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창의예술고등학교를 가다]지역민 기대 속 ‘개교 6개월’…한국창의예술고
[한국창의예술고등학교를 가다]지역민 기대 속 ‘개교 6개월’…한국창의예술고
  • 김호 기자
  • 승인 2020.08.28 17:44
  • 호수 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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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복병 인해 시행착오, 점차 안정화
학교 측, 부족한 부분 조속히 개선해 갈 것

 

마동 커뮤니티센터를 리모델링해 건립키로 했다가 센터 인근 신축건립으로 전환되면서 지역 내 찬반여론에 시달리는 등 우여곡절을 뒤로 하고 지역민들의 기대 속에 올해 신축 개교한 한국창의예술고.

그러나 창의예술고는 개교 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3개월여 간의 비대면 수업 끝에 등교개학은 지난 6월 1일에야 이뤄졌고, 여전히 안정적인 운영을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음악과 내 실용음악과 일부 학생들이 자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실용음악과 전문 교사 부재 논란 △이에 따른 실용음악 전공학생 자퇴설 △연습실과 악기 부족 등 시설 미비 △기숙사 수용인원 부족 등 교육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다는 일각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① 창의음악과 학생들이 교내에서 버스킹 공연을 하고있다.
② 공간혁신! 인사이트 투어 및 워크숍에서 창의미술과 학생들이 자신이 만든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③ 창의음악과 학생들이 교내 연주회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④ 창의음악과 학생들이 광양읍 서천변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버스킹 공연을 하고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심려를 끼쳐 유감이라는 입장과 함께 해명을 비롯한 향후 개선 방안에 대한 단·장기 대책을 내놨다.

먼저 실용음악과 전문 교사 부재 논란에 대해서는“실용음악이 공교육 제도권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교사 자격을 가진 전공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창의예술고는 현재 공채로 선발된 예술전문 강사가 강의하고 있는데 대부분 석·박사 출신에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다만 학교에 상주하는 2명의 음악교사가 모두 클래식 음악 전공이라 실용음악과 학생들이 상대적 소외감을 느낄 수 있었다”며“학생들이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 곧바로 대처해 줄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온라인수업 상황에서 쉽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학교 관계자는 “문제 해결을 위해 2학기부터 예술전문 강사가 수업시간 외 주 3일 동안 학교에 머물면서 학생 면담 및 진로 상담, 실용음악 관련 장비 관리 등을 담당키로 했다”며“도교육청에서도 내년에는 실용음악 전공교사를 지원해 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연습실과 악기 부족 등 시설 미비 논란에 대해서는“개교 시점에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해외에서 들어와야 할 장비가 들어오지 못하는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이번 방학 중에 실용음악 관련 악기, 장비 등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다”고 밝혔다.

기숙사 수용인원 부족에 대해서는 “전남의 기숙사 수용률 평균이 60%대인 상황과 비교해 창의예술고가 2년 후 완성 학급 시 수용률은 33%(180명 중 60명)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문제는 도교육청과 광양시 역시 인지하고 있는 만큼 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홍주 교장은 “창의예술고의 설립 취지에 맞는 교육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개교 이후 일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제기하셨던 논란 등 기대에 부응치 못한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 개선 노력을 통해 정상적인 예술고의 모습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창의예술고는 마동 커뮤니티센터 일원 3만5649㎡ 부지에 320억원(시 지원 134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설립됐다.

한국창의예술고는 창의성과 심미적 감성을 갖춘 미래 예술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된 예술계열 공립 특수목적고로 창의음악과와 창의미술과로 구성돼 있다.

학년 당 학급은 창의음악과 2개 반, 창의미술과 1개 반으로 구성돼 있고, 첫 신입생은 지난해 11월 전국단위 모집을 통해 창의음악과 35명(정원 40명), 창의미술과 20명으로 총 55명을 선발했으며, 2022학년도에는 총 9학급 180명 규모로 운영된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5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음악원과 학생 교류 및 지도교사 파견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예술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준비에 공을 들여왔다.

 

[인터뷰]

신홍주 한국창의예술고 초대교장

 

“인문학적 소양 갖춘 융합예술교육 지향”

신홍주 초대교장의 한국창의예술고 교육적 지향점은 융합예술교육이다.

이는 현재 세계적 예술과 예술교육의 패러다임이 융합예술교육으로 급격히 바뀌고 있는 기류와 발을 맞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즉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기존 예술 장르의 경계가 급속히 허물어지고 빅데이터나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이 접목된 다양한 융합예술이 시도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신 교장은 창의예술고에 예술적 감수성과 기술적 상상력을 결합하는 교육을 지향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문학적 소양을 중시하는 교육을 펼치겠다는 방침이다.

신홍주 교장은 “우리나라 예술교육은 그동안 부모의 경제력에 좌우된 사교육에 얼룩져 왔다고 해도 무리가 없다”며“예술적 관심과 재능을 가진 학생이라면 누구나 마음껏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공교육에서 문을 열어줬다는 데 창의예술고의 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실기교육에 대한 비용 부담 없이 학생들이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은 예술에 대한 교육격차를 공교육 속에서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광양시와 지역사회의 관심과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운영되는 학교로서 늘 감사드리는 마음”이라며 “학교에서 이뤄지는 예술교육 활동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운영되는 것 또한 당연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교장은 “교육적 지향점이 코로나 사태로 인해 주춤한 상태지만 작품전시나 버스킹 공연 등 연주회, 마을 벽화 그리기 등을 통한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정기적인 융합예술 분야 전문가 초청특강 개최 등 지역사회의 예술적 인프라 구축에 기여하도록 노력해 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