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거리에서 서점 찾기는 이제‘보물찾기’가 되고 있다.
두어 달 전, 바로 이 서점에서 유시민의‘역사의 역사’와 아들에게 선물로 줄 문화상품권을 샀었는데 임대·폐업을 알리는 안내문을 붙인 광양읍의 한 서점 앞을 지나오면서 찌릿찌릿 양심이 저렸다.
오프라인 책방이 이렇게 문을 닫는 이유가 인터넷서점에서 책을 골라 미리보기를 하고 소장가치와 책값을 비교하려고 그냥 들르기만 했던‘나’때문인 거 같아서다.
이렇게 오프라인 서점이 사양길로 들어서게 된 것은 도서정가제와 인터넷서점 활성화가 그 이유라고 한다. 여기에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보고 싶은 책을 맘껏 빌려다 볼 수 있는, 도시마다 늘어난 도서관 숫자도 이유 중의 하나라면 하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문 닫은 서점을 보니 사람들의 영혼을 살찌우는 곡식창고가 비어가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아이들이 어릴 적, 백화점 쇼핑을 갈 때면 남편은 아이들과 함께 서점에서 책을 보며 쇼핑이 끝나기를 기다려주곤 했다. 그 기다림의 끝은 비록 바둑 월간지 한 권이었지만 삶의 여유와 문화가 되기도 했었다.
이 이야기 역시 십 수 년 된 이야기이고 지금 그 백화점에서 서점이 사라진 지 오래됐다.
이제 길거리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고르고 서있는 사람의 모습은 보기 힘들어졌고, 서점은 이제 기억 저 편 향수의 공간으로 남았다.
생존을 위해 변신을 꾀하는 서점도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시집만 전문으로 파는 서점 등 다양한 책을 판매대에 쌓아놓고 파는 대신 개성과 전문성을 살린 서점이 하나 둘 씩 생기면서 서점의 지도가 변해가고 있다.
문학상 수상집만을 전문으로 팔거나 한 작가의 작품이나 아이들의 책을 판매하며 북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작은 책방 등 지역에도 다양한 문화컨텐츠를 만날 수 있는 그런 아기자기하고 예쁜 책방들이 생겨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