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 베이붐세대, 인생 이모작‘신중년으로 돌아온다’
5060 베이붐세대, 인생 이모작‘신중년으로 돌아온다’
  • 김호 기자
  • 승인 2019.11.15 15:14
  • 호수 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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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시, 사회활동 지원사업 뒷받침
재취업•사회공헌•귀농귀촌•창업
4개 분야•42개 사업 발굴‘본격화’
올해 284명, 사회활동 기회‘제공’
지역은퇴자 인구유출 예방효과 기대
은퇴자 생애 경력설계 서비스

베이붐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가 가속화되면서 이들에 대한 지원책 마련이 정부와 각 지자체의 새로운 고민거리로 다가오고 있다.

현재 정부나 지자체의 복지 정책은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 문제 등으로 영유아, 청년, 노인 계층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직장에서 은퇴 후 경제적 활동이 중단되는 5060세대의 규모는 연평균 38만9000명씩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의 은퇴자들은 기대수명 연장에 따른 노후비용 증가, 교육과 건강 수준 향상 등으로 노동시장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려는 욕구가 강해 앞으로는 청년 문제에 버금가는 사회적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광양시가‘신중년’이라 불리는 5060세대의 사회활동 지원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활동 분야별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는 등 전남 지역 22개 시·군 중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를 통해 광양시는 신중년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에서 계속 거주하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지역 인구유출까지 예방한다는 계획이다.

선도농가의 귀농인 현장실습 교육 모습

지역산업특성·인구구조

반영한 대응 정책 마련

1982년 금호동 지역에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건설되면서 관련된 수많은 협력업체가 생겨났고, 베이비붐세대의 취업 시기와 맞물려 광양 지역에서 대규모 채용이 이뤄졌다.

37년이 흐른 지금, 당시 신규직원들은 어느덧 은퇴시기에 도달해 사회로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포스코 광양제철소만 하더라도 2030년까지 3600여명의 퇴직자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광양시가 신중년층 지원에 관심을 갖고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이러한 지역적 특성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시는 우선 정책 수혜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지난 3월 산업현장에서 일하고 있거나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은퇴자 재능 봉사단 교육 모습

그 결과 83.3%에 달하는 250명이 새로운 일자리와 재능기부에 가장 관심이 많았다.

또한 재취업의 가장 큰 걸림돌로 취업정보 부족(37%)과 적은 일자리(32%)를 꼽았으며, 일자리가 있다면 임금과 근무 기간 등은 어느 정도 양보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응답자의 7%(20명)는 지역에서 사회참여 활동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할 경우 여건이 좋은 도시로 이주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광양시는 신중년의 요구사항과 정부 정책 방향에 부합하는‘은퇴자 활력도시 모델 구축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신중년의 주요 관심 분야인 ‘재취업’과‘사회공헌 활동’외에 ‘귀농·귀촌’과‘창업’을 추가해 4개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 가고 있다.

귀농•귀촌 영농정착 기술지원 교육 모습

분야별 42개 신규시책 발굴

284명 사회참여 기회 제공

광양시는 지난 3월‘은퇴자 활력도시 모델 구축 기본계획’후속 조치로 재취업, 사회공헌, 귀농·귀촌, 창업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한 42개의 구체적인 지원 사업을 발굴했다.

발굴한 사업들은 아이디어 제시 수준이 아니라 시의 각 부서에서 실질적으로 추진 가능한 사업을 발굴해 실행 가능성을 높였다.

실제로 42개 사업 중 올해 25개의 사업이 추진돼 재취업, 봉사활동 등으로 총 284명의 신중년이 새로운 사회참여 활동 기회를 얻었다.

신중년의 관심이 제일 높은‘재취업’분야에서는 가장 많은 15개의 사업을 발굴했다.

신중년이 새로운 분야에 취업할 수 있도록 재교육과 취업 알선을 지원하는 △건강·충효인성 지도사 양성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양성 △은퇴자 맞춤형 정보화 교육 등과 경력을 즉시 일자리와 연계시킬 수 있는‘신중년 경력활용 지역서비스 일자리사업’,‘산림사업 일자리 발전소’등이다.

이러한 사업들을 통해 신중년 163명이 교육을 받았고 56명이 새로운 일자리를 얻었다.

