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칼럼] 팬데믹의 공포 그리고 정책의 힘
[투자칼럼] 팬데믹의 공포 그리고 정책의 힘
  • 광양뉴스
  • 승인 2020.03.13 16:48
  • 호수 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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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종환 대리
대신증권 광양지점 포트폴리오 매니저
천종환 대리
대신증권 광양지점 포트폴리오 매니저

2020년에는 좋아질거라 예상했던 세계경제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했다.

바로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코로나19’다.

코로나19는 과거 사스 등 전염성 질병에 비해 치사율은 낮지만, 전염성이 높은 만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2월 중순이후, 중국과 아시아에 국한된 것으로 여겼던 코로나 이슈가 유럽과 중동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기 시작했다.

고점을 이어가던 미국 증시는 일주일 만에 고점대비 12%이상 하락하였고, KOSPI 지수는 2000선을 이탈하였다.

이는 2018년 10월 미중무역분쟁 격화 우려가 증폭되고, 이로 인해 경기둔화 우려가 가중되었던 시점의 지수대와 비슷하다.

금융시장의 공포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치닫고 있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진정될 불확실하다는 점과 이에 따른 세계 경제 침체 가능성에 기인한다.

그렇다면 코로나19로 인해 세계경제, 그리고 증시의 방향은 바뀔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글로벌 감염병 공포가 글로벌 경기의 방향성을 바꾸진 못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전염병이 글로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한시적이었다. 이번 코로나 사태도 궁극적으로 일시적일지 모른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사안이나, 1~2년 이상 지속되는 글로벌 경기 침체나 위기를 야기시켰던 과거 침체 또는 위기와는 다르다.

만약 코로나 사태로 인해 세계경제가 경기침체로 이어진다고 가정한다면, 먼저 확인해야 할 몇 가지 지표가 있다.

먼저 살펴보아야 하는 지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 속도다.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했던 기간은 15일간이었다. 이후 확진자 증가 수가 정점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데 10일이 걸렸다.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이외 지역에서 확진자 수가 급증한 것은 2월 20일부터다. 이후 20일이 경과했다. 이번주가 코로나 확진자 확산에 있어 분수령이 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중국의 공장가동률이다.

중국 제조업 가동률이 중요한 이유는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에 있어 차지하는 위치 때문이다.

2월 둘째 주만 해도 중국 주요 성들의 제조업 가동률은 50% 내외였다. 그러나 2월 셋째 주 들어 70%대로 개선되었다.

세번째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정책적인 대응이다.

먼저, 중국이 시동을 걸었다. 1월 지방정부채권 순발행 규모를 2016년 이후 가장 많은 7851억 위안으로 확대했고, 그림자금융도 1809억 위안 확대로 반전시켰다.

정책금리 인하와 단기 유동성 공급도 확대했다. 이어서 미국 연준은 긴급 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50bp 전격인하했다. 이는 코로나로 인한 불확실성이 미국 경제로 유입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 판단된다.

국내의 경우 코로나19 피해 극복을 위해 1차 조치를 포함하여 총20조원+α 규모의 긴급지원대책을 추진했다. 메르스 당시(세입경정 제외 6.2조원)보다 많은 추경을 발표했다.

글로벌 정책 공조 기대에 따른 기대감에도 우려 요소는 있다.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지는 부분이다.

현재 외국인 30거래일 누적 KOSPI 순매도 규모는 5.5조원이다. 전기전자 업종 순매도는 이 중 3.5조원이다. IT 순매도 규모는 시가총액 비중을 상회한다. IT 공급망 우려가 국내 전기전자 업종을 직격한 탓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도가 최대치였을 때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가 겹쳤던 2011년이다. 외국인은 당시 30거래일 동안 6.7조원을 순매도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영향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 유럽 재정위기 때와 비교하기에 이르다.

외국인 순매도가 채널 하단에 임계한 상황에서 현재 순매도 속도를 유지할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 또한 글로벌 정책 공조 기대감은 외국인 매수 전환을 이끌 수 있는 재료다. 외국인은 2016년 글로벌 정책 공조 시점에서 30거래일 순매도를 -5조원에서 +4조원으로 전환했던 바 있다. 시간은 좀 더 필요하나 외국인의 귀환은 예정된 수순이다.

과거에도 예기치 않은 지수의 하락은 항상 있었다. 하락의 원인은 달랐지만, 지수 반등의 시작은 항상 정책의 힘이었다.

이러한 글로벌 정책 공조 기대와 경기불안을 상당부분 선반영한 주가수준으로 추가적인 공포 심리악화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코로나19 확산이 제어된다면 공포심리 및 경기불안은 빠르게 완화될 것이며, 풍부한 유동성은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시장에 공포가 보편화 되면 이는 바닥의 신호이다. 이제는 지나친 비관론 보다는 긍정적인 부분을 바라보자!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 이제는 정책의 힘에 주목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