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인터뷰] 광양진월 출신, 박성현 목포해양대 총장
[창간특집 인터뷰] 광양진월 출신, 박성현 목포해양대 총장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9.11.08 21:33
  • 호수 8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양은 해양자원, 공간자원 등 다양한 자원을 갖고 있다. 세계무역의 95%이상은 해양으로 수송한다. 육상의 자원이 고갈되어가는 시점에 미래의 먹거리는 해양에 있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 광양 진월 출신으로 우리나라 국립대 총장 중 가장 최연소 총장인 박성현 목포해양대 총장을 만났다.‘유달산 밑에서 결재만 하는 총장’이 아닌‘학생들의 취업과 학교발전을 위해 발로 뛰는 독한’박성현 총장과 광양항 발전과 인재양성철학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편집자 주>

박성현 목포해양대 총장.

 

Q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라서 역사상 오늘날까지 대륙을 통해 힘을 기르는 것이 어렵지 않았나 한다. 지금보다 더 국력을 강화하려면 갖고 있는 지리적 해양환경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학자로서 한 말씀 해주신다면?

A우리나라는 단기간에 이룬 산업화로 세계 유례가 없을 만큼 발전했다. 그러나 지금은 제조업 순위가 3위에서 6위까지 내려가는 등 갈수록 밀리고 있는 현실이다.

결국‘신성장동력사업’이 필요한 것이다.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려면 우선은 남북교류가 속히 이뤄져야 하고 또 하나는 항로와 철로를 통해 유럽으로 가는 철의 실크로드, 즉 북극항로를 개척해야 한다. . 우리나라 지도를 거꾸로 놓고 보면 바다로 나가는 첫 관문이 우리나라다. 남북 교류가 잘 되어 철의 실크로드가 형성이 되면 우리가 나아갈 길은 해양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북극항로가 개설된다면 수에즈운하를 통해 유럽으로 가는 것보다 10일을 단축할 수 있고 태평양을 횡단해서 가는 것보다 6일을 단축할 수가 있다. 그 중심역할을 동북아 물류중심지 광양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의 해양환경을 잘 활용하면 장기적으로 볼 때 지금보다 더 발전하고 힘이 센 강대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광양과 목포는 항을 끼고 있는 도시다. 물동량이 많아야 지역경제도 활성화 되면서 시민의 삶이 더 나아지는데 현재 광양항 컨테이너 부두의 물동량이 기대만큼 늘지 않고 있다. 물동량을 늘리는 데 있어 방안은 어떤 것이 있는지?

A특성화 된 항만을 구축해야 한다. 첫 번째, 내적인 요인과 외적인 요인으로 구분 짓는다면 우선 내적인 요인으로는 체선시간 단축, 항만배후서비스 확보, 안전한 항만 구축 등 3가지가 있다. 현재 모든 화물의 95%이상이 선박을 통해 운송되고 있는 상황에 체선시간 단축은 물동량을 늘리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부산항, 인천항과 같은 큰 항만과 비교해서 무엇이 부족한지 비교하고 분석하는 노력을 통해 필요한 부분을 잘 찾아내서 개선해야 화주들이 광양항을 찾을 것이다.

다음은 급유, 도선, 예선, 선박수리 및 컨테이너 수리등이 가능한 배후서비스 확충이다. 화주입장에서는 서비스가 신속하게 이뤄지는 곳을 선호하기 때문에 배후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

두 번째는 단순개발에 그치는 배후단지에서 벗어나야 한다. 앞으로 LNG 선박들이 많이 나올텐데 배에 기름을 넣는 지금의 벙커링 시스템에서 LNG벙커링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 컨테이너 하역도 AI기능을 도입하는 등 동측.서측.율촌 배후단지 등이 첨단화 되면 광양항은 명실상부한 동북아 복합물류중심지로 각광 받을 것이다.

세 번째는 안전한 항만 구축이다. 물동량 증가 대비 현재의 항로만으로는 부족하고 1.2.3.4항로가 겹치는 병목항로 등 안전하고 넓은 항로가 구축 되어야 화주들이 맘 놓고 광양항을 찾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동량 증가 대비 현재의 항로만으로는 부족하므로 여수 낙포부두 앞 항로를 직선화하는 등 항로개설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현재 광양은 환적화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수출입화물이 많아야 항만이 발전할 수 있다. 수출입화물을 유치하려면 배후단지 첨단화 등 항만서비스가 더욱 강화돼야 한다.

다음으로 외적인 요인을 들자면 정책적인 것을 들 수 있다.

부산, 광양 투 포트 시스템으로 이뤄지던 항만정책이 이명박 정부가 들어오면서 변화가 왔다. 수조원을 들여 부산신항을 개발했고 이후 부산항의 성장속도는 급격히 높아진 반면 광양은 미진했다. 항만의 장점과 기능을 살려서 대중국 물동량은 광양항이 담당할 수 있도록 투포트시스템을 하루빨리 찾아와야 한다.

Q목포해양대는 한국해양대와 함께 우리나라의 해양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특수목적대학이다. 해양인력을 양성하는 대학의 총장으로서 인재양성 철학은 무엇인지?

