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칼럼] 벌(伐)과 친(親)
[소통칼럼] 벌(伐)과 친(親)
  • 광양뉴스
  • 승인 2019.07.05 20:01
  • 호수 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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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작가 소통 변화관리 전문가
김해원 작가 소통 변화관리 전문가

소통하는 사람이 100명이면 소통 전략도 100가지여야 한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고 소통의 욕구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더하여, 주어진 상황도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각각의 상황에 맞는 세부 전략도 지녀야 한다.

또 필요하다면 자기를 도와 줄 우군을 많이 섭외해 두어야 하고 언제 어디서든 불청객이 출현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에 따른 대비책도 세워야 한다.

특히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 하기 위한 목적이나 부정적인 사람을 긍정적인 사람으로 교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소통하는 경우 등 특별한 목적을 가진 경우에는 더욱 특별한 전략과 채비를 갖추어야 한다. 이는 강태공이 어종에 따라 채비를 달리 하는 것과 같다.

소통에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점은‘깊이 생각하지 않고 상대의 리듬에 맞춰 물 흐르듯 주어진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면 최상이다’라는 생각으로 소통에 임하는 것이다.

물론 그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왕 하는 소통이라면 상대방과의 만남을 일기일회(一期一會)의 소중한 기회로 생각하고 의미 있고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이 세상 모든 것이 저절로 이뤄지는 것은 없다. 마찬가지로 물이 제대로 흐르려면 일단 물이 잘 흐르도록 물꼬를 내야하고, 물이 고이지 않도록 웅덩이를 매워 주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만물이 성장하기 위해 자연의 영향을 받듯이 소통 역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들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기에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는 치밀하게 전략을 수립하는 등의 준비가 우선되어야 한다.

손자병법에서 손자는 전쟁을 잘하는 사람은 미리 이겨놓고 싸운다고 말한다. 또 전쟁에는 단계가 있는데 최상의 전략은 모략으로 적을 무력화시키는 것이고, 그 다음은 적을 외교적으로 공격하는 것이며, 그 다음은 적의 군대를 공격하는 것이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적의 성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만약, 소통 전략을 세울 때 공동의 이익을 위하여 상대방을 굴복시킬 필요가 있다면 상기한‘벌(伐)의 전략’을 구사하면 좋다. 즉 먼저 상대방의 평판에 흠집이 생기도록 모략을 구사하고 상대방이 고립무원에 빠지도록 주변 사람들과의 친화력을 약화시킨다. 그 이후 상대방과 자웅을 겨뤄 그를 굴복시키고, 그가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반대로 상대방과 친분을 맺고자 한다면 다음 아래의‘친(親)의 전략’을 구사하면 좋다.

먼저 상대방에 대한 긍정의 메시지를 주변에 알려서 상대로 하여금 자기에게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친모(親謀) 전략과 상대의 지인들과 친분을 맺어서 상대방과 가까워지는 친교(親交)전략을 구사한다. 이후, 상대방과 친밀하게 대화를 나누는 친화(親話) 전략과 함께 상대방의 마음을 공략하는 공심(攻心) 전략을 구사한다.

소통의 본질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과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소통의 기술은 사람을 사랑하는 기술이고, 사람의 심리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테크닉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사람을 더 많이 사랑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상대방의 심리적인 욕구를 더 많이 채워줄 수 있을까?

소통 전문가는 소통을 잘하기 위한 방법과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전략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가지고 있는 연장이 망치 밖에 없다면,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인다는 말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