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과 변심 사이’ - 시의회 주차장, 누구를 위한 주차장인가?
‘초심과 변심 사이’ - 시의회 주차장, 누구를 위한 주차장인가?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8.10.05 19:04
  • 호수 7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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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자 김영신

최근 박모 여성 시의원이 임산부 장애인주차구역에 주차한 일이 한 매체를 통해 전국으로 알려지면서 선출직 공무원인 기초의원들이 특권의식을 갖고 있는 건 아닌지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이 기사를 접하면서 지난달 14일, 광양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개소식에 갔던 날이 생각났다.

행사는 2시였고 10분전에 센터가 있는 시의회건물에 도착했지만 주차장은 이미 만차였다.

주차할 곳을 찾아 한 바퀴를 돌았으나 공간은 없었고 혹시나 하고 또 한 바퀴를 돌고 나오는 데 4대 정도를 댈 수 있는 공간이 비어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그곳은‘의원님’들의 전용공간, 말하자면‘그림의 떡’이었다.

두 바퀴를 돌아도 주차할 곳을 찾지 못했고 다시 주변을 두 바퀴 돌다가 주정차 감시카메라가 있는 인도에 아슬아슬하게 겨우 주차를 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를 눌러 놓고 기다리는 동안 건물 안내하는 사람에게‘주차장을 왜 막아놨느냐?’고 물었다.

안내원은“오늘 정례회의가 있어서 그렇다. 치우고 대셔도 된다”고 대답했다.

“아니, 댈 수 없게 차단해놓고 치우고 대도 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그럼 미리 치워놓든가 아니면 안내 문구를 붙여놓든가 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되물었다.

사실, 안내원이 무슨 힘이 있을까만 주차를 위해 몇 바퀴를 돌고 감시카메라에 찍힐 걸 감수하고 옹색하게 주차하고 온 터라 따질 수 밖에 없었다.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정례회의가 있어 주자장을 차단해 놓았다고 하는 건 핑계같았다. 평소에도 그러는 지 추석연휴가 시작되기 전, 일부러 주차장을 확인하러 갔으나 여전히 두개의 공간이 제한돼있었다.

시의회는 시의원의 것이 아니다. 또, 시의원은 벼슬이 아니다.

시의회와 시의원은 주민들을 대표하여 주민들의 복리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일하는 시민의 대의기구일 뿐이다. 자신을 믿고 뽑아준 시민들을 위해 애쓰고 있으니 존중해줘야 하는 것 맞지만 의원들 스스로‘특권’이라도 가진 양 크고 작은 지역 행사의 맨 앞자리를 지키며 얼굴마담 하는 걸 즐긴다. 물론 13명의 광양시의원들이 다 그렇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정례회의가 있어 주차장을 막아놓은 것인데 그게 무슨 대수라고 호들갑이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고 사람들은 사소한 것에 마음이 상할 때도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시의회 활동의 모든 것을 시민을 위한 알파와 오메가로 삼는다면, 표를 호소할 때 그 절실함을 초심으로 삼아 자신을 믿고 뽑아 준 시민들을 생각한다면, 자신들의 편리를 위해 시민들을 불편하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