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사이를 걷다] 흰 개미집, 롯데월드타워에게 말을 걸다
[도시 사이를 걷다] 흰 개미집, 롯데월드타워에게 말을 걸다
  • 광양뉴스
  • 승인 2021.10.2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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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진건축가(도시공학박사)노성진공간연구소장
노성진
건축가(도시공학박사)
노성진공간연구소장

세계에서 가장 높은 500미터 전망대를 갖게 되며, 한반도에서 제일 높았던 101층(330미터)의 평양‘류경호텔’높이를 넘어 555미터가 됨으로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과 우려의 눈으로 바라보는‘롯데월드타워’.

1889년에 근대산업의 상징으로 등장했던 에펠탑은 높이 301미터이고, 이집트 기자에 있는 대 피라미드는 146미터, 미국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은 443미터이다.

현재 9.11 이후 재건되고 있는 IWTC(세계무역센터)도 541미터인 것을 보면 서울 잠실에 세워진 롯데월드타워는 많은 세계 기록을 바꾸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은 그런 기록들이 흥미위주의 게임처럼 인식하고 지역과 나라의 커다란 상징처럼 자랑스러워하거나 그 도시의 강력한 인상요소로 여겨 왔다.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롯데월드타워는 지금 하늘을 향해 우뚝 서 있다.

호주나 아프리카에서 흔히 발견되고 있는 흰 개미집들이 있다. 흰개미들은 다른 유사종과 비슷하게 땅속이나 죽은 나무속에 집을 짓고 살지만 우리의 사람처럼 지상으로 탑처럼 올려 쌓는 건축기법을 선보이기도 한다.

이것은 인간이 이루어 낸 근대의 초고층 건축 기술의 역사를 수 억 년 앞서 행해왔다고 설명 할 수 있다.

인간은 물리적으로 고작 사무실, 주거 공간, 주차장, 전망대를 올리는데 수만 명의 전문가와 근로자가 투여되고 수만 장의 도면과 스케치, 감리, 감독이 동원된다.

여기에서 재미있는 사실은 시공과정에서 평균 약 30~40%의 설계변경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에너지도 화석연료나 원자력전기가 주로 사용되어지고, 일부 지열 및 태양열, 태양광기술을 접목하지만 기술의 적절성이나 안정감은 여전히 불안하다고 볼 수 있다.

지상으로 올린 개미집은 주로 3미터에서 5미터 높이이지만 9미터 높이도 발견된다.

이것은 개미의 스케일로 환산해 보면 롯데월드타워의 6배 정도가 되며, 에너지는 인간이 그토록 애타게 개발하려고 하는 대체 에너지인 식물섬유를 발효시켜서 수소를 만들어내고 100% 자연통풍시스템을 이용해 실내 낮 평균 온도가 하루에 1도를 넘지 않는다.

찬 공기는 아래구멍으로 더운 공기는 윗구멍으로 빠져나가는 자연 순환 통풍구조로 50도의 더운 날씨를 견디어 낸다.

더군다나 아직 인간에게는 시험단계인 빌딩 내 농·축산 자급시스템도 이들은 실내에서 균류를 기르고 식량으로 이용된다.

참으로 놀라운 능력이 아닐 수 없다. 하늘아래 높이 세계 1등하는 기록들 말고 인간중심 세계에서 자연중심 세계로 바라보는 높은 전망대를 우리는 그리워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