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해양실크로드,‘지역 재발견’…태안의 기적
서해안 해양실크로드,‘지역 재발견’…태안의 기적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8.04.27 18:03
  • 호수 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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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포수목원•유류피해극복기념관•신두리 해안사구
▲ 신두리 해안사구.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언론진흥재단 세종·대전총괄지사에서 실시한‘지역재발견, 서해안 해양실크로드의 맛과 멋’연수에 참가해 충남 태안군을 한 바퀴 돌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이라 불리는‘천리포수목원’과 2007년 12월 발생한 기름유출로 검은 바다가 된 서해안을 123만명의 자원봉사자가 힘을 모아 푸른 바다로 돌려놓은 기적을 기념하는‘유류피해극복기념관’, 생태의 보고(寶庫) 신두리 해안사구 등이다.

이와 함께 작은 농업회사법인이 튤립 농사를 지어 바이오산업과 연계하고 6차 산업을 선도하며 세계 5대 튤립 축제로 키운 꽃지 해안공원 튤립축제 현장을 다녀왔다. 2회에 걸쳐 연재하며 이번 호는 천리포수목원과 신두리 해안사구, 유류피해극복기념관을 싣는다. <편집자 주>

▲ 천리포 수목원 설립자 민병갈 기념비.

 

 

서해안의 푸른 보석

‘천리포수목원’

 

광양보다 봄이 늦었는지 벚꽃과 목련이 아직 지지 않은 천리포수목원은 그야말로‘식물들의 천국’이었다. 태안반도의 서북쪽 천리포 해안에 자리 잡은 천리포 수목원은 1만5800여 종류의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국내 최대의 식물원으로 2000년 국제수목학회로 부터 아시아 최초로‘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선정됐다.

목련, 호랑가시나무, 무궁화, 동백나무, 단풍나무 등 다양한 종의 나무가 59.2ha에 조성되어 있는 천리포수목원은 한국을 사랑해서 귀화한 미국인 민병갈(본명 Car Ferris Miller, 1921~2002)선생이 모래무지였던 척박한 땅을 자비를 들여 사서 가꾸고 식물을 심어 지금의 아름다운 모습이 됐다.

우리나라 중부지역에 위치해 있지만 남부식물이 겨울을 날 수 있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어 600여종이 넘는 목련과 400여종의 호랑가시나무, 300여종의 무궁화, 300여종의 동백나무, 200여종의 단풍나무가 장관을 이루고 나무 아래로 수선화 등 다양한 종류의 키 작은 꽃들이 피어있어 탐방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울창함과 아기자기함이 공존하는 ‘자연 그대로의’식물원이다.

최수진 홍보팀장은“설립자 민병갈 선생은 나무가 주인인 수목원을 지향했다. 그래서 천리포식물원의 모든 나무들은 가지치기를 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생장하고 있다”며“관상용으로 키우지 않기 때문에 사시사철 변하는 식물들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잠시 앉아서 쉬어갈 수 있는 의자도 수목원에서 자연사한 나무를 활용해서 만들어‘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숙명이 마치‘부모’의 삶과 같다는 동병상련에 감동으로 다가온다.

울창한 숲 사이로 군데군데 들어 선 한옥에서는 가든스테이를 즐길 수 있어 한번 다녀간 탐방객은 사계절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식물원의 모습에 반해 다시 찾고 있다.

지난 2월, 제7대 원장으로 취임한 김용식(전 영남대 교수) 원장은“설립자 민병갈 선생의 정신을 받들어 식물의 수집,관리,전시를 철저히 체계화 해 식물의 다양성을 보전할 것이다”고 밝혔다.

천리포수목원은 국내 최초의 사립수목원으로 조국인 미국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고 오직 식물을 사랑한 민병갈 원장이 열정을 다해 조성해 사회에 환원했고 지금은 공익재단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생태의 보고, 신두리 해안사구

 

해안사구에서 사진을 찍어‘사하라사막’에 다녀왔다고 사람들에게 말해도 믿을 만큼 신두리 사구의 모습은 아름답다.

1300리의 고운 해안선을 따라 형성되어 있는 해안사구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해안에 위치하고 있는 모래언덕’이다.

길이 3.4km,폭은 0.5~1.3km로 국내에서 가장 큰 모래언덕으로 2001년에 천연기념물 제431호로 지정되어 문화재청이 나서서 특별 보호를 하고 있다.

육지와 바다사이의 퇴적물의 양을 조절하여 내륙과 해안의 생태계를 이어주는 완충지역으로 개미귀신, 갯그령, 순비기나무, 해당화 등 다양한 동식물들이 살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다.

신두리 해안사구는 바닷물 안에 잠겨있던 모래가 조수간만의 차로 인해 썰물일 때는 햇볕에 마르게 되고 바람에 의해 해안주변으로 쌓이게 되는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사막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신두리 해안사구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두웅습지를 함께 보면 좋다.

 

검은 바다를 다시 살려 낸 기적

‘유류피해극복기념관’

▲ 유류피해 극복 기념관 전시물.

 

2007년 겨울, 태안반도는 충격에 휩싸였다. 삼성크레인선과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가 충돌해 기름이 흘러나와 서해안의 맑고 푸른 바다는 검은 쓰나미가 할퀸 재앙의 바다로 변했다.

사고가 난 후 4일 만에 1만명의 자원봉사자가 태안반도를 찾았고 한 달 후인 1월 2일에는 50만명, 2월 21에는 100만 명을 돌파했다. 123만명의 기적으로 2008년 6월에 만리포해수욕장이 다시 문을 열었고 2012년 6월 세계자원봉사대회 자원봉사 대상을 받았다.

충청남도는 123만명의 기적으로 유류유출사고를 극복한 역사적인 사건을 기억하기 위해 지난해 9월‘유류피해극복기념관’을 건립했다. 1만761㎡(연면적 2264㎡)에 2층으로 된 기념관은 1층에 방재 당시의 모습을 재현했고 봉사에 참여했던 123만명의 이름을 벽에 새겨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