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는 길(서종탁)
부자가 되는 길(서종탁)
  • 광양신문
  • 승인 2006.09.13 10:24
  • 호수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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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탁 - 전 광양교육장
“신은 인간을 만들고 옷은 인간의 외양을 꾸민다. 그러나 인간을 마지막으로 완성하는 것은 돈이다.”

‘존 레이’라는 사람의 말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무소불위의 위력을 가졌다. 그래서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가며 열심히 일하는가 하면 주식에 투자하고 땅 투기를 하고 사기를 치는 등 온갖 애를 다 쓰고 있다.

서점에 가 보면 부자가 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 책들이 많고 신문에도 가끔 재테크에 대한 이야기를 싣고 있다.

‘집안의 온도 조절 장치를 자동으로 맞춰라’는 등 집에서 하는 재테크 5계명, ‘공공요금은 자동이체를 통해서 처리하라’는 등 돈 관리 6계명, ‘6개월 단위로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동전이 없는지 살펴보라’는 등 절약 7계명……

부자가 되기 위한 50계명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관리를 잘 못하고 쓰기를 잘 못하면 오히려 가족간에 불화를 가져오고 패가망신을 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옛부터 ‘부자 3대를 못간다’는 말도 있다.

요즈음은 땅 투기를 해서 돈을 번 졸부들이 많고 부실 기업들이 많아서 3대까지 갈 것 없이 당대에 망하는 부자들도 많이 보게 된다.

경주에 사는 최부자댁은 12대동안 만석군의 재산을 유지하고 9대를 이어서 진사 벼슬을 한 이름난 부자인데 ‘부자가 3대를 넘기지 못한다는 통상적인 관념을 깨고 12대를 부자로 내려올 수 있었던 것은 4백년 전통의 가훈을 지켰기 때문이라 한다.

최부자댁의 가훈은 과거를 보되 벼슬은 진사 이상은 하지 말것, 재산은 만 석 이상은 늘리지 말 것, 집에 찾아오는 과객은 후하게 대접할 것, 사방 백리안에 굶어서 죽는 사람이 없도록 할 것 등이다.

진사 이상의 벼슬을 하지 말라고 한것은 재산을 지키기 위한 처세이다. 즉 진사를 하면 양반 반렬에 들어서니까 괜히 그 이상 높은 벼슬을 해서 자칫하면 정변에 휘말려 패가망신 할 것을 미리 예방하자는 것이다.

재산이 만석이면 부러울 것 없는 부자이니 더 이상 욕심을 부린다면 과욕이 재난을 초래할 수도 있으니 만석 이상은 사회에 환원해서 불쌍한 사람들을 돕게 하는 것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우리의 속담처럼 다른 사람이 잘 되는 것은 부러워하고 시기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지만 최부자댁은 재산이 늘어나면 사회에 환원을 시키니까 모두들 최부자댁이 더욱 부자가 되기를 바라고 기원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최부자댁에서는 일년이면 쌀 3천석이 들어왔는데 1천석은 자기네 식구의 생활비에 쓰고 1천석은 집에 찾아오는 과객들의 접대비에 썼으며 1천석은 불쌍한 사람들을 돕는데 썼다고 한다. 이러한 가훈과 생활철학을 대대로 이어받아 실천했으니 12대를 부자로 내려와 일제시대에 독립운동 자금까지 지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얼마 전 핸드폰 배터리가 고장이 나서 S전자 서비스센터에 들렸는데 직원들이 너무나 친절하게 잘 해 주어서 그 곳에 앉아있는 약 20분동안이 편안한 마음이었고 며칠 후에는 ‘지난번에 오신 이후로 이상이 없느냐?’고 전화까지 친철하게 해 주었다.

잠깐 동안의 체험이었지만 ‘S전자가 국내 제일의 기업임은 물론 세계적인 기업으로까지 성장할 수 있는 힘이 바로 저것이었구나’하는 생각을 하였다.

우리 지역에도 많은 기업이 있고 관광지마다 식당도 많다. 그런데 식당에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저렇게 해서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 저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식당을 경영하는 것일까?, 그냥 해 보는 것일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서비스가 엉망이고 불친절함을 접하게 된다. 식당뿐만 아니라 조그만 수퍼에 물건을 사러가면 주인은 TV나 보고 앉아서 “거기 있으니 가져 가시오”하는 식이다.

흔히들 소비자는 왕이라고 한다. 손님이 없이 장사를 못해먹겠다고 푸념들만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손님을 왕처럼 모시고 최대한 서비스를 잘해서 그 손님이 다시 찾아오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은 경쟁의 시대이다. 많은 기업체들, 많은 건설업체들, 많은 식당들……

그 많은 업체들이 모두 잘 되고 모두 부자가 될 수는 없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이기는 자만이 부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큰 부자는 하늘이 내리고 작은 부자는 부지런이 만든다’는 말이 있지만 부자가 되는 길은 자기 자신에게 달려있다고 본다.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중요하다.

필자는 일생동안 공직생활을 했기에 돈을 버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우리 고장에 있는 수많은 업체들이 경영 혁신을 통해서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받는 업체가 되어 돈을 많이 벌어서 부자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우리 고장에 있는 식당들이 서비스를 잘 하여 한번 온 손님은 다시 또 찾아오게 만들고 우리 고장의 인심따라 맛따라 관광객들이 전국에서 구름처럼 밀려올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해 본다.
 

입력 : 2005년 07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