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칼럼] 소통의 연료, 이익
[소통칼럼] 소통의 연료, 이익
  • 광양뉴스
  • 승인 2021.12.03 17:28
  • 호수 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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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작가
‘소통을 잘해야 천하를 품는다’저자

사람은 자기에게 이익이 있으면 무슨 일이든 하려는 욕구가 있다. 중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재상으로 손꼽는 관자는 천하를 다투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사람을 얻어야 한다고 말을 했는데 천하를 품으려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해서 자기를 지지하는 사람을 끌어모아야 한다. 아무리 기후적으로 자기에게 유리하고 지리적으로 상대보다 좋은 여건에 있다고 해도 사람들이 서로 반목하면 이길 수 없다.

천하를 품으려면 본의 아니게 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천하를 얻으려면 다른 사람에게 이익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재원이 많아야 한다. 그런데 이익에 대한 사람들의 관점은 다양하다. 즉 사람의 관점에 따라 어떤 사람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는 손해인 경우도 있다.

같은 조건에 처해 있어도 각각의 지위와 역할에 따라 이익의 체감도는 다르다. 그러므로 이익을 산정할 때는 특히 손해를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익이라는 가면 뒤에는 늘 손해라는 진면목이 숨겨 있기 때문이다. 명나라의 문인 홍자성은 채근담에서 이로운 일이 있으면 해로운 일도 있다고 말했다.

이익을 얻으려고 혈안이 되다 보면 편향적인 심리로 인해 자기가 손해를 입게 되는 경우를 등한시하게 되므로 늘 이익이 따르면 그 이익이 합당한 것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노자는 도덕경 36장에서 장차 접고 싶으면 반드시 펼쳐주어야 하고, 장차 약해지고 싶으면 반드시 강해져야 하며, 장차 폐지하고 싶으면 반드시 흥해져야 하고, 장차 빼앗고 싶으면 반드시 나눠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유야 어떻든 상대방에게 이익을 주면 반드시 자기에게 이익이 돌아온다. 그러므로 천하를 품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이익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이익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돈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돈을 주고, 빵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빵을 주며, 권력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권력을 주고, 정보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정보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자신이 가진 것이 빈약하면 상대방에 줄 수 있는 이익 또한 빈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이익을 취하려고 하다가 자칫 사람을 잃는 우를 범할 수 있으므로 이익과 사람이 충돌할 때에는 이익을 포기하고 사람을 취하는 것이 좋다. 이익이 본질이 아니라 사람이 본질이다.

염량세태(炎凉世態)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뜨거웠다가 차가워지는 세태를 이르는 말로 권세가 있을 때에는 아첨하여 순종하고 권세가 없으면 푸대접을 하거나 냉정하게 대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사람들은 인품이 나빠도 권력이 있거나 돈이 많은 사람의 주변에 몰리게 마련이다. 인품이 아무리 좋아도 돈이 없거나 권력이 없으면 주변의 사람들이 모두 떠나게 된다. 특히 자본주의에서는 기본적으로 자본이 있어야 한다.

주역에 남의 것을 빼앗지 않고 오히려 이익 되게 하면 비난을 면하고 올바른 정신을 가지고 생활한다면 행복한 삶을 살 것이며, 다른 사람들에게 찬사를 들을 것이라는 말이 있다. 대부분 이해 출동과 갈등은 남의 것을 빼앗을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것을 소유하고 지키려는 본능이 있다. 그래서 남이 자기가 허락하지 않았는데 자기의 것을 가져갔을 경우에는 태도를 달리한다. 더군다나 그런 사람의 것을 강압적인 힘에 의해서 빼앗는다면 언젠가 반드시 보복이나 응징을 당할 것이다. 그러므로 타인의 물건에 허락 없이 손대지 말아야 하고 이익을 빼앗지 말아야 한다.

사람은 자기 부모의 죽음에 대한 기억보다는 자기가 남에게 빼앗긴 돈에 대한 기억을 오래도록 간직한다. 그러므로 앞서 말했듯이 천하를 품을 요량이면 상대방에게 이익을 주어야 한다. 또 이익을 받지 않으려는 사람에게 억지로 이익을 권유하는 것 또한 옳지 않다.

소통 할 때 상대방에게 주어야 하는 가장 좋은 이익은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것이고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이다.

단순히 물질적인 이익을 주는 것으로는 관계를 지속시킬 수 없다. 아울러 반복적으로 상대방이 나르시시즘을 느낄 수 있도록 칭찬이나 배려 등 무형의 이익을 주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