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가뭄 속 '찔끔 단비'에도 두꺼비 산란 이동 시작
겨울 가뭄 속 '찔끔 단비'에도 두꺼비 산란 이동 시작
  • 김호 기자
  • 승인 2022.03.0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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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만녹색연합, 진상 비촌마을 찾아
8년째 두꺼비 로드킬 개선 활동
두꺼비 이동돕기(광양만녹색연합 제공)

겨울 가뭄이 지속되는 가운데 적은 양이지만 봄비가 내린 3월 첫날, 전남 광양지역에서 두꺼비들의 산란 이동이 포착됐다.

2일 광양만녹색연합에 따르면 최근 기후위기의 영향으로 순천, 광양, 여수 및 전남지역의 겨울 가뭄이 심각하다. 

2022년 1월과 2월 순천, 여수, 광양은 0.3mm의 강수량을 보이며 심각한 봄 가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3월1일 전남 동부권은 이른 아침 6.9mm 누적 강우량이 관측됐고, 이날 광양시 진상면 비촌마을 앞 비평 저수지와 순천시 업동저수지에서 두꺼비 산란이 시작됐다.

이날 광양만녹색연합 회원과 지역 주민들은 비촌마을 앞 비평저수지를 찾아와 암컷 두꺼비 17마리와 수컷 두꺼비 94마리 총 111마리의 성체 두꺼비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

성체 두꺼비들은 앞으로 한 달가량 비 오는 날이나 습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밤에 산란지나 서식지로 이동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양서류는 자연생태계 먹이사슬의 중간자적 위치를 차지하는 분류군으로서 생태계의 건강성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요소다.

하지만, 인간 활동에 따른 도로 건설이나 택지개발, 개간 등으로 양서류 및 두꺼비의 서식지가 크게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며, 로드킬(road kill) 또한 두꺼비 개체군 보호와 유지에 커다란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광양만녹색연합은 2015년 3월부터 섬진강 일대의 861번 지방도를 중심으로 51개의 소류지와 논습지를 찾아 두꺼비의 산란유무와 서식지 보호 및 로드킬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2016년 총 113마리 포획이동을 시작으로, 2021년 1832마리 개체를 보호하며 산란이동을 도왔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개체들이 도로를 건너다가 로드킬로 생명을 잃고 있다.

2022년 2월 광양만녹색연합 조사에 따르면, 광양지역 51개 소류지 중, 13곳 산란지 중 2개의 두꺼비 산란지가 토지이용계획 변경이나 개발행위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박수완 광양만녹색연합 사무국장은 “생물종다양성 보호와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지금까지 인간 중심의 편리함과 효율성만을 앞세운 개발행위를 반성해야 한다"며 "사람과 야생동물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