A첫 번째 인력양성의 목표는 글로벌인재양성이다.

해양분야는 국내산업으로 살아남는 게 아니다. 특히 선박을 운항하는 해기사만 보더라도 우리나라 선사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5%미만이다. 결국 95%의 일자리는 MSC, MUSK, CMA, COSCO 등 해외 유명 선사에 있다. 우리나라의 해양대학은 대학자체에서 최첨단화 된 실습선을 보유하고 우수해양인력을 양성하고 있는데 인도네시아, 인도 등 영어를 쓴다는 이유로 선박운항능력이 떨어지는 해외 인력들로 채워지는 것이 아쉽다.

그래서 학생들을 글로벌한 인재로 양성하기 위한 일환으로 실습선을 잉글리시 존으로 만들었고 다양한 장학금 혜택을 활용해 학생들을 어학연수에 참여시키고 있다. 해양대학에 맞는 인재는 말 그대로 글로벌 인재다.

두 번째는 학생들의 자기중심 사고를 바꿀 수 있도록 인문, 자기희생, 조직을 생각하는 문화 등 이런 분야의 교육에 초점을 두려고 한다. 교양과목에 인문학을 강조하는 커리큘럼을 넣고 있다. 학교에서는 총장배 탁구대회를 열어 학생들을 서로 교류하게 하고 있고 선사측에도 선장배 탁구대회를 통해 서로 단합할 수 있도록 하라고 권하고 있다. 교정 곳곳에 탁구대를 설치하고 아무 때나 가서 탁구를 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직을 생각하는 문화가 갈수록 퇴색되어 가는 분위기에 대학에서의 이러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졸업 후 학생들은 주로 어떤 곳에서 목포해양대인으로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

A취업률 83%, 목포해양대는 교육부가 발표한 우리나라 국공립 대학 취업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수목적대학인 만큼 주로 해기사, 항해사, 기관사 등이 주 취업처이고 조선, 해양환경, 해양토목, 해양컴퓨터 등 공학계열도 우수한 취업률을 보이고 있다.

목포해양대의 강점은 해기교육이 바탕이 된다는 것이다. 3년 동안 341명이 취업을 했을 만큼 해양수산공무원에 가장 많이 진출했다. 해양수산부, 세관, 해양경찰 등 해양수산관련 공무원 중에 목포해양대 출신이 가장 많다. 해양경찰은 1만여명 중 목포해양대 출신이 1000명으로 단일대학으로는 가장 많다. 또 최근 3년 동안 합격률이 가장 높았다.

교수가 되는 길도 있다. 해양대학 교수는 해양대학 출신만 뽑는다. 국립대교수를 뽑는데 1대 1 아니면 2대 1의 경쟁률이다. 일반 국립대와 해양대의 일반계열 교수 선발 경쟁률이 30대 1로 치열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세계 어느 곳을 가든 항만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해양대 출신이 있다.‘돈 벌고 싶고 공무원 되고 싶고 해외에 나가 살고 싶은’ 이 3가지를 다 할 수 있는 대학이 바로 목포해양대학이다. 이처럼 졸업생 2만5000여명이 해양 분야 곳곳에 진출해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Q출향인으로서의 광양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신다면?

A누구나 고향에 대한 애향심을 갖고 있다. 특히 광양사람들은 애향심이 강하다. 재목포광양향우회 활동도 참여하고 있다. 뛰어다니다 보면 광양인맥들이 골고루 포진해있어 도움을 많이 받는다. 광양사람들은 예부터‘고춧가루 서말 먹고 뻘길 30리를 긴다’는 말이 있다.

그 만큼 끈기가 있고 생활력이 강하고 뭐든 시작하면 끝을 본다는 말인 것 같다. 승선예비역 문제, 300억짜리 학교 부지를 확보할 때 매주 국회와 세종시를 다니며 관련부처를 찾아 설득했다. 금요일이면 지역구로 내려와 활동하고 월요일이면 국회로 돌아가는 박지원 의원의 도움도 몹시 컸지만 매주 쫓아다니며 귀찮게 하는 자신에게 ‘독한사람’이라고 할 정도로 목표가 정해지면 끝까지 하는 스타일이다. 이런 모습이 아마도 광양인의 끈기를 받아서가 아닐까 한다.

Q오래전 광양신문 칼럼진으로도 계셨는데 창간 20주년을 맞아 덕담 한 말씀 해주신다면?

A어느새 20주년을 맞다니 세월이 참 빠르다. 20주년 진심으로 축하한다. 지방분권, 지방자치시대가 되면서 지역언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견제, 감시. 비판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광양발전에 일익을 담당해줘야 한다. 이제 총장도 됐고, 예산도 마련됐으니 고향 광양을 챙겨보려고 한다. 매달 광양에 가서 광양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TF팀을 꾸려서 함께 고민해볼 것이다. 광양 발전을 위해 물류, 해운경영, 해양안전, 해양ict, 해사법학 등 목포해양대학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을것이라고 생각한다. 광양시와 MOU를 맺어서 광양발전을 위해 목포해양대가 함께 하겠다. 광양신문이 함께 해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