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문화칼럼
  • 광양뉴스
  • 승인 2021.11.26 17:25
  • 호수 9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북구
(재)나주시 천연염색문화재단
운영국장

광양 공예문화가 흥하려면

최근 전남 22개 시군의 공방 현황을 조사했다. 전남공예창작지원센터 운영 책임자로서 전남의 공예활성화를 위한 자료 확보를 위해 조사한 결과, 광양의 공예는 종류, 공방과 공예의 수가 빈약해 척박(瘠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예는 실용적인 물건에 장식적인 가치를 부가함으로써 그 가치를 높이 미술로 지역 문화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지역에서 공예가 흥하면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공예처럼 접근성이 높은 예술은 지역민들의 문화생활을 풍부하게 한다. 사람은 육체와 정신 건강이 균형을 이룰 때 삶의 보람정도가 크다는 점에서 육체를 튼튼하게 하는 먹거리 못지않게 정신을 살찌우게 하는 문화 환경 조성은 중요하다.

문화 중 공예는 감상과 참여에 의한 창의력 함양과 결과물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접근성이 좋다. 공예문화가 발달된 지역과 도시는 품격과 지역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고, 고부가가치 문화예술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지역 입주가 늘어난다.

공예문화가 갖는 이러한 힘을 이용하고자 하는 지자체는 늘어나고 있으나 광양의 공예는 척박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뚜렷하지가 않다.

광양에는 무형문화재인 장도장과 궁시장이 있다. 전남의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공예 수를 22개 시군에 대비해 보면 광양은 평균 이상으로 많다. 전통 공예는 결코 척박하지가 않는데, 현재가 문제이다.

광양 공예가 척박하게 된 데는 공예생태계를 제대로 조성하지 못한 것이 큰 원인이다.

공예생태계는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면서 원심력을 갖고 성장한다. 수요가 없으면 공급자인 공예인의 설자리가 없어지고, 수요가 많아도 지역의 공예인이 없다면 그 수요를 키울 수가 없다.

그런 측면에서 광양의 공예수요를 살펴보면 결코 적다고 할 수가 없다. 각급 학교에서 교육 수요, 문화도시조성사업 등의 사업 추진에 의한 수요 등 예산이 편성된 수요가 있다. 광양목재문화체험장의 DIY 목공 체험이 인기를 끌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수요는 분명 존재한다.

문제는 공급의 질과 양이다. 전남의 공방 현황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공방의 종류와 수가 매우 빈약하다.

공방의 수가 적은 것은 각 분의 공예인의 부재, 창업이 어려운 환경 등 요인은 많으나 이것들은 광양의 공예문화를 풍요롭게 하겠다는 광양시의 의지만 있었어도 도시재생산업, 문화도시조성사업 등의 수행 과정에서 해결할 수 있었던 것들이다.

더욱이 광양목재문화체험장과 같은 공공성을 띠는 곳에서는 전문 공예인의 양성과 적극적인 체험객 유치에 의해 공방을 육성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즉 체험객을 유치 후 양성된 공예인을 강사로 활용하여 경험을 쌓게 한 후 공방 창업을 유도할 수 있다.

그 다음 공방의 초기 경영을 돕기 위해 강사로 활용 및 초보적인 체험을 통해 공예에 매력을 느끼고 더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은 공방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면 공방이 쉽게 정착할 수가 있다. 시와 교육청 차원에서도 공방이 창업 후 활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 공간을 마련해 주면 공급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

결과적으로 광양의 공예 생태계가 잘 조성되고 부흥하려면 제대로 된 설계, 수요 개척과 공급 방안 강구, 각 사업의 연계와 조정할 수 있는 종합적인 추진력과 실행을 갖춘 의지와 행정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