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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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양뉴스
  • 승인 2021.01.29 17:19
  • 호수 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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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북구
(재)나주시 천연염색문화재단
운영국장

광양에서 고춧가루 서말의 쓰임새

 

중국에는 라메이즈(辣妹子, Lameizi)라는 호칭이 있다.

라메이즈는 매운(辣) 아가씨(妹子)라는 뜻으로 중국 후난성(湖南省), 쓰촨성(四川省) 및 충칭시(重庆市)의 젊은 여성을 가리키는 말이다. 때로는 도시의 젊고 아름다운 여성을 지칭하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후난성(湖南省) 아가씨를 지칭할 때 많이 사용된다.

라메이즈는 매운 음식을 좋아하며, 아름답고, 독립적이면서 대담한 성격이 특징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일하는 것이 빈틈없고 매우 야무지다’라는 뜻으로‘손이 맵다’라는 말을 쓰는데, 중국에서는 라메이즈라고 부른다.

주로 후난성(湖南省) 아가씨들을 라메이즈라고 부르는 것은 이곳이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도시라는 점과도 관련이 있다.

중국에서는 매운 음식의 3대 도시로 후난(湖南), 쓰촨(四川), 충칭(重庆)를 꼽는다.

이들 도시에는 라메이즈(Lameizi)라는 이름을 가진 식품업체, 레스토랑, 브랜드가 많다. 대표적인 것에는 후난성에 있는 라메이즈 식품회사(辣妹子食品股份有限公司, Lameizi Foods Co., Ltd.)와 충칭시에 있는 충칭 푸링 라메이즈 그룹(Chongqing Fuling Lameizi Group Co., Ltd.)이다.

라메이즈 식품회사는 1998년에 설립된 회사로 주로 고춧가루 조미료 등 고추 제품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직원이 1000명 이상 된다.

중국 후난성에서 라메이즈(매운 아가씨, Spicy Girl)는 지역 젊은 여성들의 아름답고 야무진 이미지와 매운 음식의 생산과 연계되어 생산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중국에는 라메이즈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광양사람 고춧가루 서말 먹고 뻘 속 30리를 기어간다”라는 속담이 있다.

광양사람들의 근성과 야무짐을 나타낸 말로 광양의 조상들이 남겨 놓은 유산인데, 라메이즈와는 달리 아직 쓰임새를 제대로 차지 못하고 있다.

고춧가루는 한국 음식에서 매우 비중 높은 조미료인데, 광양의‘고춧가루 서말’과 같은 핵심어를 유산으로 가진 지역은 거의 없다.

더욱이 광양 음식에는 배초향(방앗잎), 제피(초피나무 열매), 계피, 생강, 파, 마늘 등의 허브와 스파이시(spicy)가 많이 사용되는 특징이 있다.

‘고춧가루 서말’을 광양 특산 허브 음식개발, 스토리텔링 및 마케팅에 활용하기에 매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고춧가루 서말’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매운 음식과 연계해서 사용하기에도 좋은 유산이다.‘광양 고춧가루 서말 닭볶음’처럼 식당이나 음식의 브랜드에 활용하기에도 좋다.‘고춧가루 서말’이라는 상호나 브랜드를 사용하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도 기억에 남게 할 수가 있다.

왜?‘고춧가루 서말’인가에 대해“광양사람 고춧가루 서말 먹고 뻘 속 30리를 기어간다”라는 속담을 들어 설명하면 광양 음식의 차별성을 강조할 수 있다. 인물에 대비하면 광양사람들의 근성과 야무짐을 표현하고, 광양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표현 할 수가 있다.

짧게 생각해보아도 광양에서‘고춧가루 서말’은 이처럼 쓰임새가 많은데, 구술을 꾀지 못하고 있다.

광양시농업기술센터 등에서 앞장서서 값진 유산의 쓰임새를 높이고, 광양에 도움이 되도록 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