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경의 논술교실[138]
박옥경의 논술교실[138]
  • 광양뉴스
  • 승인 2018.06.08 19:12
  • 호수 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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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 박옥경 (광양중진초등학교 방과후글짓기/논술교사)

도전하는 정신은 아름답고 대견하죠. 그리고 처음 도전하는 일에 대해서는 기대와 설렘이 더욱 크지요. 박지아 학생은 이번에 윤동주 백일장에 처음 참가하면서 그 마음을 아주 자세하게 써서 읽는 사람이 현장에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게 해요. 글짓기를 빨리 마무리하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함께 느껴질 만큼 구체적으로 진솔하게 썼어요. 다음에 참가할 때는 꼭 입상할 거예요. 실패를 성공의 기반으로 삼는 긍정적 도전 정신이 훌륭하니까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주변 상황과 마음의 변화, 마감 시간은 임박한데 잘 써지지 않는 안타까움, 앞으로의 생각 등을 잘 정리했어요. 이렇게 꾸준히 글짓기를 하면 내년 윤동주 백일장에서 분명히 입상할 실력이 되어있을 거예요.

 

 

<생활문>

 

광양중진초등학교 6-2 박지아

 

윤동주 백일장

 

5월의 셋째 주 토요일, 윤동주 백일장이 있는 날이 돌아왔다. 사생대회는 미술학원 다닐 적에 곧잘 참가했는데 백일장은 이번이 처음이라서 긴장이 많이 되었다. 일찍 일어나서 씻고 9시 40분에 집을 나섰다. 떨림과 두려움 반, 설렘과 기대 반이 내 머릿속의 자리를 전부 차지해 버렸다. 두근대는 심장을 달래면서 대회장에 도착하자 나보다 훨씬 일찍 와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하얀 색과 파란 색 천막이 눈에 띄었다. 그 곳이 중앙이겠지 싶어서 발걸음을 옮겼다. 중앙에는 입구에서 본 사람들보다 훨씬 북적거렸고 시끄러웠다. 그래서 한 손으로 귀를 막고 그나마 한적한 곳으로 이동하였다. 전에 윤동주 백일장에서 수상을 한 사람들의 작품과 인터뷰 내용이 실려 있는 책자를 보았다. 나는 생활문과 그림을  특히 꼼꼼히 보았다, 그림은 풍경화였는데 주제에 잘 맞게 예쁘고 멋지게 그린 것 같았다. 나도 그림으로 시작할까 싶었다. 원고지 받는 곳에서 한참동안 서성거렸다. 그 때 낯이 익은 애가 눈앞을 지나갔다. 논술부에서 봤던 장난꾸러기 남자애였다. 그 애가 돗자리도 빌려와서 커다란 나무 그늘에 자리를 잡고 샤프와 지우개를 꺼냈다. 백일장의 주제는 나무, 무지개, 외갓집이었고 사생대회의 주제는 풍경화였다. 나는 무엇을 주제로 써야할지 갈등을 오래 했다. 내 마음대로 글이 써지지 않아 시간을 낭비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제대로 글쓰기를 시작한 것도 11시쯤이었다. 최대한 여유를 가지며 글쓰기를 하려고 수상작 모음집도 들춰보며 열심히 썼는데 마감하는 오후 1시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2장을 조금 넘어서부터 생각한 만큼 못쓰고 마무리를 지었다. 마지막까지 깜박 잊어서 작품을 받는 언니가 볼펜을 빌려주어서 겨우 끝내고 제출했다.

처음으로 참가한 백일장이라서 실수도 많고 글도 제 실력 발휘도 못해서 너무나 아쉬웠다. 또 지금 떠올려 보면 내가‘여기까지 글을 쓰겠다’ 싶어서 미리 써 둔 마지막 글을 보고 마무리를 지었는데 그만 깜빡 잊어버리고 처음 써 둔 마지막 글을 지우지 못하고 제출해버렸다. 정말 아쉽고 그 글을 버렸다는 생각이 나를 괴롭힌다.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필력도 훨씬 늘려서 만회할 것이다. 그러니 필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고 글을 많이 쓰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책도 더 틈틈이 읽고 글도 잔뜩 쓰고 논술교실에서도 집중해서 예쁜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