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광양 서천변에는 매화나무를 심어 보자
[문화칼럼] 광양 서천변에는 매화나무를 심어 보자
  • 광양뉴스
  • 승인 2020.06.19 16:58
  • 호수 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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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북구 (재)나주시 천연염색문화재단 운영국장
허북구 (재)나주시 천연염색문화재단 운영국장
허북구 (재)나주시 천연염색문화재단 운영국장

답답하다.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써서 그런 것이 아니다. 광양 매실을 생각하면 그렇다. 매실 가격이 싸 농가들에게 돈이 안 돼 답답하다. 투자한 만큼 지역경제에 도움이 안 돼 답답하다.

광양매화축제가 개최 된지 20년이 넘었지만 이렇다 할 영속적 매화 문화를 만들어 놓지 못해 답답하다. 전망도 답답하다.

광양시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2020년 농촌 신활력 플러스 공모사업’선정을 계기로 광양 매실산업의 제2의 전성기를 구현하겠다고 한다.

작금의 상황을 보면 제1의 전성기가 있었던가? 제1의 전성기가 있었다고 착각한다면 다시 되돌이표 하겠다는 것이다.

‘농촌 신활력 플러스사업’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에 걸쳐 국비 49억원, 시비 21억원 등 총 70억원의 사업이다.

결코 적은 돈이 아니어서 제2의 전성기 운운하지만 지금까지 투자된 돈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지금까지 그 많은 돈과 매실원예과를 비롯해 시의 조직과 인력까지 운용되어도 이 모양이니 70억원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더욱이‘농촌 신활력 플러스사업’계획서 구성은 번지르르 하지만 현실을 타개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들어있지 않다.

광양 매실이 직면한 문제에 대한 인식 또한 기존의 시각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없다면 차라리 사업비의 1/100이라도 떼어서 서천변에 매실나무가 아닌 매화나무를 심어 보자. 하천가에 가로수 식재하듯 심어만 두어도 몇 년 후에는 큰 빛을 볼 것이다.

매화에는 매실류, 매화류, 향매류 등 다양한 특성을 가진 수 백 종의 품종이 있다.

그중에서 연초에 개화되는 것을 집단식재 해 놓으면 매화 꽃 마케팅 기간을 늘릴 수가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빨리 피는 매화로 화제가 될 수가 있다. 화제가 되면 사람들이 모인다. 거기에다 화로에 부채질 하듯 시차원에서 여론몰이를 하면 일순간 전국적으로 유명해지고 많은 사람들의 방문을 유도할 수가 있다.

사람들이 모이면 물건을 팔기에 좋다. 특히 서천변에 있는 광양불고기는 방문객들에게 매력적인 상품이다. 불고기가 팔리고, 물건이 팔리면 광양 읍내 상인들도 매화의 덕을 보게 된다.

섬진강변에서 광양매화축제가 개최될 때 광양읍 지역이 겪는 소외감도 크게 완화시킬 수가 있다.

생각을 조금 바꾸고,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지고, 그 수혜자가 다양해진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광양시의 매화 정책은 매실과 매화, 농민과 비 농민, 동과 서, 추진 주체와 비 주체, 농업과 문화가 명확히 구분되었다.

연계와 융합이 안 되니 편향되고, 확장성의 기대도 어려운 취약한 구조이다.

그러한 구조 속에서 똑같은 일을 되풀이해서는 큰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나의 일이 아니고 정책이라고 해도 그것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인간의 기본적인 본성과도 어긋난다.

광양 매화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다면 서천변에 매화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

오직 매실만을 팔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매실 수요와 가격 변동에도 흔들리지 않도록‘매실+문화’로 덩치를 키워 안정된 구조 속에서 시너지효과를 내도록 해야 한다. 수혜자도 지역, 분야, 업종을 떠나 모두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