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이웃에게, 포근함 전하는 ‘한땀봉사단’
소외된 이웃에게, 포근함 전하는 ‘한땀봉사단’
  • 지정운 기자
  • 승인 2022.04.25 08:30
  • 호수 9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주 화요일 바느질로, 옷가지 제작
20여년전 시작…회원 11명 활동

 

지난 19일 오후 2시, 중마동 커뮤니티센터 7층에 마련된 ‘자원봉사 나눔터’ 문을 열었다.

네다섯 평 정도로 보이는 공간에서 마스크를 쓴 7명의 중장년 여성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저마다 바쁘게 손을 놀리고 있다.

한 여성은 ‘드르르 드르륵’ 미싱을 돌리며 천에 바느질을 하고 있고, 또 다른 여성은 큰 천 위에 하얀 본을 놓고 테두리를 따라 큰 가위로 천을 ‘쓰~윽 쓰윽’ 잘라내고 있다.

이들은 매주 화요일 이곳에 정기적으로 모여 옷을 만들어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주는 일을 한다. 11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이 단체는 ‘한땀봉사단’(회장 김정순)이란 이름을 갖고 있다.

 

한땀봉사단은 지난 2001년 광양문화센터에서 만난 여성들이 지역사회 봉사를 위해 결성한 조직이다. 이들은 지역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을 찾던 중 고령 노인들을 위해 ‘수의’를 만들기로 결정하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처음에는 어떻게 만드는지 방법을 몰라 수의를 한 벌 구입해 부위별로 조각조각 뜯어 분해하며 옷을 만들었다.

그동안 수의가 필요한 저소득 노인을 선정해 100여벌의 수의를 제작해 드렸으나 시간이 흘러 선정 대상을 찾기가 어려워졌고, 이제는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턱받이나 무릎담요, 덮개, 앞치마, 시장 가방, 마스크 등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이들의 의류제품 봉사활동은 여러 매스컴을 통해 외부에도 알려졌고, 특히 수의를 제작할 때는 멀리 나주의 봉사단체에서 도움을 요청해 이틀씩 출장 봉사를 통해 노하우를 전수해 주기도 했다.

 

올해에는 저소득층을 위한 수면바지를 제작하고 다문화가정에게 미싱작업에 대한 교육을 진행 중이다.

수면바지를 만드는 과정을 살펴보니 먼저 바지 패턴을 천위에 펼치고 가위로 재단을 하면, 이를 미싱 담당 회원이 가져가 꿰매는 역할을 한다. 이후 허리에 고무줄을 넣는 작업 등 역할을 분담해 진행한다. 이렇게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만드는 수면바지는 하루 약 20벌 정도다.

봉사단은 화요일 오전 10시에 나와 오후 4시까지 옷을 제작한다. 일주에 하루만 옷을 만들다보니 잠시도 쉴 시간이 없다. 장시간 고개를 숙이고 바느질과 가위질에 집중하다보면 얼굴도 붓고, 목도 아프고 몸이 고달프다.

하지만 옷을 받아들고 즐거워할 분들의 환한 모습을 생각하며 즐겁게 일하고 있다.

김정순 회장은 “우리가 가진 재능으로 소외된 이웃들에게 따듯한 정을 나누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며 “같은 취미를 가진 회원들이 한마음으로 사랑을 실천하기에 항상 기쁨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봉사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아쉬움도 있다. 자원봉사를 위한 재료비는 광양시 등에서 지원해 주지만 고가의 미싱을 구입하거나 수리할 때는 회원들이 고스란히 부담을 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현재 13대의 미싱이 있으며 대당 가격은 20만원 정도이고 비싼 것은 45만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