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동시이야기] 엄마가 돌아오셨다
[융합동시이야기] 엄마가 돌아오셨다
  • 광양뉴스
  • 승인 2020.10.30 16:01
  • 호수 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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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행신 작가

엄마가 돌아오셨다

엄마가 돌아오셨다

참 멀리 멀리 가셨던

엄마가 돌아오셨다

“무겁지 않겠니?”

“아니, 괜찮아요!”

체험학습 가는 날이라고

김밥 얼음물통 음료수 과자 등등

잔뜩 넣어주셨다

체험학습 가방이

오랜만에 빵빵해졌다

‘이까짓 게 뭐가 무겁다고!’

‘엄마가 돌아오셨는데 뭐!’

<초등학교 과학 4-1 4단원‘물체의 무게’>

 

*원족이 뭐예요?

엄마가 싸 주신 김밥과 음료수, 과자를 가방에 챙겨 넣고 짊어졌어요.

“우리 손주, 원족 가는구먼? 잘 놀다 오너라!”

“원족? 원족? 할머니 원족이 뭐예요?”

“원족이 뭐긴 뭐야 소풍이지!”

“소풍요?”

나는 모두 처음 들어본 말이었어요. 그래서 할머니께 여쭈어 보았어요.

“소풍은 바람을 쏘인다는 뜻이란다. 그러니까 학교를 벗어나 봄철이나 가을철에 산이나 들·공원·역사적 유적지 등을 찾아서 여러 가지 재미있는 놀이로 하루를 보내고 오는 것을 말한단다.”

소풍은 우리나라가 서양 문물을 받아드릴 당시 새로운 신식 학교가 생기면서 나타난 학교생활 모습이지요.

날마다 책방을 메고 다니는 학교를 벗어나 자연 관찰이나 감상, 역사·문화 유적이나 시설 등을 견학하는 야외학습이었어요.

당시에는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곳을 찾아 걸어서 가야하기 때문에 원족이라고도 했지요.

소풍은 그냥 놀러가는 것이 아니었어요. 이것도 소중한 야외학습이었으니까요.

반 친구들과 오손도손 정겨운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정을 쌓기도 했지요.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반별 노래자랑이나 장기자랑, 수건돌리기, 닭싸움, 씨름, 보물찾기, 공놀이 등 재미있는 놀이로 체력도 기르고 꿈과 끼를 선보이며 신나게 놀았지요.

가장 인기가 있었던 것은 장기자랑과 보물찾기였답니다. 평소에 드러낼 수 없어 감추어 두었던 다양한 재능을 한껏 펼쳐보이곤 했으니까요.

보물찾기는 1970년대 말까지 소풍의 꽃이었지요.

선생님들께서 준비한 쪽지를 학생들 몰래 여기저기 숨겨 놓은 것을 찾아내는 놀이인데요, 보물을 찾으면 연필이나 공책과 같은 선물을 받을 수 있었으니까요.

쪽지에 궁둥이로 이름쓰기, 노래하며 춤추기 등이라고 써 놓은 것을 찾으면, 반 친구들 앞에서 그런 활동을 펼쳐보여야만 했어요. 가끔 실행하기 어려운 쪽지 내용을 보고 부끄러워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또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지요.

“아하, 그러니까 체험학습을 말하는 거군요?”

요즘 체험학습은 예전의 소풍과 많이 달라졌어요.

체험학습은 학교에서 학습할 수 없는 내용을 교외로 이끌어 사회생활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경험하고 학습하는 기회를 갖게 하는 방법이지요.

도시에서 농촌으로 찾아다니는 현장 체험학습도 있어요.

도시생활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것은 체험학습을 통해 경험하게 되었으며, 이는 2005년 주5일 수업이 시작된 후 더 다양한 활동으로 늘어났지요.

갯벌 탐사를 비롯해 별자리 관찰, 해병대 체험, 배낭학교, 귀족체험 등 체험학습의 종류도 한층 다양해져 어느 때고 맘껏 즐길 수 있게 되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