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칼럼] 개권유익(開卷有益) : 책은 펼치기만 해도 이롭다
[고전칼럼] 개권유익(開卷有益) : 책은 펼치기만 해도 이롭다
  • 광양뉴스
  • 승인 2020.07.17 17:24
  • 호수 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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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일 연관단지 대한시멘트 1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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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즐거움과 더불어 인생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고사로 풀어낸 말이다. 독서에 관한 고사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조선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했던 안중근(安重根) 의사가 가장 즐겨 썼던 말이 일일부독서(一日不讀書) 구중생형극(口中生荊棘)을 마지막 유묵으로 남겨놓은 것을 보면 죽는 그날까지 독서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말은 추구(推句)에 나오는 말인데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 것’으로 우리는 배웠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해석이다.

물리적으로도 맞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맞는 해석은‘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가시 돋칠만한 말이 입에서 나온다’가 더 가깝고 물리적으로도 맞는 말이다.

중국에 송(宋)나라 태종(太宗)이 독서를 즐겨했다. 그래서 신하들에게 명하여 후세에 본이 될 만한 책들을 많이 편찬 하도록 했다. 여러 신하들이 협력해 7년 동안에 무려 1천여권의 방대한 책이 출간되었다.

이 당시에 편찬된 책들을 태종의 연호를 따서 《태평총류(太平總類)》라고 한다. 태종은 매우 만족해하며 매일 세권씩 읽어나갔다.

혹 무슨 급한 일이 발생하여 읽지 못할 때는 반드시 쉬는 날에 보충해서 읽었다. 그때 태종이 한말이 “책이라는 것은 펼치기만 해도 유익하오(開卷有益). 짐은 책을 대하는 것을 수고스럽게 느끼지 못한다오.”여기에서‘개권유익’이란 고사가 나오게 된다.

군주가 책을 많이 읽으니 신하들 역시 책을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이야기는 송나라 후기 왕벽지(王闢之)가 남송(南宋) 고종 이전의 잡다한 일화를 역어 만든 《승수연담록(繩水燕談錄)》에 나오는 이야기다.

송 태종은 방대한 태평총류를 일 년 만에 모두 읽을 정도로 독서광이었다.

그래서 후세사람들은 이 책을 《태평어람(太平御覽)》으로도 불리게 되었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었는지 태종의 아들 진종(眞宗)도 독서를 좋아했던 인물로 손꼽힌다. 그의 시(詩) 형식으로 쓴 권학문(勸學文)을 보면 알 수 있다.

부자 되려 좋은 전답 사는 일은 쓸데없는 일, 책속에 많은 곡식 있으니

편히 살자 좋은 집 짖는 일도 쓸데없는 일, 책속에가 당연히 좋은 집 있으니까

집 나설 때 따르는 사람 없다고 한탄 말게, 책속에는 말 마차 셀 수 없이 많으니

좋은 색시 구해주는 매파 없다 한탄 말게, 책속에는 예쁜 얼굴 아내 있네

책 속에 세상의 온갖 부귀영화가 모두 담겨 있다면서 책읽기를 권장한 것이다.

“지금 당신에게 일 년에 책을 몇 권이나 읽습니까?”라고 물으면 당신은 몇 권이라고 대답 할 수 있는가. 대답하기가 부끄러운 사람이 많다. 그래도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려면 GDP만 가지고 말할 것이 아니라 독서도 선진국다운 면모를 보여야 진정한 선진국 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독서는 다양하다. 책뿐만이 아니라 활자로 된 신문도 독서에 포함된다. 신문만 많이 읽어도 지식이 함양(涵養)됨을 알 수 있다.

이웃 일본을 보면 독서량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다. 최근 통계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우리나라 독서량과 독서율(讀書率)을 조사했다. 기간은 2018년 10월 1일~2019년 9월 30일까지 일 년 간 읽은 통계다.

통계를 수치로 나타낸 결과를 보면 성인은 종이책 52.1%, 전자책 16.5%로 조사되었으며 학생은 종이책 90.7% 전자책 37.2%로 집계되었다.

여기서 말한 독서율은 교과서, 참고서, 수험서, 잡지, 만화 등을 제외한 일반 책을 일 년 기준으로 1권 이상 읽은 비율을 말한다.

일본은 똑같이 비교할 수 없지만 2017년 기준으로 일 년에 약 70권을 읽는 반면 우리는 9권에 불과하다.

단순 수치만 보면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독서량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일본은 노벨상을 2019년도 기준으로 무려 28명이 수상했다. 우리나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그렇다면 독서와 연관을 짓지 않을 수 없다. 지능지수(IQ)는 우리나라가 더 높은데 세계에서 제일 권위 있는 노벨상 수상 결과는 참 초라하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노벨상 성적이 국력만큼이나 선진국 반열에 오르려면 기초지식을 함양할 독서가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하루에 27페이지를 1년 동안 날마다 읽으면 1만 페이지를 읽는다. 1만 페이지를 읽으면 30~40권을 읽게 된다. 그러면 우리나라에서는 독서량이 상위그룹에 속한다.

독서의 가장 큰 장점은 세상은 내가 아는 것만큼 보이기 때문에 멀리 보인다.

우리 속담에 배우는 것은 산에 오르는 것과 같다고 했다.

키가 작아도 멀리 볼 수 있는 것은 높은 산에 올라갔을 때만 가능하다. 키가 아무리 크다고 해도 높이 오르지 않으면 멀리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