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셋맘(아이 셋)의 ‘온라인 셀러’ 도전기
애셋맘(아이 셋)의 ‘온라인 셀러’ 도전기
  • 광양뉴스
  • 승인 2021.11.05 15:44
  • 호수 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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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팔리네!
첫 번째 고비, 제품 아이템 선정
가족 건강 챙기는, 건강기능식품

“오늘 주문은 몇 개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앱을 켜서 자는 사이 주문이 들어온 게 있는지 확인한다. 쉬는 시간, 쉬는 날 없이 매일 매일 열려 있는 24시간 상점, 나의 온라인 상점을 연 후 매일 시작되는 나의 루틴이다.

스마트폰을 다시 충전시켜 놓고 삼남매들의 등교·등원을 도운 후 커피머신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을 내린다. 그리고 노트북을 켜고 오늘의 업무를 체크한다.

요즘 나의 직업은 온라인셀러이다. 말 그대로 온라인상에 나의 상점을 열고 물건을 파는 일을 하는 것이다. 이미 많은 사람이 하고 있고 심각한 레드오션이라고 하지만 꼭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여서‘맨땅에 헤딩’하는 맘으로 이 길을 걷고 있다.

온라인셀러를 해야겠다 맘먹고 난 후 첫 번째 고비는 아이템 선정이었다. 세상에는 수천 가지 수만 가지의 제품들이 유통되는데 그중에서 나는 무엇을 팔지 정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다. 이미 각자의 분야에서 자리를 잡은 셀러들을 보면 나라는 사람이 정말 알면 알수록 하찮았다.

나는 감각이 없는데…. 나는 얼굴이 예쁘지도 않고 몸매가 좋지도 않고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고 학벌도 좋은 것도 아니고…. 내가 무엇을 팔 수 있는 사람인지, 팔수는 있을는지 모든 것이 안갯속이었다.

그러다 반복 구매가 일어나는 제품, 누구나 찾는 제품을 팔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건강기능식품을 선정했다. 왜냐하면, 내가 매달 수십만 원씩 쓰는 생필품 중의 하나가 바로 우리 가족들의 건강을 챙기는 제품들이었기 때문이다.

아이템을 선정했으니 이제 제품 소싱 숙제가 주어진다. 이미 누구나 알고 누구나 즐겨 찾는 제품들을 팔고 싶지만 나 같은 소규모 1인 초보 온라인셀러에겐 가당치도 않다. 기회가 없다. 모르는 제품을 팔자니 나 자신도 확신이 서지 않고 상품등록을 해도 팔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맘으로 접근을 하면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 다는 걸 뼈저리게 깨달았다.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 무조건 부딪혀보자는 맘으로 검색, 손품팔이로 위탁판매처, 직거래처 등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 스마트스토어 앱에서 주문이 들어온 모습
△ 스마트스토어 앱에서 주문이 들어온 모습

첫 주문 설렘·떨림 아직도 생생

막상 소싱을 시작하니 생각보다 생산자와 공급자를 연결해주는 곳들이 많았다. 셀러오션, 직거래닷컴, 건강산B2B 등 내가 쓰고 싶은 제품을 위주로 업체에 컨택을 하고 견적서를 받았다. 사입해서 판매하는 것이 가장 높은 이윤을 남길 수 있지만, 최소 구매 수량도 만만치 않고 안 팔릴 경우 유통기한도 염려되어 무조건 위탁판매가 가능한 제품으로 선정을 했다.

다 똑같은 제품을 팔기 때문에 가격이 가장 큰 경쟁이었다. 정말 대자본을 이길 수는 없다. (소규모 초보셀러의 한계다) 가장 낮은 가격으로 판매가를 낮춰도 내 스토어에서 상품을 선택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그래서 나는 내가 직접 써보고 직접 사진을 찍어 올리는 방법을 선택했다. 제품 체험단을 꾸려 후기도 모으고 나름 노력이란 것을 차곡차곡 쌓았다.

위탁판매 했을 때 첫 주문은 남편과 동생, 지인들이 물꼬를 터주었다. 스마트스토어는 자가구매를 자동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주소를 다르게 하는 것이 포인트! 긍정적인 리뷰를 달아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기본이다. 리뷰를 쌓고 구매를 쌓으니 누군가의 관심을 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전혀 모르는 타인으로부터의 첫 주문! 신규주문이 들어왔다고 문자와 알림이 발송되는데 처음 봤을 때 그 설렘과 떨림은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은 회사 다닐 때의 월급보다 좀 더 순이익이 나와서 열심히 온라인셀러를 하고 있다. 고객들의 불편사항이나 반품, 교환 업무도 발생하고 무작정 화내는 고객님들을 상대해야 하기도 하지만 그 또한 내 몫이라 생각하고 잘 넘기려고 하고 있다. 위탁판매의 특성상 공급사가 공급을 끊어버리면 바로 매출이 0이 되기 때문에 끊임없이 상품 소싱도 빼놓을 수 없다. 그 또한 온라인셀러의 숙명이기에 그냥 하면 된다.

시작도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결과도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미 포화한 시장이라고 가능성이 없다고들 하지만 나처럼 평범한 사람도 해보니 된다.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나는 모른다. 어느 순간 경쟁업체에 밀리거나 상품공급이 끊겨 매출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럼 그때 가서 또 다른 분야를 도전하면 된다. 도전한다고 다 성공하는 것도 아니지만 이 온라인셀러 모험이 가능성을 맛보게 해줬기 때문이다.

 

△ 나의 24시간 열려 있는 온라인 가게
△ 나의 24시간 열려 있는 온라인 가게

스트레스보다 만족도가 더 높아

아이 셋을 키우며 회사생활을 했을 때보다 시간적 여유는 더 많이 생기고 하고 싶은 일을 하니 스트레스보다 만족도가 더 높다. 정해진 시간 안에서 무조건 해야 하는 일들이 있지만,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기에도 좋다.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취미생활도 할 수 있다. 이래서 다들 디지털노마드(인터넷과 업무에 필요한 각종 기기, 작업 공간만 있으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유목민)를 하려고 하나 보다. 물론 100% 디지털노마드는 아니지만, 직장생활보다는 훨씬 시간 활용이 자유롭다. 그래서 지금의 생활이 아주 만족스럽다.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 중 나도 해볼까? 라는 생각이 든다면 지금 당장 시작해보시길 권한다. 온라인셀러에 대한 정보는 유튜브, 블로그, 인스타그램, 책 등에 차고 넘친다. 위탁판매는 재고에 대한 부담도 덜 하기 때문에 이 분야를 먼저 추천해 드려본다.

이혜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