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밟아도 다시 피는 민들레처럼'...4전 5기 노관규, 순천시장 당선
'밟아도 다시 피는 민들레처럼'...4전 5기 노관규, 순천시장 당선
  • 지정운 기자
  • 승인 2022.06.02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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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장 사임하고 국회의원 출마해 고배
10여년 지역 정치의 '풍운아'로 모진세월
수차례 국회의원 도전 줄줄이 낙선
20대 총선서 민주당 전략공천에 눈물
8회 지선서도 경선 배제된 후 기사회생
꽃목걸이를 건 노관규 순천시장 당선인(노 캠프 제공)

 

“민심을 정치가 이기지 못했다.” ‘밟아도 다시 피어나는 민들레의 희망’을 이야기한 노관규 무소속 순천시장 후보가 6·1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며 화려하게 재기했다.

노관규 후보는 2일 오전 개표방송에서 당선이 확실해지자 선거 사무실을 방문해 기다리던 지지자들과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불공정으로 얼룩진 이번선거를 공정으로 바로 세우고 싶었다”며 “순천의 정치를 화합과 상생의 정치로 변화를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생태수도를 완성하여 일류순천으로 재도약하는 기틀을 놓겠다”며 “지방소멸을 넘어 전남메가시티의 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저의 모든 경험과 열정을 다하고, 남은 생을 다해 보답하겠습다”고 고개를 숙였다.

노 당선인이 10여년 정치 야인으로 남아있다 다시 부활하는 순간이었다.

10여년 정치 야인, 노관규는 누구?

전남 장흥군 유치면 출신의 노 당선인은 순천 매산고(27회)를 졸업하고 구로공단 노동자로 일하다 9급 공무원을 거쳐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사법연수원 24기)가 된 후 한보그룹 정태수 비자금 사건, YS 아들 김현철 비리사건 등을 수사해 이름을 알렸다.

새천년민주당에 들어간 그는 16·17대 총선에서 연속 낙선한 후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순천시장에 당선됐다. 2010년 제5회 민주당내 경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조보훈 후보에 밀려 탈당 후 무소속 후보로 순천시장 선거에 출마하여 당선됐다.

시장 재임 중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유치 및 진행에 노력했고, 그가 추진한 순천만국가정원이 조충훈 시장 재임 중 개장해 순천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이후 지역구의 서갑원 국회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국회의원직을 상실하며 재보궐선거가 확정됐고, 순천만정원박람회를 1년 앞둔 상황에서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시장직을 사임했다.

그는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김선동 통합진보당 후보에게 밀려 낙선하며 기나긴 정치 야인의 길을 걸어야 했다.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같은 당 소속의 김광진 후보에게 경선 승리 후 출마했으나 ‘박근혜의 입’으로 불리던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에게 패해 낙선했다.

특히 지난 2020년 총선을 준비하던 중 중앙정치권의 개리맨더링(선거구 쪼개기)으로 순천 분구가 무산된 데 이어 당 지도부에서 영입한 소병철 현 국회의원이 전략공천으로 내려오면서 노 당선인은 경선도 치르지 못한 채 눈물을 흘리며 민주당을 탈당했다.

하지만 호남 전역에 몰아친 민주당 바람에 큰 격차로 패하며 후일을 기약했다.

이 과정에서 노 당선인은 장남이 난치병으로 투병하고, 아내 역시 아프면서 고난의 시기를 가져야 했다. 게다가 모친상까지 치러야 했다.

그는 지난 2021년 차기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이재명 경기지사를 지지하며 열린캠프 활동으로 올해 민주당에 복당했고,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순천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시장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순천시장 임기 중 중도사퇴한 전력을 들어 전남도당이 컷오프했고, 이에 반발해 중앙당에 재심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이후 민주당의 공천 과정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커져만 가면서 민주당 공천을 받은 오하근 후보를 누르고 당선 꽃다발을 받게 됐다.

노 후보는 선거 과정에서 “과거 탈당과 중도사퇴 등 그동안 정치적 미숙함에 대해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며 “시민 여러분께 마지막으로 호소하는 마음으로 출마를 결심했다. 누가 더 순천을 위해 일을 잘할 사람인지 판단해 달라”고 표심에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