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 연쇄 산불, 방화냐 실화냐 ‘논란’
백운산 연쇄 산불, 방화냐 실화냐 ‘논란’
  • 김호 기자
  • 승인 2021.04.26 08:30
  • 호수 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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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룡면 동곡리, 12일간 4건 발생
산림청, 방화 의심…市, 실화 무게
방화든 실화든 산불가해자 찾을 것
산림 주변 소각·흡연, 잠정적 방화

최근 옥룡면 동곡리 일원 백운산 줄기 야산에 12일간 4차례의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산림청과 소방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는 가운데 산불지역 주민들의 불안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연이은 산불 원인을 방화로 의심된다는 산림청 발표에 대한 언론보도가 이어지면서 이 같은 불안을 가중시켰다.

더나가 광양시도 최근 산불가해자를 찾는‘산불 신고자 포상금 300만원’현수막을 내걸어, 이번 연쇄 산불을 방화에 의한 것으로 규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취재 결과 광양시는 최근 4건의 산불 중 3건(4월 9일·10일·11일)은 방화가 아닌 실화로 판단하고 있고, 20일 화재는 아직 원인을 찾아내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지난 11일 발생한 산불에 대해 산불방지기술협회에 감식을 의뢰했으며, 그 결과 고의성은 보이지 않았고, 입산자의 실화로 추측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시 관계자는“당초 방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협회에 감식을 의뢰했다”며“감식 결과 지팡이나 고사리 끊었던 흔적 등을 봤을 때 고의는 아닌 것으로 결론냈다”고 말했다.

광양시가 방화피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현상금 300만원 현수막을 내걸고 경찰에도 수사를 의뢰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방화피의자에 대한 현상금이 아니고 산불 낸 사람을 신고할 경우 포상 차원의 포상금 300만원을 내걸었던 것일 뿐”이라며“고의든 실화든 산불 낸 사람을 찾기 위한 것이지 방화와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지난 20일 20시 49분경 광양시 옥룡면 동곡리 산 198-1 인근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해 2시간여 만에 진화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산림당국은 산불진화인력 72명을 신속 투입해 진화를 완료했으며, 피해면적은 0.1ha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올해 광양시에서 발생한 총 4건의 산불 중, 3건이 옥룡면 동곡리 일대에 집중돼 방화가 의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림청 관계자는“사소한 부주의로 인해 발생한 산불이라도 산불 가해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며“산림 인근 주민과 등산객은 입산 시 화기를 사용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광양소방서 관계자는“산불은 입산자 실화와 논·밭두렁 또는 쓰레기 태우기가 주요 원인으로 해마다 소중한 산림이 산불로 소실되고 있다”며“불이 날 거라는 걸 알면서도 산림 주변에서 소각·흡연·취사 행위를 하는 것은 엄연한 잠정적 방화인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9일 오후 12시 25분경, 옥룡면 동곡리 산 103-11번지 일원에서 입산자의 실화로 추정되는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은 2시간여 만에 진화됐지만 임야 1000㎡가 소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또한 10일에도 비슷한 시간대인 오후 12시 33분경, 비슷한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약 1시간 만에 진화됐다.

11일에도 오전 11시 10분경 옥룡면 동곡리 산 110 인근 백운산 6부 능선에서 산불이 발생해 약 6시간 만에 진화됐다.

이날 산불은 등산로가 없는 산 중턱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방화가 의심됐지만 광양시가 전문기관에 감식을 의뢰한 결과 입산자의 실화로 추측된다는 답변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