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골목상권을 살린다 [14] “출출할 때는 떡볶이와 튀김”…맛 땡기는 집
지역 골목상권을 살린다 [14] “출출할 때는 떡볶이와 튀김”…맛 땡기는 집
  • 이정교 기자
  • 승인 2020.06.05 16:01
  • 호수 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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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 앞 노점상 때 손님들이 지어준‘이름’
3대가 모여 운영… 맛의 비법은‘좋은 재료’

광양신문이 창간 21주년을 기념해‘골목상권살리기’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대형마트, 대형식자재마트 등 기업형 마트로 인해 침체돼 가는 지역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소규모 자영업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기획됐다.

첫 프로젝트로‘중마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80여업체 중 참여를 희망하는 20여업체를 소개하는 기사를 통해 홍보를 할 계획이다. <편집자주>

우리나라 길거리 음식의 대표주자는 뭐니뭐니 해도 떡볶이와 튀김이다. 학교 앞과 시장은 물론 마을 곳곳에서 분식집 한곳쯤은 꼭 있다. 바삭한 튀김은 매콤달콤한 떡볶이 소스와 궁합이 딱 맞고, 떡볶이를 먹으면서 한 모금씩 마시는 진한 어묵국물은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중마시장 6번 입구로 들어가서 첫 번째 모퉁이 왼쪽에 바로 보이는‘맛 땡기는 집’은 2년 반 전부터 시장을 찾는 고객들의 출출함을 달래주고 있다. 이곳은 할머니인 이옥연 여사와 어머니 김지영 씨, 아들 손민혁 씨까지 3대가 함께 운영 중이다.

특히 지영 씨와 이 여사는 25년 전부터 경남 울산대학교 앞에서 노점상을 오랫동안 해왔던 베테랑들이다. 워낙 유명해서 여러 방송사에 소개되기도 했지만 노점상이었기 때문에 별다른 가게명이 없었다. 그러다 한 방송에서 대학생들에게 이름 추천을 받았고, 다수의 학생들이 투표한 결과‘맛 땡기는 집’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이후 꾸준히 손님들이 지어준‘특별한 이름’을 사용 중이다.

맛 땡기는 집의 메뉴는 간단하다. 떡볶이와 어묵, 4종류의 튀김이 전부다. 그럼에도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3대가 꾸준히 지켜온‘장사 철학’때문이다.

이들이 가장 열심히 지키는 철학은 ‘분식이더라도 좋은 재료만 쓰자’와‘만들어진 식재료를 쓰지 말자’다.

이를 위해 당일 쓴 튀김 식용유는 재활용하지 않고 매일 새 기름을 쓴다. 손이 많이 가는 튀김 재료도 매일 새벽까지 다듬고, 반죽에 얼음을 넣어서 바삭함도 더 살렸다.

어묵 육수는 디포리·다시마·보리새우·무 등 국산 재료를 가득 넣고 끓이는데, 특히 디포리는 기존에 말린 것을 한 달간 더 바싹 말려 사용한다. 정성들여 만든 어묵 육수는 떡볶이를 만들 때도 쓰이는데 깊은 맛을 더하는 천연 조미료가 되기 때문에 별도의 화학조미료는 첨가하지 않는다.

떡볶이에 주재료인 고춧가루는 1년 이상 숙성된 것만 엄선해서 쓴다. 색도 곱고, 향과 맛이 더 진하게 베이는 장점이 있다. 매일 만드는 50~70인분의 분량은 저녁 6시 전에 모두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덕분에 퇴근하고 찾아오는 고객의 투정도 들어야 하는 고충이 있다.

할머니와 어머니의 철학을 지켜가고 싶은 민혁 씨는“두 분에게 많이 만드는 것보다 조금이더라도 더 좋은 재료와 정성을 들이는 게 좋다고 배워왔다”며“이제 막 배워가는 입장이지만 고객을 생각하는 그 마음을 꼭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청년들이 창업을 꿈꾸고 있는데, 어머니와 함께 자리를 다 잡고나면 분식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사람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 주소 : 광양시 중마중앙로 88 (중마시장 내)

▶ 영업시간 : 낮 12시 ~ 저녁 6시까지

▶ 문의 : 061) 791-2492 / 010-8558-24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