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산건위, 사고 현장조사…전형적인 인재
시의회 산건위, 사고 현장조사…전형적인 인재
  • 김호 기자
  • 승인 2021.07.12 08:30
  • 호수 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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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 “안일한 대응 안타깝다”
주민들 “우리 말 들어줬더라면”
△ 광양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가 지난 8일 산사태와 사망사고가 발생한 진상면 탄치마을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광양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정민기)가 지난 6일 집중호우로 경사면이 무너져 내리면서 집과 창고 등 4채가 매몰되고 주민 1명이 안타깝게 매몰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진상면 탄치마을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지난 8일 이뤄진 현장조사에는 진수화 시의장을 비롯 정민기 위원장과 박노신·백성호·조현옥·이형선 의원 등이 참석했다.

산건위원들은 사고 현장에서 광양시로부터 사고 경위와 공사 진행상황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현장 조사와 함께 마을회관에서 주민들과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다.

주민들은 공사업자와 광양시가 주민 요구에 귀 기울이고 제대로 들어줬다면 이번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병호 탄치이장은“광양시 답변서를 보니 토사 유출 위험도 적고 공사업자는 각종 조사 요구에 기준에 충족되지 않아 응하지 않았다고 돼있었다”며“이런 답변을 들었을 때 정말 미치도록 화가 났다”고 지적했다.

모인 주민들도 의원들에게“우리 이야기를 좀 더 듣고 반영했다면 예방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고 성토했다.

 

△ 산건위원들이 마을회관에서 주민들로부터 이번 자연재해와 사망사고 원인에 대해 듣고 있다.

백성호 의원은“기반 조성공사를 할 때 좋은 흙은 파서 외부로 반출하고 다른 흙으로 매립을 하다 보니 원지반이 약해진 것 같다”며“결국 집중호우로 고인 물들이 경사면 쪽으로 한꺼번에 쏠린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어“현장을 둘러보고 주민들 이야기를 들어본 결과, 종합적으로 인재로 판단된다”며“결과적으로 주민들이 우려한 부분들이 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안일한 대응이 너무 아쉽다”고 덧붙였다.

박노신 의원은“상식적인 잣대로 봤을 때 옹기종기 모여 사는 곳 바로 위쪽에서 공사를 하고 있다면 주민들이 불안해 할 것은 당연하다”며“공사업자나 관리 감독하는 광양시가 제대로 점검해야 하는데 주민들이 수차례 민원을 제기해도 대응을 안일하게 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광양의 다른 지역도 이와 유사한 곳이 있다”며“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시는 재난관리에 더욱더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민기 위원장은“주민들이 제기한 민원에 대해 제대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 아니냐”며“전형적인 인재라고 봐야 하고, 주민들의 건의를 지나치게 법과 규정을 적용, 소극적인 대응으로 나섰다”고 비판했다. 이어“건의서 답변 내용을 보면 1, 2차는 문제가 있을 것으로 조치를 요구하고 3차 답변은 토사유출 영향이 적을 것으로 판단하는 등 사고가 발생하고 보니 시의 답변에 앞뒤가 안맞는 부분이 많았다”며“장마에 앞서 주민들의 요구에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고 배수부분 등 전반적인 안전점검을 했었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법적인 기준만 고수하는 행정 시스템이 아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