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한국, 노벨상에 다가가려면
[교육칼럼] 한국, 노벨상에 다가가려면
  • 광양뉴스
  • 승인 2020.01.03 20:12
  • 호수 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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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섭 전 광양여중 교장

새해가 밝았다. 저마다 소원이 있을 것이다. BTS가 미국의 심장부에서 충격을 주고, 손흥민이 유럽에서 빛을 발하듯 올해는 우리나라 학자가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꿈을 꾸어 본다.

아직까지 우리 나라가 노벨상을 받지 못한 이유로 창의성을 길러주지 못하는 주입식 교육과 이공계 기피현상으로 인한 기초연구분야의 우수인력 절대부족, 기초과학 연구 홀대 등을 꼽고 있다.

노벨상이란 단 기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교육 문화의 틀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얼마 전 WCU(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사업)에 참여한 한 외국 교수는 한국 학생들은“뛰어나고 성실하지만 스스로 시작하기보단 지시를 기다린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태도는 우리나라 학생들은 어려서부터 부모의 손에 이끌려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만 하던 습관이 배어 있어 자율학습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그래서 우리나라 영재들은 타고난 영재라기보다는 기획된 영재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교육에 대해 노벨 과학상을 236명이나 배출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칭찬하였다. 조금은 이해가 가지 않는 측면이 있지만 교육 전반에 대한 칭찬이라기 보다 학부모의 교육열에 대한 칭찬이 아닐까. 이를 더 깊이 새겨서 들어보면 결국 우리는 짧은 기간에 전반적인 교육 수준을 올리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식의 올림픽인 노벨상에 이르지 못한 것은 미래의 국가 경제를 이끌고 가야 할 창조적 핵심 인재 양성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노벨상의 결과는 무엇보다도 창의성 교육의 열매다. 이 상을 받기 위해 창의성 교육을 요구하는데‘창의성이 무엇인가?’에 대한 일반 국민이나 교육을 담당하는 전문가 사이에도 큰 갭이 존재한다. 정보의 홍수시대에는 교과서 내용을 달달 외워 100점을 맞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머릿속에 담긴 많은 내용이 아니라 몸에 축적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능력이다. 21세기 인재는 정보를 결합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어야 한다. 교육은 마라톤과 비유될 수 있다. 명문대 입학은 100미터 달리기이며, 장기전을 치룰 준비가 필요하다. 이제 선생님과 우리 부모님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할 시점이다.

학생들의 재능은 생각하지도 않고 부모님의 기대치에 맞추어 교육을 시키다 보니 아이들이 쉽게 지치고 흥미를 잃게 된다. 끝까지 해내는 능력이 너무 부족하다. 이제 진로교육에 대한 폭을 넓혀 어려서부터 다양한 체험과 스스로의 학습을 통하여 자기 자신을 발견하도록 허용하여야 한다.

창의성은 기획되어 나오는 것이 아니라 허용되는 가운데 이루어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창조는 과거의 언어가 아니라 미래의 언어이다. 부모님의 가치관에 의하여 주조된 두뇌로는 오랜 세월을 참아내면서 미래를 개척하기에 힘이 든다. 너무나 세상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의 시대에 맞는 교육 패러다임이 요구되고 있다. 법관이 되기를 의사가 되기를 원하기보다 어린 시절부터 무엇을 할 것인가 자신의 탐구를 통한 자신의 길을 가도록 지켜보는 인내가 요구된다. 우리 아이들에게 자기의 길을 가도록 지켜보면서 기다리는 부모님, 선생님의 허용적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