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고‘한 학기 한 책 읽기•서평쓰기’[19] 우리는 모두 승리자이다
광양고‘한 학기 한 책 읽기•서평쓰기’[19] 우리는 모두 승리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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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06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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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킨스‘이기적 유전자’를 읽고
이하은 광양고 2학년
이하은 광양고 2학년

이 책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학생들은 필독도서로 주로 만났을 것이고, 어쩌면 올 초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드라마를 통해 들어봤을 수도 있다.

저자는 인간은 결국 이기적 유전자의 집합체이며 그 유전자를 다음 세대로 옮기는 운반체라고 말한다. 인간은 그저 생존기계에 불과하며 유전자를 안정적으로 다음 세대에 옮기는 것이 인간이라는 생존기계의 목표라고 이야기한다.

가족, 세대, 국가 등에서 인간의 모든 행동은 유전자를 보존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일관성 있게 설명하고 다양한 예시와 비유를 통해 근거를 제시한다.

심지어 부모가 자식을 양육하는 것 역시 유전자의 이기적인 행동으로 본다. 형제 중에 애정을 더 많이 줄 것인가도 이기적 유전자를 얼마나 보존할 수 있는가에 따라 결정하며 개체 수 조절과 인구 문제, 가족계획까지도 유전자를 가장 최적으로 물려줄 수 있는 상황으로 설명한다.

자식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부모의 사랑까지도 조금 더 어린(오래 살 수 있는) 유전자를 지켜내기 위한 이기적 행동이라고 주장하는 부분은 정말 놀라웠다.

이런 주장을 꽤 일관성 있게 펼치는데, 그렇다면 전 국민이 자신의 유전자와 관련 없는 세월호 사건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가슴 아파하며, 희대의 범죄자를 보면서 다 함께 울분을 토해대는 것은 자신의 유전자에게 어떤 이득을 주기 위해 하는 행동일까. 이 역시 집단이나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유전자의 이기적 행동이라고 말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마더 데레사나 김수환 추기경님처럼 평생을 다른 사람의 삶을 위해서 살다가 돌아가신 분들은 유전자 입장에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저자는 유전자는 3세대만 지나도 잊혀지지만 인간의 문화적인 유산은 지속적인 복제와 돌연변이의 형태를 통해 계속해서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모차르트를 만날 수는 없지만 음악을 통해 그를 알 수 있다. 결국 그들의 삶은 끝났을지언정 그분의 이타심은 세대가 바뀌어도 계속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게 되는 것이다.

아쉬운 것은 책속에서 복잡한 인간 사회를 하등동물로 비유하거나 인간의 복잡한 생각과 능력, 문화·예술의 향유에 대해 단순히 뇌의 뛰어난 독립적인 능력이라 설명하는 것이다.

반면에 유전자의 이기심을 보편적이고 논리정연하게 설명하려 했고, 유전자와 생명체가 서로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라 상호보완적이며 다른 목적을 가진 존재라고 이야기하며 인간을 단순한 포유류를 뛰어넘는 대상으로 설명하는 것은 공감한다.

우리는 존재하는 것 자체로 가장 뛰어난 이기적인 유전자의 집합체이며 승리자이다.

가장 이기적인 유전자를 가진 만큼 지혜롭고 현명하게 상호보완하고 협력하며 더 나은 가치를 위해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