‘사회공헌 활동’분야에서는 신중년의 기술과 경험 등을 활용해 지역사회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행정 업무를 지원할 수 있는 사업들을 발굴했다.

사회취약 계층, 아동센터, 경로당 등을 방문해 학습지도와 말벗 등의 봉사활동을 하는‘은퇴재능 봉사단’, 청년 창업가에게 관련 분야 은퇴자의 멘토링을 지원하는‘창업 청년의 든든한 선배님’, 2021년 개관하는 광양도립 미술관의 전문 안내인 배치를 위한‘미술관 도슨트 양성’등 단순 노력봉사에서부터 전문적인 재능봉사까지 은퇴자의 폭넓은 사회공헌 활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특히‘광양시 은퇴재능 봉사단’의 경우, 지난 7월 신중년 38명이 참여해 발대식을 열고 사회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시는 봉사단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활동에 필요한 각종 재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귀농·귀촌’분야는 신중년이 농촌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안정적인 소득을 창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성공한 농업인의 1:1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선도농가-귀농인 현장실습교육’을 지원하고, 기업을 직접 찾아가 귀농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귀농·귀촌 영농정착 기술교육 지원’,‘예비 귀농인 임시 체류 공간 제공’등의 사업을 펼쳐 나가고 있다.

‘창업’분야에서는 창업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고 실패 이후 사업재기를 돕기 위해‘소상공인 융자금 이차 보전’, ‘노란우산공제 희망장려금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양성교육 모습

TF운영, 통합지원센터 설치

지역 은퇴자 활력 모델 구축

광양시는 은퇴자 지원 사업을 상시적인 업무로 정착시켜 시의 인구 정책을 뒷받침하는 핵심축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우선 재취업, 사회공헌, 귀농·귀촌, 창업 등 4개 분야와 관련된 부서를 중심으로 내년부터‘광양시 은퇴자 활력모델 구축 TF’를 운영하기로 했다.

은퇴자 활력모델 구축 TF는 자유로운 업무 협의와 소통을 위해 담당 팀장과 실무자 위주로 구성해 운영하고, 4개 분야별 신규 사업 발굴과 숙의 과정을 통해 완성도 높은 사업을 만드는 것이 주요 역할이다.

이와 함께 신중년 지원 정책의 종합 플랫폼으로써 교육·상담, 일자리 매칭, 창업 컨설팅, 영농기술 교육 등을 통합적으로 추진하는‘신중년 일자리지원센터’를 건립한다.

센터 설치를 위해 시는 행안부 공모에 응모해 지난 9월 국비 1억원(시 1억원 매칭)을 확보했으며, 사업부지 및 운영계획 등을 확정해 내년 초부터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센터 운영은 기존 광양만권일자리사업단 신중년전문인력지원센터가 맡게 된다.

센터에는 경력분석센터를 설치해 신중년 구직자들의 다양한 경력을 분석해 적합한 취업처를 안내하게 된다.

또한 사회공헌사비스 일환으로 금융·산업안전·의료 전문가들을 주간 단위로 상시 교대 배치해 신중년 구직자들에게 상담 및 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귀농·귀촌 희망자를 위한 유리 온실형 농업 스마트팜도 구축한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품목의 작물을 재배해보는 경험을 통해 귀농·귀촌자들의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센터 내에 쉼터로 활용될 카페를 설치하고, 관련 직종 창업을 희망하는 신중년들로 하여금 일정 기간 교대로 직접 운영케 하는 창업 인큐베이터 역할도 운영될 예정이다.

시는 이처럼 신중년을 위한 맞춤형 사업들이 활성화되고 신중년 일자리지원센터가 완공돼 운영을 시작하면 시에서 구상하고 있는‘은퇴자 활력도시 모델’이 완전하게 구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채기 전략정책담당관은“초저출산과 기대수명 연장으로 인구 구조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신중년 역할이 커지고 있다”며“정부에서 65세 정년 연장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시작한 것을 보면 신중년의 사회참여 기간과 활동 영역의 확장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지역 신중년이 은퇴 이후에도 경제적 문제로 고민하지 않고 가치 있는 노후 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지역 특성에 맞는 지원체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신중년 지원 정책의 중요한 목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