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 고혈압이 뇌혈관에 끼치는 영향
의학칼럼 - 고혈압이 뇌혈관에 끼치는 영향
  • 광양뉴스
  • 승인 2021.02.1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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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보라
광양서울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우리의 심장은 온몸 구석구석으로 신선한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적당한 압력을 유지하며 쉴 틈 없이 펌프질하고 있습니다. 이 압력을 우리는 혈압이라고 부릅니다. 혈압은 정상 범위(120/80) 안에 있어야 하는데 이보다 높은 상태를 고혈압이라고 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고혈압 환자는 110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우리나라 인구 4명 중 1명이 고혈압 환자인 셈입니다. 그렇다 보니 고혈압을 그냥 나이가 들면 생기는 병, 살이 찌면 생기는 병으로 치부하고 치료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또한 고혈압은 증상이 없고 혈압 측정 전에는 알 수가 없어서 치료를 간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고혈압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신부전, 시력 이상 등 신체의 곳곳에서 합병증이 원인이 되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합니다.

뇌에서 발생하는 고혈압 합병증 대표 질환이 뇌졸중입니다. 고혈압 환자들은 추운 계절이 되면 뇌졸중 증상으로 병원 방문이 증가합니다. 추위가 뇌졸중의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우리 혈관도 탄력이 떨어지고 약해집니다. 또 혈액 속 지질이 혈관 벽에 달라붙어 죽상경화를 일으키면 혈관이 좁아집니다. 약해지고 좁아진 뇌혈관에 높은 압력이 가해지면 파열되기 쉽습니다.

△ 뇌실질내출혈이 발생한 뇌 부위
△ 뇌실질내출혈이 발생한 뇌 부위

 

뇌졸중 중 뇌실질내출혈은 고혈압으로 인해 발생하는 뇌출혈 질환으로 약 40~50%가 고혈압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뇌실질내출혈은 다른 뇌혈관 질환들보다 급속하게 진행되고 전구 증상이 없이 환자가 깨어 있거나 활동 중일 때 발생하는데 출혈의 속도와 정도에 따라 수분에서 수 시간 만에 악화됩니다. 주로 뇌기저핵, 시상, 소뇌 뇌간부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뇌혈관이 파열돼 출혈이 시작되면 산소가 도착해야 할 뇌세포에 산소가 도달하지 못해 괴사하고 혈관에서 나온 혈액이 뇌에 고여 뇌부종을 일으키며, 뇌 손상으로 언어, 운동 장애 등 뇌 기능에 문제가 생기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생명을 잃지 않고 살았더라도 일상으로 복귀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며 후유증도 크게 남는 것이 뇌혈관 질환입니다.

뇌혈관은 손상과 동시에 후유장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손상을 예방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따라서 고혈압이 있는 분이라면 뇌혈관 건강을 위해 꼭 전문의와 함께 치료할 것을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함께 세밀하게 내 몸의 증상 들을 관찰하여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