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현복 시장 불출마 선언, ‘레임덕’ 우려
[기자수첩] 정현복 시장 불출마 선언, ‘레임덕’ 우려
  • 지정운 기자
  • 승인 2021.09.20 08:30
  • 호수 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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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 국장  지정운
선임기자 / 국장 지정운

장기간의 병원 치료 등으로 인해 4개월여 공식석상에서 사라졌던 정현복 시장이 최근 전격적인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남은 임기 동안 ‘레임덕’(lame duck) 우려가 나온다.

레임덕은‘다리를 저는 오리’란 뜻으로, 임기 만료를 앞둔 공직자의 통치력 저하를 기우뚱 기우뚱 걷는 절름발이 오리에 비유한 말이다.

레임덕은 주요 정책과 현안에 대한 신속한 결정을 방해하고 공공조직의 업무 능률을 저하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며 시정 공백 현상까지 초래할 수 있다.

정 시장은 올해 초만 해도 3선 도전을 앞두고 거침이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부동산 이해충돌 논란 등이 불거지며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았고 경찰 수사의 표적이 됐다.

이 과정에서 설상가상으로 업무 중 혼절에 이어 혈액암 진단까지 받으며 정상적인 직무를 수행이 어려워졌고 치료에 전념해야 하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결국 정 시장은 지난 14일 제303회 광양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다음 지방선거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정 시장의 차기 불출마 선언은 지역 정가에서 어느 정도 예상하던 결과였지만 불출마 이유가 무엇보다 건강상의 이유라는 점과 임기 만료까지 9개월 이상 남았다는 점에서 장기간의 시정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져간다.

더욱이 정 시장이 지난 7년여 동안 펼쳐온 사업들 중 여전히 진행 중인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공직내부의 동요와 새로운 시장 후보군으로의‘줄서기’현상 등도 예상되는 점도 시민들의 근심을 키우는 이유다.

이를 우려한 듯 정 시장도 불출마 신상발언에서 “어떠한 정치적 욕심도, 현재의 시장직책에 대해서도 연연하지 않는다”면서도“갑작스런 시장자리의 공백으로 초래될 행정공백과 시정의 흔들림과 무책임을 염려하고 있다”고 심경을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김경호 부시장의 역할도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김 부시장이 지난 1월 부임한 후 무리없이 정 시장의 공백을 최소화해 온 것으로 평가받는다는 점은 다행이다. 다만 그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는 것은 또 다른 부담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아울러 공직자들도 현재 상황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시민만 바라보는 최선의 시정을 펼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에 상당한 적절한 권한 부여도 필수적인 요소다.

특히 시정 견제·감시 기관인 시의회에서도 현재 시급한 광양시정에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필요하고 기타 시민사회와 언론에서도 적극적인 대안 제시 등의 역할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나아가 정 시장도 남은 임기 동안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것보다는 그동안 추진해 온 사업들을 잘 마무리하고 퇴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