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사회변동 속, 교육 성찰 절실하다
급격한 사회변동 속, 교육 성찰 절실하다
  • 광양뉴스
  • 승인 2021.11.12 16:33
  • 호수 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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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섭
전 광양여중 교장 / 교육칼럼니스트
김광섭전 광양여중 교장 / 교육칼럼니스트
김광섭

이번 달 18일은 매년 대한민국에 찾아오는 수능시험일이다. 시험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 학생을 가르친 선생님들, 그리고 교육당국자 모두에게 긴장감이 가득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하여 가뜩이나 위축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시험은 더 많은 스트레스를 주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으나 코로나19는 수년 간에 걸쳐 일어날 사회변동을 불과 2년여 만에 이끌어내었다.

그 결과 이 같은 변동에 적응하지 못한 조직이나 개체는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지만 각자 겪는 아픔을 다 이해하여 줄 상대도 충분하지 않다.

모두가 상처투성이고 온전한 곳이 없이 방향감각을 상실하여 희망마저 포기한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최근 발표자료에 의하면 2025년까지 단순노무, 서비스직 등 노동수요가 21만개 감소할 것이라는 고용전망 보고서가 나왔다.

실제로 이러한 고용충격은 비대면 근로전환이 어려운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에서 가장 많이 감소하였다.

교육 수준별로는 고졸 이하에서 임시직의 고용충격이 컸다. 문제는 이러한 경향이 단시일 내에 개선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경기회복기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노동수요에 맞춰 노동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취업교육 등 교육체제가 유연하게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 교육체제는 실업고교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단선형 교육 체제로 교육내용을 이수시킨 후 그대로 졸업시켜 사회로 내보내고 있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졸업 이후 학생 자신의 책임하에 노동시장 또는 진학시장에 진입하여 구직활동을 전개한다.

그러다 보니 학교를 졸업하여도 갈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 현대 고도 산업사회의 주문생산 모델에 대응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우리나라 학교는 학교가 선발권을 가짐으로써 예비학교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종속되는 일방적 의존관계가 형성된다.

소위 일류대에 들어가기 위해 입시학원이 작동하는 원리이다. 교육을 삶의 큰 틀에서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아직도 명문대 진학중심의 입시교육에만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미국 등 단선형 교육체제에서는 생태적 약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학생진로지도 체제를 발전시켜 인력수급의 양측간 단절을 이어주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비롯한 소프트웨어 분야 개발자 인력부족 현상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자체 교육과정을 늘리고 있다.

기업들은 인재를 뽑아도 1~2년은 재교육을 해야 할 판이다. 그만큼 우리의 대학교육 체제는 스스로 상호의존을 통해 균형을 회복하는 힘이 없기 때문이다.

각 교육조직들은 외부적 권위에 의한 조정이 없으면 제각기 따로 움직여 교육체제 스스로 균형을 지향하지 못한다.

이 같은 기업과 대학의 단절은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초래하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교육문제의 실상이다.

오늘날의 급격한 기술의 변화는 대학을 위기로 내몰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저출생으로 인한 학생수의 감소는 이를 더욱 가속화하는 가운데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대학들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서울대, KAIST는 외부 IT개발자를 교수로 임용하여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서울대는 학과 간 벽을 허물어 전기·정보, 기계항공, 원자핵, 재료, 컴퓨터, 화학생물 등 공과대학 6개 학부와 물리천문, 화학 등 자연과학대학 2개 학부가 공동으로 참여하여 차세대 반도체 전문인력을 양성하게 된 것은 매우 파격적 혁신사례로 기록 될 것이다.

IT분야는 학벌이나 학점, 성별같은 배경이 아닌 실력을 중심으로 평가받는 곳이다.

미래를 보며 도전을 하고 싶은 학생들은 더 넓은 세상을 그리면서 자신의 길을 꿋꿋이 가는 젊은이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자신의 실력을 온전히 발휘하는 기회가 되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