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 ‘붕어빵 이야기’
[포토 에세이] ‘붕어빵 이야기’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9.03.15 18:37
  • 호수 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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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 어떤 이가 3시쯤 사무실로 온다고 했다. 조금 늦을 거라고 했더니 먼저 와서 기다리겠노라며붕어빵 먹고 싶으니 들어오면서 붕어빵을 사오라고 했다.

중마동 시내를 30 동안 헤매다 겨우 붕어빵 포장마차를 발견, 바삭바삭 구워진 붕어빵 봉지를 사서 사무실로 왔었다.

어묵과 함께 나란히 기계 위에서 김을 모락모락 피워내며 행인들의 주머니를 열게 하는 길거리 붕어빵 포장마차는 봄이 되면 문을 닫는 곳이 많아진다.

더구나 미세먼지 공포가 사람들의 일상을 바꿔놓는 요즘, 외출 횟수가 줄어들면서 노점상들은 울상이 되고 있다. 하루 종일 서서 제때에 식사도 하지 못하고 식어버린 붕어빵과 어묵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노점상.

추억의 주전부리 정겨운 거리 풍경의 하나가 된지 오래됐지만 생업으로 삼는 사람들에겐 없어서는 일자리다.

취재를 다녀오는 , 어느 병원 앞에서 열심히 붕어빵을 굽는 할머니를 만났다. 주름진 얼굴과 손등이 고단한 할머니의 삶을 말해주는 했다.

지금까지 해본 일이 없이 고생하고 살았어요. 그냥소일거리 한다 생각하고 일을 하면 마음이 편해져요

이것도 단속을 나오거나 하면 장사를 못할 때도 있어요

소일거리라고 말하지만 할머니의 삶은 여전히 녹록치 않아 보였다.

그마저도 맞벌이를 하는 아들부부를 위해 손자를 돌봐줘야 하는 휴일과 방학에는 일을 하지 못한다.

붕어빵

1909, 일본 도쿄 아자부 주방에 있는나니와야(浪花家)’에서도미빵으로 처음 만들어져서 팔기 시작한 110년이 됐고, 1930년대 한국에 들어와붕어빵 됐다고 한다.

1980년대 서서히 자취를 감추다가 1997 외환위기 이후에 실업자가 느는 경기가 나빠져 생계수단으로 붕어빵 노점이 늘어나면서 한때불황 지표 됐다는 말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주전부리가 되고, 생계를 잇는 일자리가 되어주는 붕어빵. 역사가 어쨌든, 그것은 사람들의 삶을 담은 정겹고 소박한 도시의 풍경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