봉산 정상 473m에서 15~20m를 낮춰야 한다. 게다가 지형이 급경사면으로 되어 있어서 안정감이 부족한데다가 공간확보가 쉽지가 않은 상태이다. 통상타워는 넓은 평지나 구릉지에 건립하는 경우가 많다.

지질층도 중생대 6500만년 내지 1억 2000만년 전에 조성된 화강·편마암지대로 수백톤의 구조물을 떠받치기 에는 보강이 필요한 조건이라 하였다. 만약 타워시설을 현재의 주차장으로 옮기면 조망문제도 있고 주차면적의 절반을 차지하게 되어 부적합 하다고 하였다.

두 번째는 정서감(情緖感)이다. 이곳은 유서 깊은 골약동의 주산이다.

산아래 많은 주민들과 마을들이 조상대대로 구봉산을 마음의 벗으로 삼고 살아왔었다. 이러한 곳을 15~20m를 싹뚝 깍아 낸다면 늘 마음속으로 죄책감을 갖게 될 수도 있다. 당시 타워 건립을 위하여 마을대표(회장 강홍태)들이 선진지 견학을 하는 동안에 타워 건립을 철회한다는 연락이 왔었다. 자고로 인걸(人傑)은 지령(地靈)으로 태어난다는 얘기가 있다. 따라서 산에 대해서 외경심(畏敬心)을 갖고 있다. 고려 건국에 산파역을 맡은 도선국사는 산의보덕을 훼손해서는 안된다. 산(山)도 사람처럼 생명체다.

허(虛)한곳은 보(補)해야 한다면서 비보사상(裨補思想)을 주창하였다. 도선국사는 승려이면서 노자의 도교사상을 함께 설파한 분이다. 노자의 도덕경에는 사람은 땅을 본받고(人法地), 땅은 하늘을 본받고(地法天), 하늘은 도를 본받고(天法道), 도는 자연을 본받아야(道法自然) 한다. 인류의 최고가치는 자연이다는 뜻이다. 그러한 차원에서 우리의 머리에 해당하는 구봉산 정산을 훼손한다는 것은 가당치 않은 일이다.

끝으로 조화감(調和感)이다. 한마디로 어울려야 한다. 과거 60년 70년대에는 개발한다면 자연의 훼손을 능사로 생각했다. 이제 많은 후회를 하고 있다. 오늘날은 자연과 공존하는 개념을 갖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자연이 한번 훼손되면 원상복구가 어렵다. 타워 같은 큰 조형물을 산 정상에 설치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조화감이 없다.

즉, 위화감(違和感)을 줄 뿐이다. 도시조형물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심성을 가꾸는 상징물이다. 최근들어서 새로운 학문으로 미학(美學)이 부각되고 있다. 우리 지역은 산(山)과 강(江) 그리고 바다(海)가 함께 어우러진 자연 삼보(三寶)의 고을이다. 콘크리트 구조물 설치를 못했다고 땅을 치고 후회할일이 아니다. 환경은 의식을 지배 한다는 불란서의 속담을 반면 교사로 삼자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