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낭비 논란, 4158만원 들인‘연수결과보고서’
혈세낭비 논란, 4158만원 들인‘연수결과보고서’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9.01.25 18:46
  • 호수 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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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명이 간 국외연수보고서, 공무원이 작성2명 이상이면, 대표자가 보고서 제출 해야습득한 기술 또는 지식, 의정분야 활용 의문

지난해 10월, 시의원들이 7박 10일 일정으로 남아공과 두바이 등으로 국외연수를 다녀온 것을 두고‘혈세낭비 관광성 해외연수’라는 비난과 논란이 일었던 가운데 연수결과보고서가 형식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광양시의회는 연수를 다녀 온 후 28일이 지난 11월 16일에 의회 홈페이지에 의원들의 국외연수결과보고서를 게시했다.

국외연수보고서에는 연수자명단, 세부일정 등 연수개요와 요하네스버그·케이프타운 의회, 케이프타운 항, KOTRA두바이 무역관, 빅토리아국립공원, 초베국립공원, 테이블마운틴, 희망봉 등 연수 장소에 대한 소개와 시사점 및 방문소감으로 정리돼 있다.

광양시의회의 2018년 국외연수목적은 “글로벌 명품도시 광양건설을 위해 정책발굴과 우수사례의 접목을 위해 국외지방도시를 방문해 의회의 주요정책과 도시계획, 문화·해양관광분야 등을 비교견학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15곳 출장지 중 요하네스버그·케이프타운 의회, 케이프타운항, KOTRA두바이 무역관 등 4곳을 제외한 나머지 11곳은 모두 관광지였다.

밀파크, 만델라광장, 빅토리아국립공원, 초베국립공원, 테이블마운틴, 보캅마을, 희망봉, 워터프론트, 인공섬 팜 주메이라, 두바이몰·에미리트몰, 두바이분수대 등 11곳의 출장지를‘현장방문연수’로 표현하고 각 장소에 대한 개요와 시사점 및 방문소감을 간략히 정리한 것이 보고서의 전부였다.

보고서 내용을 살펴보면 대략 이렇다.

△만델라광장 : 2020년 준공되는 도립미술관을 만델라광장처럼 역사와 역사인물이 상징되는 전남도민·광양시민들의 복합문화공간으로의 조성을 적극 검토가 필요하다 본다.

△빅토리아국립공원 : 우리시의 백운산과 섬진강을 연계한 관광자원 개발에 접목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초베국립공원 : 천혜의 자연자원을 활용한 관광자원 개발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주었다. 어린이테마파크 내 동물원이 조성되는데 초베국립공원의 운영사례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천혜의 자원인 백운산과 섬진강을 보존하며 활용하는 적극적인 정책개발이 필요하다.

△테이블마운틴 : 해양과 접해있는 테이블마운틴 방문을 통해 비슷한 조건을 갖고 있는 우리시의 천혜자원을 활용한 고유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백운산과 섬진강은 귀한 관광자원이자 미래 관광산업이다. 자연그대로 보존된 백운산과 섬진강은 독특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갖고 있어 이에 대한 활용방안이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희망봉 : 진월면 망덕포구, 배알도 등에 그 지역이 갖고 있는 문화·역사 등을 반영할 수 있도록 많은 투자와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표지포함 40페이지 분량의 연수결과보고서는‘빈약’하고‘가성비’떨어지는 4158만원 짜리였다는 평가다.

연수결과 보고서도 의원 각 자의 연수소감이 들어있던 4년 전 보고서와는 달리 동행한 의회사무국 직원이 의원들이 연수 중 느낀 점을 메모한 내용을 받아 정리하고 의원들의 피드백을 받은 후 보고서를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원들의 공무국외여행 보고서는 ‘인원이 2인 이상일 때는 대표자를 보고책임자로 하여 합동보고서를 제출할 수 있다’고 되어 있지만 공무원이 일괄 작성한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있는 부분이다.

광양시의회 의원 공무국외여행규칙(2012.12.26시행) 제 5조 심사기준 1항과 2항에 따르면‘국외여행 이외의 수단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거나 단순 시찰·견학 등을 목적으로 하는 국외여행은 억제되어야 한다’,‘연수목적 외 국외여행은 단순 비교견학이 아닌 학습과 연구의 목적으로 기관방문 활동 등을 통한 자료수집과 현지적용 사례를 조사·분석하여 의정 분야에 적극 활용되도록 하여야 한다’고 나와 있다.

이 밖에도 제 10조 사후관리 등에 따르면‘의장은 공무국외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의원에 대하여 그가 습득한 지식 또는 기술을 관련 의정 분야에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이번 연수 장소 15곳 중 11곳이 관광지였던 만큼 연수결과가 관련부서와 공유돼 의정활동에 반영이 되는 지를 관광과에 확인했다.

관광과 관계자는“시의원들의 국외연수는 광양 뿐 아니라 전국 지자체가 똑같은 현상이다”며“관광의 성격을 띤다 해도 국외연수를 가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좋은 것을 보고 온 만큼 결과공유를 통해 시의 실정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맞다”고 피력했다. 비싼 혈세를 들여 다녀왔으니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관련부서와 공유하고 좋은 정책 발굴을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야 하지만‘거창한’연수 목적은 온데 간데 없고, 홈페이지에 게시된‘빈약’한 보고서는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시민은“연수 목적이 시정과 의정,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가는 것이라면 실제로 도움이 되는 부분들이 있는지 그 결과를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는 등 시민을 대표하는 대의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10일부터 19일까지 7박 10일 일정으로 다녀 온 2018년 시의원들의 국외연수는 의원들의 자부담 없이 1인당 594만원, 총 4158만원을 사용했다. 요하네스버그, 케이프타운 등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짐바브웨, 보츠와나 등 아프리카, 아랍에미리트(두바이)등을 다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