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은어의 꿈을 위해 걸었다”
“섬진강 은어의 꿈을 위해 걸었다”
  • 광양신문
  • 승인 2006.10.02 15:30
  • 호수 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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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의원, 섬진강 도보순례 대장정 광양에서 마무리
8박9일 일정 대단원 ‘섬진강 어떻게 지킬까’ 광양토론회로

섬진강의 생태를 잘 보전하자는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기 위해 섬진강 도보순례 대장정에 나섰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우원식 의원이 8박9일간의 일정을 광양에서 마무리했다.

지난 10일 섬진강의 발원지인 전북 진안의 데미샘에서 출발한 우원식 의원은 ‘섬진강 은어의 꿈’이라는 주제를 가슴에 단 ‘2005 섬진강 도보순례단’을 이끌고 진안→임실→순창→남원→곡성→구례→하동을 거쳐 9일 만인 지난 18일 광양에 도착했다.

‘섬진강 어떻게 살릴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여는 것으로 이번 섬진강 도보순례 대장정을 마무리하기로 했던 순례단은 이날 태인도에 있는 배알도해수욕장에 토론회 캠프를 차렸다.

순례단은 배알도해수욕장에 미리 나와 기다리고 있던 이성웅 광양시장과 시민단체인 섬진강지키기네트워크, 광양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2시부터 시작된 토론회는 영산강유역환경청, 섬진강지키기네트워크, 광양환경운동연합이 공동으로 주최한 것이다.

박주식 광양환경련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 개회식에서 우원식 의원은 인사말을 빌어 “섬진강 맑은 물이 더욱 깨끗하게 보전되기를 바라는 섬진강 은어들의 꿈을 생각하면서 우리는 두 발로 걸은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550리 길을 걸었다”면서 “이번 순례를 통해 그나마 잘 보존되고 있는 섬진강의 현 위기상태를 구체적으로 파악한 것과 섬진강의 정부 주체인 섬진강환경행정협의회, 영산강유역환경청과 시민단체인 섬진강지키기네트워크, 그리고 주민들 간에 논의 할 수 있는 대화의 틀이 만들어지고 있는 점이 무엇보다 중요한 성과이며 이번 도보순례를 통해 확인된 여러 가지 문제들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섬진강 수계 지역공동체 주민들이 힘을 합쳐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나의 작은 힘이라도 보태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이성웅 시장은 “광양에 오신 것을 크게 환영하며 또한 한 걸음도 쉬지 않고 직접 도보순례를 마친 우의원의 실천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우의원의 이번 실천이 섬진강 수계의 환경관리에 책임이 있는 모든 주체가 더욱 큰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최석봉 섬진강지키기네트워크 상임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은 △정부의 보전대책 및 과제(김승환 영산강유역환경청 유역계획과장 발제) △섬진강 수질보전을 위한 지자체의 역할 및 책무(김민철 남원시청 환경보호과장 발제) △민간단체의 역할과 과제(유재관 지리산생태보전회 사무국장 발제) 등 세 가지 주제의 발제에 대해 3인의 지정토론자(△윤성욱 수자원공사 섬진강댐관리단 시설관리과장 △조현서 여수대 교수 △이상윤 섬진강과지리산사람들 사무국장)가 토론을 벌이는 형식으로 3시간가량 진행됐다.

토론회를 마친 순례단은 데미샘, 섬진강댐, 요천, 보성강, 배알도 등 순례단의 발이 닿았던 곳마다 조금씩 떠온 물을 합쳐 서로의 발을 씻어주는 세족식으로 이번 섬진강 도보순례를 모두 마무리 했다.

한편, 이번 순례에는 우의원의 부인 신경혜씨, 섬진강지키기네트워크 류재관 사무국장, 곡성 꼬마잠자리보존회 박정수 회장, 한국생활자원재활용협회 이재구 회장과 그의 아들인 초등학교 5학년 대호군이 처음부터 끝까지 걸었으며, 신원우 영산강유역환경청청장을 비롯해 모두 60여명이 참여했다. 순례 4일째인 지난 13일에는 신임 이재용 환경부장관이 순례단을 방문, 섬진강의 상태와 주민들의 문제제기에 대한 순례단의 설명을 듣고는 “섬진강의 보존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역할을 다 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순례단은 도보를 마친 저녁에는 지역주민과의 간담회를 통해 섬진강의 지역별 현안들을 구체적으로 기록했다. 순례단의 일지를 보면 3일째 만난 김용택 시인은 “통곡하고 싶다. 섬진강이 눈앞에서 훼손되어가는 현장을 보면서 차라리 이민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두 번 한 게 아니다”라는 심경을 밝혔고, 실상사 주지 도법스님은 “섬진강의 환경은 섬진강만의 문제로 보아서는 안 되며 붕괴되어가는 농업, 농촌, 농민의 문제와 함께 보아야 한다고 요청했다”고 기록돼 있다.
 
입력 : 2005년 07월 21일 13:0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