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귀농의 최종 목표는 찾아오는 농업 실현입니다”
“제 귀농의 최종 목표는 찾아오는 농업 실현입니다”
  • 김호 기자
  • 승인 2022.08.12 17:42
  • 호수 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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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삼 재배 통해 귀농 성공한 ‘황재익 대표’
초심 잃지 않고, 귀농 선택한 이유 지켜와
“농업, 같이 가는 것”… 재배기술 전수 보람
새싹삼 재배보급 선구 … 전국 최고 강사 ‘명성’

2012년 초 모두에게 생소했던 ‘새싹삼’이라는 이름의 약용채소를 재배하기 위해 다니던 직장도 그만둔 채 광양읍 죽림리에 둥지를 틀고 귀농한 황재익 씨(56).

삼무루지 새싹삼 농원’을 설립하고 귀농 만 10년째인 그는 남다른 노력과 열정으로 성공적인 귀농생활에 정착해 가고 있다. 

황 대표는 새싹삼이 국내에 첫 소개됐을 때 2개월 정도의 단기재배로 수확이 가능하고, 새싹삼 잎과 줄기가 일반 수삼 뿌리보다 사포닌이 8~9배 많다는 점에서 고소득 작물로서 손색이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이에 약 2년간의 준비기간을 통해 자료수집과 시험을 반복하는 노력 끝에 귀농을 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은 귀농생활이었다. 여전히 부족한 재배기술과 재배지식으로 시행착오를 겪었고, 당시 새싹삼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판로는 요원했다. 황재익 대표는 ‘이렇게 포기할 수 없다’고 마음을 다잡고 새싹삼 판로를 위해 전국의 농산물박람회와 직거래장터 등을 쫓아다니며 시장 개척에 나섰다.

또한 각종 SNS를 활용한 홍보에도 열을 올리면서, 2년여간을 하루 3~4시간 밖에 자지 않고 새싹삼 홍보에 매달렸다.

황 대표의 이 같은 열정과 수고로 차츰 새싹삼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3년쯤 지날 무렵 전국적인 인기를 끌며 연매출이 6억원대를 기록하는 결실을 맛봤다.

이후 새싹삼을 이용한 가공식품을 제작하기 위해 2016년 농업회사법인 ‘㈜광양에가면’을 창립하고 ‘통삼’이라는 브랜드도 개발했다. 당시 새싹삼 재배와 판매, 가공식품 제조판매를 황 대표의 아내와 장모, 이렇게 3명이서 도맡다보니 매일 밀려드는 택배주문에 손이 부족해지고 공급물량이 부족해졌다. 그러나 황재익 대표는 의외의 선택을 하게 된다. 농장 확장이나 인력 충원이 아닌 새싹삼 재배를 희망하는 농가 교육에 눈을 돌린 것이다.

새싹삼 재배 강사로 나서다

농업현장 교수 지정 영예

주변 지인들은 황 대표의 이런 결정에 “농장을 확대하고 인력을 더 늘려야 매출이 더 늘어나고 돈도 많이 벌 수 있을 것 아니냐”며 답답해했다. 

그러나 당시 황 대표는 “농업은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새싹삼 재배를 혼자 독점하는 것 보다 많은 농가에서 재배하고 수익을 올려 기뻐하는 것으로 보고 싶은 마음”이라고 주변을 다독였다.

또한 “생산농가가 많아져 가격경쟁으로 가격이 낮아질 수 있지만, 이 또한 가공식품 전환 및 체험농장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이때부터 농가 보급 확대를 위해 원하는 농가에 재배기술과 노하우 전수를 위한 교육에 나섰고, 더 알차고 좋은 교육이 될 수 있도록 황 대표 자신도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교육에 나선 지 2년쯤 지나니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농가교육을 해 줄 수 있느냐고 의뢰를 해와 이후부터는 센터와 연계해 교육을 확대해 갔다.

그러던 중에 2018년에는 ‘신지식농업인章’으로 선정되는 기쁨도 맛봤다.

더나가 황 대표의 강의는 전국적으로 입소문이 났고, 한국벤처농업포럼에서 마련한 ‘재배기술보급교육’ 강사로 위촉돼 전국을 다니며 강단에 섰고, 지난 5월에는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농업현장교수’로 지정되는 영예도 안게 됐다. 

지난 6년간 황 대표의 교육을 접한 농가는 3~400명에 이르며, 초중고생들의 현장체험학습 및 농업계 고교와 농업계열 대학생들의 농장체험까지 더하면 1000여명에 달한다.

 

귀농 10년, 가장 큰 보람 

재배기술 교육환경 구축

황재익 대표는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흐른 것 같고 10년간 많은 것을 이뤘다고 본다”며 “귀농을 결정하고 뛰어들 당시 다짐했던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서인지 보통 귀농 10년이 지나야 성공한다고들 하는데 나는 이보다 몇 년 빨리 목표를 이룬 것 같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귀농 10년을 지나며 가장 뿌듯하게 생각하는 것은 새싹삼 기술을 전수하는 교육환경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재배교육을 통해 전국적으로 새싹삼 재배 농가가 확대됐고,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농림부로부터 현장실습교육장(WPL)으로 지정받고, 더불어 농업현장교수로 인증됐다는 것이 가장 보람되고 뿌듯하다.

이어 “이 같은 성공은 나 혼자 잘해서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정부 관련 부처들과 광양시, 기업체, 고객 및 지인 등 주변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이곳 삼무루지새싹삼 농원에서 수확되는 새싹쌈 생산량은 예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 그리고 연간 매출액도 3~4억원 정도로 낮아졌다.

귀농을 선택한 이유를 지키기 위해서다.

황 대표는 “귀농을 선택한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함도 있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자연을 벗 삼고 자유롭고 여유로운 전원생활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싶다는 것이었다”며 “초창기 때 그렇게 바쁘고 힘들게 고생하는 것은 꿈꿨던 귀농생활이 아니었다. 앞으로도 생산과 판매 위주인 1차 산업에서 벗어나 교육과 체험 서비스 위주의 3차 산업에 치중해 농장을 운영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 궁극적인 귀농의 최종 목표는 찾아오는 농업을 실현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볼거리 차원으로 농장을 포함한 주변을 작은 정원으로 조성하고 있다. 2년여 후 쯤이면 이곳이 치유정원으로서 명소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끝으로 토지가 많아야만 농사를 지어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고정관념으로 인해 농업을 기피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강소농’ 즉, 작지만 강한 농업에 도전해 볼 것을 제안했다.

황 대표는 “제가 현재도 200평(밭 1마지기) 규모에서 4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은 수익의 기준이 토지 규모가 아니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라며 “작은 규모의 토지에서도 남다른 비전과 열정, 그리고 아이디어를 접목할 수 있다면 고소득을 올릴 수 있다. 이것이 농업의 큰 매력”이라고 강조했다.