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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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양뉴스
  • 승인 2019.07.19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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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동시이야기
박행신 작가

 

버들피리

봄볕 흥건한 강 언덕 앉아

버들피리 만들어 불었다

삐이우이이우 삐이우이이우

참 낯익은 새소리이다

지난 봄 새소리를

그 추운 겨울 내내 품고 있었나 보다

입술에 대고 살짝만 불어도

반갑다는 듯

삐이우이이우 되살아난다

<과학 4학년 1학기 3단원‘식물의 한 살이’>

*버들피리나 만들어 불까?

“삐이우이이우! 삐이우이이우!”누나가 대문 열고 이상한 걸 불면서 들어왔다.

아빠가 방문을 열고 나오셨다.

“오라, 버들피리를 만들었구나?”

“네, 오늘 체험학습 갔는데, 거기 선생님께서 만들어 주셨어요.”

“누나, 나도 한번 불어볼래?”

동생이 조르기 시작했어요. 그러자 아빠는 옷을 챙겨 입고 나서셨어요.

“우리도 만들어 불러보자구나.”

아빠는 여기저기 두리번거리시더니 풀잎 하나를 뜯어 입에 대고 부셨어요.

“피리리리 피리리리!”

아빠의 입에서 신기하게도 아름다운 소리가 났어요.

“자, 풀피리다. 풀잎을 입에 대고 불면 이렇게 예쁜 소리가 난단다.”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은 생활 주변의 나무나 풀 등 자연물을 꺾어 악기로 만들어 연주했지요. 버드나무로 껍질을 이용하여 대롱을 만들어 부는 악기를 ‘호드기’라고 불렀어요. 나뭇잎을 꺾어서 부는 풀피리, 보릿대로 만든 보리피리 등이 있어요.

조선 시대 성종임금(1493년) 때 성현·유자광·신말평 등이 왕명을 받들어 편찬된 우리나라 최고의 궁중 음악책인 악학궤범에 풀피리 재료와 연주법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대요. 그 내용에는 나뭇잎이나 풀잎을 동그랗게 말아 입에 물고 버들피리처럼 부는 방법과 나뭇잎이나 풀잎을 약간 접어서 입술에 대고 휘파람 불 듯 부는 방법이 기록되어 있답니다.

이밖에도 조선왕조실록에 연산군과 중종 때에는 풀피리를 잘 부는 악사를 선발하여 궁중에 두어 풀피리를 연주케 했다고 해요.

지금도 우리 주변에 풀피리를 불며 연주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분들을 무형문화재 풀피리 예능보유자로 인정하여 보존하고 있어요. 이분들이 제자들을 가르치고 함께 모여 연주회를 열기도 하지요.

“누나, 난 풀피리 예능 보유자가 될 거야!”

“넌 아직 소리조차 못 내잖아?”

“그러니까 예능 보유자가 되려는 거지.”

“무슨 말이야?”

“누나가 열심히 가르쳐주면 되잖아.”

“뭐라고? 얘가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