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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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양뉴스
  • 승인 2021.08.20 17:05
  • 호수 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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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북구
(재)나주시 천연염색문화재단
운영국장

지역 출신 문화예술인에 대한 광양의 처세

귀스타브 쿠르베(Gustave Courbet, 1819-1877)는 사실주의 미술의 선구자다. 그는 프랑스 북동부의 도시 브장송(Besançon)에서 남동쪽으로 약 25km 거리에 위치한 오르낭(Ornans) 출신이다.

오르낭은 타마린에 자리한 전통 염전 라 루트 듀 셀(La Route du Sel)에서 생산된 소금의 유통 중심지로 발전한 오래된 도시이다. 도시의 중심에는 루 강이 흐르고, 건너편에는 마을을 내려보다는 거대한 바위가 우뚝 솟아 있다.

웅대한 경치가 펼쳐지는 이 마을에서 태어난 쿠르베는 최초의 모더니즘(Modernist) 사실주의(Realism)의 대표 화가이다.

쿠르베는 어린 시절부터 이 마을에서 자라면서 그림을 그렸다.

그의 그림 중‘오르낭의 매장’은 모더니즘을 구현한 작품으로 스캔들을 일으켰다. 이 그림은 그 때까지 종교화나 신화 그림에만 사용된 큰 화면의 그림을 일상적인 테마에 적용해 당시의 살롱 비평가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오르낭의 매장’은 사실주의 선구자적인 그림이라는 화제와 함께 그의 고향을 알리는데 크게 기여했다.

쿠르베는 생전에 사랑하는 고향을 그렸으며,“지방을 그리려면 그 땅을 알 필요가 있다. 나는 고향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곳을 그리는 것이다. 이 그림 속에 이곳은 우리집, 이것은 루 강, 이것은 이 오르낭의 바위 등등... 나의 그림을 보면 나의 고향을 풍경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오르낭에는 쿠르베가 태어난 곳, 유년 시절을 보냈던 장소에는 갤러리와 박물관이 생겼으며, 쿠르베의 그림을 보고 그림속의 장소를 찾아 오르낭을 방문하는 사람도 많다.

문학과 예술가의 고향은 이처럼 예술과 문학의 배경이 된 사례가 많다. 작가의 고향은 문학과 예술의 배경이 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작가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작가와 작가의 고향은 그만큼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관계이다.

예술가의 작품을 소비하는 사람들은 예술 작품을 통해 작가의 고향을 알게 되고, 작가의 고향에 대한 이미지를 갖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고향을 떠난 작가라 할지라도 고향에 미치는 영향은 크고, 고향을 홍보하는 역할 또한 크다.

그런 점에서 일부 지자체에서는 지역 출신 작가들을‘데이터베이스화’해 고향 소식을 전달하고, 지역의 문화예술에 대한 자문, 강연 요청, 초대전 등 다양한 형태로 유대관계를 맺음과 동시에 홍보대사로 활용하고 있다.

얼마 전에 만난 광양 출신 시인과 화가는 고향을 떠난 지 40년이 넘은 분들이었다.

그분들이 고향을 떠난 지는 오래됐지만 작품에는 여전히 광양이 등장하고, 광양에 대한 애착도 컸다.

그분들은 기회가 되면 광양을 방문하고 싶어 했고, 기회가 되면 고향을 위해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다고 했다.

광양시는 그런 분들이 고향을 위해, 광양의 발전을 위해 활동할 수 있도록 처세를 해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